[스포츠니어스 | 강지민 기자] 짧은 휴식기를 보내고 이번 주말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29라운드가 열린다. 이번 경기와 함께 스플릿이 갈리기까지는 5개의 경기만이 남아있다. 독주하고 있는 절대 1강 전북 현대와 (이하 전북)와 2위 FC서울(이하 서울)을 제외하면 중위권 팀들의 순위 싸움은 혼돈 그 자체이다. 3위 울산 현대(이하 울산)과 9위 포항 스틸러스(이하 포항)의 승점은 6점 차에 불과하다.

[ 전북 현대 VS 전남 드래곤즈 9월 10일 (토) 오후 3시 전주 월드컵경기장 ]

레오나르도 ⓒ전북현대공식홍페이지

오는 주말에 열리는 경기들은 유독 더비 매치들이 많다. 먼저 독보적인 리그 선두 전북과 전남 드래곤즈(이하 전남)의 대결이다. 전북은 28경기 동안 17승 11무라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무패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전남과 견주어 봤을 때 전북이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다. 게다가 유일하게 더블 스쿼드를 구축하고 있는 전북은 군 전역자들의 합류로 더 강력해졌다. 전북은 안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이하 안산)에서 신형민과 정혁이 복귀해 중원을 더 단단하게 다질 계획이다.

하지만 전남이 기죽을 필요는 없다. 전남은 7월과 8월에 치른 11경기에서 6승 2무 3패를 기록하며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상승세의 중심에는 이적생 자일이 있다. 이번 여름 영입된 자일은 10경기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28라운드 포항과의 경기에서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기적적인 역전 골로 승리했다. ‘신의 한 수’ 자일의 활약에 전남은 8위까지 도약했고 3위 제주와의 승점차이를 5점으로 좁혔다. 조금만 더 가면 중상위권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에 남은 경기 동안 전남이 뒷심을 발휘하기에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 인천FC VS FC서울 9월 10일 (토) 오후 6시 인천 축구전용 경기장 ]

레오나르도 ⓒ전북현대공식홍페이지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호남 더비’가 열린다면,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는 인천FC(이하 인천)과FC서울 (이하 서울)의 ‘경인 더비’가 열린다. 두 팀은 모두 반전을 꿈꾼다. 서울은 2경기 연속 무승(1무 1패)을 거두며 잠시 주춤한 상태다. 인천은 리그 4연패의 기록을 이어나갔다. 이에 최하위에 머물러있던 인천은 김도훈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리고 이기형 감독대행이 남은 경기 인천을 이끌어가게 됐다. 반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지금 인천은 강등행도 면치 못한다. 반면 서울은 지난 라운드에서 울산에 다 잡은 승리를 내줬고 황선홍 감독은 경기력에 분노한 상태다. 서울도 마찬가지로 인천과의 경기에서 반전의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위기 상태인만큼 양팀에게 승점 3점만이 필요할 것이다. 서울의 경우 특히 인천과의 더비 후 곧바로 이어지는 AFC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에도 나서야 한다. 인천과의 경기에서 승리해 기분 좋은 흐름을 가지고 원정 길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인천도 심각하다. 인천은 최근 7경기 7경기 무승(2무 5패)를 기록하며 극심한 승리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수원FC와의 강등권 단두대 매치에서도 0-2로 패하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 성남FC VS 수원 삼성 9월 10일 (토) 오후 6시 탄천 종합운동장 ]

레오나르도 ⓒ전북현대공식홍페이지

한편 ‘전통 라이벌’ 성남FC(이하 성남)와 수원 삼성(이하 수원)이 10일 오후 8시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맞붙는다. 성남은 현재 28경기 10승 8무 10패로 6위, 수원은 6승 13무 9패로 10위를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수원을 상대로 2승을 거둬 상대 전적도 성남이 앞선다. 잔여 경기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양 팀 모두 상위 스플릿 행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 승리가 절실하다. 두 팀은 더비 매치이자 운명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양 팀 모두 최근 아쉬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성남은 최근 8경기에서 단 한 경기(3무 4패)에서만 승리했다. 더욱 아쉬운 점은 최근 3경기 연속 승리가 없을뿐더러 2연패에 놓였다. 승승장구했던 성남의 순위는 하락했고 7위인 광주와 승점 차가 1점 밖에 나지 않아 위로 도약을 꿈꾸는 성남이라면 이번 경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수원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5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먼저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을 허용하며 다 잡은 승리를 놓치는 일이 빈번했다. 설상가상으로 수원의 캡틴 염기훈이 부상으로 빠르면 10월 초에나 복귀할 수 있다. 또 권창훈은 대표팀에 차출된 후 팀으로 복귀한지3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 만약 수원이 이번 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면, 이제 정말 강등권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 포항 스틸러스 VS 수원FC 9월 10일 (토) 오후 7시 포항 스틸야드 ]

레오나르도 ⓒ전북현대공식홍페이지

포항 스틸러스 (이하 포항)은 27라운드에서 상주 상무에 1-0으로 승리하며 반등의 기회를 갖는가 했다. 하지만 28라운드 전남 원정에서 자일에게 역전골로 일격을 당하며 1-2로 패하며 승점 9위로 추락했다. 반면 수원FC는 더 큰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 27일 수원FC는 인천을 홈으로 불러들여 2-0으로 제압하며 ‘리그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더불어 수원FC는 선수들에게 파격적인 휴가를 내렸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데 오히려 무리가 독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수원FC의 조덕제 감독은 “앞으로 경기를 치르는데 선수들의 몸 상태도 문제 없다”며 “베스트 전력으로 경기에 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밝혔다.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와 포항의 승점 차는 3점 밖에 나지 않는다. 패하지만 않는다면 좋은 반등의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가 수원FC라는 점에서 포항은 경계해야 한다. 이번 시즌 포항은 수원FC와 두 차례 맞대결에서 고전하며 모두 패했다. 때문에 이번 경기는 재시작이자 설욕전이다. 포항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하지만 포항이 도약하기도 전에 발목 잡는 것이 있다. 바로 부상자들이다. 수원과 달리 포항은 휴식을 택하기 보단 훈련을 택했다. 하지만 조수철, 이광혁, 박선주, 오창현 등 팀 내 핵심 자원들의 부상으로 빈자리가 생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라자르, 룰리냐, 무랄랴 등 외국인 선수들도 팀에 녹아 들지 못하면서 조직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원FC의 정신력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 관권이다. 포항은 신광훈의 전역으로 측면문제는 해결 할 수 있게 됐지만 포항이 수원FC를 만났을 때마다 약한 모습을 보였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포항 최진철 감독 역시 정신력을 수원FC의 강력한 무기로 꼽았다. 덧붙여 “경기력 자체는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지만 항상 수비가 고전한다”며 이런 점을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잃을 것이 없는 수원FC가 얼마나 강해질지도 미지수다. 조덕제 감독은 포항과의 경기에 대비해 ‘측면’에 비중을 둬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상대가 전력상 우위에 있는 것은 맞지만 우리가 측면은 더 잘 활용할 수 있다. 측면에선 우리 선수들도 기술이나 경험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번의 승리로 순위가 완전히 뒤바뀌는 치열한 중위권 싸움이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상위 스플릿과 하위 스플릿의 윤곽이 점점 드러나게 되면서 승점뿐만 아니라 팀의 자존심도 걸려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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