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 이후 명맥이 끊겼던 고등학생 선수들이 다시 K리그에 입성할 수 있게 됐다. ⓒ비셀고베

[스포츠니어스 | 강지민 기자] 한국은 6일(한국시간) 오후 9시 말레이시아 세렘반 파로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공방전 끝에 0-0으로 아쉽게 비겼다.

스코어만큼 경기 내용도 아쉬웠다. 대한민국과 시리아는 전후반 내내 다소 지루한 경기 양상을 보였다. 상대가 약체로 평가 받은 시리아였기에 다득점도 노려볼 만 했다. 하지만 오히려 시리아가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며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또 시리아는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한국의 공격에 수비 중심으로 나서기보단 이에 맞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필드 플레이어보다 골키퍼 김승규의 모습이 더 눈에 들어왔다. 김승규는 지난 3월 27일태국과의 평가전 이후 약 5개월 만에 다시 대표팀에서 선발로 나섰다. 김승규는 이 경기에서 어떤 공이든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시리아의 공격을 완전 봉쇄했다. 김승규의 공중볼 판단 능력과 안정적인 펀칭 능력도 눈에 띄었다.

김승규는 다른 골키퍼 보다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는 능력이 장점이다. 그래서 시리아가 아무리 강력하고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해도 이미 파악이 완료된 김승규는 너무나도 쉽게 볼을 처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승규는 날렵했다. 특히 역습에 능한 중동과의 경기에서는 방심은 금물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순발력 면에서도 김승규에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김승규가 최후방에서 안정감과 날렵함으로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주니 되려 수비에도 안정감이 실렸다.

지난 1일 중국과의 경기에서는 김승규가 아닌 정성룡이 선발에 나섰다. 정성룡은 오랫동안 꾸준히 A대표팀에 차출됐고 국제 대회와 대표팀 무대에서 경력을 쌓아 올린 베테랑이다. 울리 슈틸리케(이하 슈틸리케) 감독도 그의 경력을 크게 샀고 항상 전력에 정성룡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중국전에서 후반 연달아 2실점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그렇다고 오늘 김승규의 출전이 꼭 정성룡의 부진 때문만은 아니다. 소집한 선수들은 모두 한 번씩 경기에 나서게 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성향상 정성룡이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고 하더라도 시리아전에서는 다른 선수가 나설 공산이 컸다. 다음경기도 마찬가지다. 김승규가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긴 했지만 또 다음 경기에선 김진현이 선발로 나올 가능성도 농후하다.

누굴 선발출전 시킬지 슈틸리케 감독의 속은 알 수 없겠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고자 하는 골키퍼의 모습은 확실히 알 수 있다. 바로 ‘안정감’이다. 슈틸리케호는 2차 예선서 무실점•전승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양산했다. 하지만 최종 예선 첫 경기부터 2실점을 했다는 것은 슈틸리케호가 다시 되뇌어봐야 할 대목이다. 그만큼 최종 예선은 어느 팀 하나 만만한 상대가 없고 매 경기가 본선 진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3명의 골키퍼들은 이제부터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팀의 최후방에서 골문을 잘 지켜주는 자가 최후에 슈틸리케호 골문을 지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진 = 김승규 ⓒ비셀고베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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