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을 성공시킨 일본 대표팀

[스포츠니어스 | 김재학 기자]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각 팀의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지금껏 월드컵을 여러 차례 출전했던 '기득권팀'인 호주, 대한민국, 일본 등 국가는 또 다시 월드컵 출전권을 얻기 위해 상대적 약팀들을 잡아야 하는 입장인 반면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던 약소국들은 이번 최종예선을 통해 세계무대를 노려보고 있다.

역시 최종예선에 임하는 중국 역시 한동안 세계무대와는 거리가 있는 나라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번 최종예선에서는 강팀들에게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이며 '축구굴기'를 통한 세계무대 진출을 꿈꾸고 있었다. 첫번째 경기에서 대한민국을 상대로 선제 3실점을 한 후에도 침착하게 2골을 따라붙으며 아시아 최강팀을 상대로 마냥 밀리진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종예선 두 번째 경기인 이란과의 2라운드 경기에선 자연스레 승점에 대한 욕심을 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홈인 선양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중국팀은 초반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이란을 압박했다. 홈 기세를 발판삼아 서서히 상대를 말리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주전 골키퍼 정청이 부상을 당한 것이다.

전반 8분만에 주전 골키퍼를 잃은 중국은 이후 당황한 인상을 주며 주도권을 이란에게 완전히 내준채 수세에 몰렸다. 다행히 이란의 7개의 슈팅을 때리는 동안 무실점을 하며 소규의 성과를 거뒀다. 이후 이란은 마음놓고 공격을 펼치며 자신들의 건제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완전히 내려앉은 중국 역시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결국 이란은 21번의 슈팅을 때리고도 득점을 하지 못한 반면, 중국은 단 2개의 슈팅만을 기록한 채 계속해서 버텨내며 귀중한 승점 1점을 얻어냈다. 같은 승점 1점을 얻었지만 이란으로썬 아쉬운 상황이었다. 결국 최종적으로 2경기에서 1승1무를 기록한 이란은 승점4점을 먼저 선점한 반면 1무1패를 기록한 중국은 승점1점으로 위를 바라보는 위치에서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이란 공격진을 상대로 고전하는 중국의 수비진들

한 편, 할릴호지치 감독이 이끄는 일본 국가대표팀이 (한국시간)6일 오후 9시15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 대표팀과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B조 2라운드를 치뤘다.

경기 시작 전부터 태국은 홈팬들의 압도적 성원을 받았다. 경기장 티켓이 판매시작 1시간만에 4만여장이 넘는 좌석이 동나는 등 태국팬들은 승리를 기대했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1일 펼쳐졌던 최종예선 첫 경기 홈에서 펼쳐졌던 UAE와의 경기에서 1-2 패배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경기에서마저 지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일본선수들의 표정은 사뭇 비장했다. 경기 초반부터 쉬지 않고 공세를 날리며 단순히 골을 먼저 넣는 것을 넘어 경기력 자체를 압도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그러나 홈팀 태국은 맞불을 놓는 대신 두터운 수비진을 형성하고 공격에 비중을 크게 두지 않았다. 갈 길 바쁜 일본이 스스로의 공세에 지치도록 유도한 것이었다.

이란 공격진을 상대로 고전하는 중국의 수비진들

일본은 초반부터 여러 차례 기회를 잡았으나 태국 골키퍼 당다의 선방과 헛발질 등으로 득점까지 연결하지 못했다. 카가와와 혼다, 하세베 등 경험많은 베테랑들 역시 '원정팀의 무덤' 태국의 홈구장에서 애를 먹고 있었던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득점이 나왔다. 왼쪽 측면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던 하라구치가 사카이 히로키의 측면 크로스를 이어받아 헤더를 성공한 것이다. 이 득점이 많은 것을 바꿨다. 일본은 한층 수월하게 공격을 전개했다. 이후 혼다와 카가와 등이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지만 번번히 골문을 빗나가거나 선방에 가로막힌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내리 2실점을 허용했던 지난 경기가 오버랩되는 불안한 상황, 잉글랜드 아스널에 입단해 화제가 된 아사노가 추가골을 넣었다. 상대 수비진의 불안한 공중볼 처리를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머리부터 밀고나간 아사노는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했고 득점을 성공시켰다.

결국 아사노의 추가골을 잘 지킨 일본은 난적 태국을 2-0으로 제압했다. 첫 경기에서 패배를 기록했던 일본은 한 숨 놓은 반면, 1차전 사우디전에 이어 또 다시 패배한 태국에게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이 희박해졌다.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패배한 팀은 본선에 나가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목전에 앞둔 채 경기를 치뤄야 했던 태국과 일본, 그러나 결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kjh0998@sports-g.com

[사진 =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 중국 v 이란경기, 일본 v 태국경기 ⓒ AFC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