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햄의 홈구장, 대부분의 팀이 전용 구장을 소유하는 등 자본의 차이가 줄어들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스포츠니어스 | 김재학 기자]이번 여름 이적시장은 그 어떤 이적시장보다 선수들의 이동이 잦은 시장이었다. 각자의 스토리텔링이 있었던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주요 리그별로 간략히 정리해봤다.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타 리그에 비해 공정한 중계권료 분배로 최상위권 팀이 아니더라도 팀에 필요한 선수라면 큰 금액을 주고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상황이 형성됐다. 더 이상 승자 독식 현상이 이어질 수 없는, 리그의 모든 팀들이 극도로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리그가 된 셈이다.하룻밤 지날 때 마다 클럽 이적료 신기록이 쏟아져 나오는 프리미어리그의 주요 영입을 살펴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택과 집중이다. 지난 시즌 부족해 보였던 중앙 수비, 최전방 자원을 영입하는 한편, 팀의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한 후 유럽 최고의 미드필더가 된 폴 포그바를 세계 이적료 신기록 기록을 세우며 영입했다. 그리고 가장 큰 영입은 역시 'Special one' 주제 무리뉴 감독이다. 지난 시즌 패배에 무감각해진 팀의 정신적 측면을 개조할 인물로 적격이라는 평을 받아왔으며 그의 지휘 하에 영입선수와 기존 선수가 잘 융화해 리그 연승을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까지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적시장은 대성공으로 보인다.

-첼시 FC-

뭔가 부족하다. 지지난 시즌 우승 당시의 멤버들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보수만 한 수준이다. 그러나 당시의 상황과 지금 상황은 많이 다르다. 주전 중앙 수비수는 노쇠화가 진행된지 오래고 선수단의 두께도 많이 부족하다. 경쟁팀들은 저마다 부족한 자리를 보강하며 리그 준비를 끝마친 상황에서 첼시의 영입은 석연친 않은 구석이 있다.

다행히도 현재 피오렌티나의 측면 수비수 마르코스 알론소와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부분인데, 알론소는 측면과 중앙 수비를 모두 볼 수 있는 유틸리티 자원이다. 콘테 감독이 선호하는 유형의 선수인 알론소를 영입한다면 첼시의 이적시장은 어느정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전망이다.

-맨체스터 시티-

흔히들 하는 말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꿨다'. 이적시장 초반부터 돈을 푸는 속도가 심상치 않더니 1군급 선수만 무려 8명을 영입했다. 더불어 유망주에도 돈을 아낌없이 투자 한 현재,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자리를 노리는 가장 강력한 팀이 됐다. 물론 기존의 선수들 중 추워진 선수들도 없지 않다. 대표적인 선수가 프렌차이즈 스타 조 하트인데, 이적시장이 끝나갈 무렵 그는 결국 세리에A의 토리노로 1시즌간 임대에 합의했다.

그럼에도 새로 부임한 감독 펩 과르디올라는 기존에 있던 선수들과 영입선수들을 잘 융화시킨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더욱이 A매치 기간 이후 벌어지는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무리뉴 감독과의 경기는 새로운 맨체스터의 패권을 두고 경쟁할 두 팀은 물론 리그 전체로 봐도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이다. 여러모로 성공적인 이적시장을 보낸 맨체스터 시티로 보인다.

-리버풀-

처음으로 1시즌 전체를 보내는 위르겐 클롭 감독을 위해 리버풀의 구단주가 큰 선물을 안겨줬다. 분데스리가의 각 포지션 수위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는 한편, 리그 내에서 경쟁력 있는 2,3선 자원들을 적절히 영입하며 '클롭축구'를 매끄럽게 운영할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한 이후 리버풀은 1승1무1패라는 애매한 성적을 거뒀다. 그 원인에는 불안한 측면 수비가 꼽히는데, 현재 리버풀의 왼쪽 수비를 담당하는 알베르토 모레노는 여러차례 잔실수를 보이며 상위권을 노리는 리버풀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겨져있다.

더불어 지난 시즌 주전수비로 활약했던 마틴 스크르텔과 마마두 사코가 각각 이적과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더불어 주전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던 카리우스마저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수비수의 영입이 필수적으로 보인다.

-아스널-

아스널은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미리 그라니트 자카의 이적을 준비하며 팬들에게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기대감을 심어줬다. 결국 아스널 입장에선 거금인 38M파운드의 돈을 지불하며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최고의 3선 자원인 자카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이후의 행보는 또 다시 지난 몇 년간 이어져왔던 것의 반복이었다. J리그에서 뛰던 유망주 아사노 타쿠마, 3부리그로 강등된 볼턴 원더러스 소속의 롭 홀딩, 나이지리아가 국적이라는 것 이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는 은와칼리 등 즉시전력감보다는 원석을 찾는데 치중했다.

물론 이 선수들이 나쁜 선수들은 아니다. 타쿠마는 2015년 산프레체 히로시마의 우승을 이끌었던 선수였고, 홀딩은 21세 이하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핵심자원임은 물론 클럽이 최다실점을 한 뒤 3부리그로 강등된 상황에서도 리그 베스트11 수비부분에 뽑힐 정도로 개인 기량이 우수하다는 평을 받는 선수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 선수들이 즉시 전력감인지 여부다. 타쿠마는 기껏해야 22살에 데뷔한지 3년차인, 경험이 필요한 선수고 홀딩 역시 지난시즌에 데뷔한 애송이에 불과하다. 은와칼리는 심지어 98년생 19살에 불과한 선수다. 이런 선수들에게 경쟁이 힘들기로 유명한 프리미어리그에서 매번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것이다.

다행인 점은 이후 프리메라 리가의 잔뼈 굵은 공격수 루카스 페레즈와 '박쥐군단'발렌시아 수비의 핵이었던 무스타피를 영입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두 선수가 기존의 주전 선수를 밀어낼 정도로 기량이 보장된 선수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 지난 시즌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엔 아스널의 상황이 너무나도 '애매하다'. 기존에 이적설이 진하게 나던 알렉산드르 라카제트가 아쉬운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총평-

잉글랜드의 구단들은 전체적으로 '중계권료'를 많이 먹고 '선수 영입'으로 많이 쌌다. 더욱 치열해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높은 선수들의 몸값은 오히려 팬들의 흥미를 자극할 것이며 매 라운드 언더독의 약진이 일어날 상황이 많아져 우승팀을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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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웨스트햄의 홈구장 올림픽스타디움 ⓒ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