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강지민 기자] 울리 슈틸리케(이하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오는 9월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29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소집돼 월드컵 최종예선을 위한 담금질에 나섰다.

한국은 중국와 시리아,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타르와 함께 최종예선 A조에 속했다. 조별예선은 내년 9월까지 홈&원정 풀리그 방식으로 진행되고 그 중 상위 2위 안에 들어야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릴 수 있다. 때문에 첫 단추인 중국전을 어떻게 꿰느냐가 중요하다. 첫 상대인 중국에게 좋은 경기 결과를 만든다면 향후 예선 경기들을 치르는데 수월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에 나서는 팀들은 모두 쉬운 상대가 아니다, 중국 역시 쉽지 않은 상대”라며 경계했다. 하지만 ‘자신감’도 품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급성장한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에 대해서는 “외국인 선수에 집중된 투자가 대표팀과 연관되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중국에 불필요한 걱정은 하지 않았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 중국도 이를 의식하고 한국 원정에서 승리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중국축구협회는 월드컵 본선 진출에 6000만 위안(약 100억 원)의 보너스와 함께, 매 경기 승리 수당으로 300만 위안(약 5억 원)을 내걸고 슈퍼리그 일정을 연기하는 등 한국과의 경기를 비중 있게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슈퍼리그에서 활약 중인 수비수들을 대거 발탁하며 한국의 공격을 봉쇄할 심산이다. 전북 현대에서 뛴 경험이 있던 광저우 헝다의 펑샤오팅을 비롯해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장린펑과 리수에펑, 장쑤 쑤닝의 런항을 수비로 준비시켰다. 거기에 2선엔 광저우 에버그란데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정쯔, 황보원과 더불어 톈진 취안젠의 쑨커와 베이징 궈안의 장시저를 가동해 수비에 힘을 실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기존 원톱 자리에 누가 나서게 될 지 주목된다. 슈틸리케호는 지난해 1월 아시안컵 준우승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무패로 통과했다. 그 일등공신은 바로 위협적인 원톱 공격수들의 활약이었다.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울산의 이정협의 반란과 폭발적인 플레이의 석현준등 묵직한 자원들이 골을 책임졌다. 하지만 오는 경기에서는 기존 공격수들이 빠져있는 상황이다.

슈틸리케호에 첫 발탁된 황희찬이 대체할 수도 있겠지만 황희찬은 30일 입국해 뒤늦게 훈련에 합류한다. 이 사실을 고려하면 바로 선발로 내세우기보다는 후반 조커로 나설 것이다. 이 경우 기존에 있던 2선 자원의 전방 배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 인물로 구자철과 지동원이 유력하다. 이들은 지난 주말 분데스리가 개막전 볼프스부르크와의 경기에 출전하며 워밍업을 마친 상황이다. 구자철은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고 지동원은 오른쪽 날개로 교체 투입 되며 조커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최전방 공격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지동원은 2011 카타르 아시안컵과 2012 런던 올림픽, 2014 브라질 월드컵서 원톱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바 있다. 슈틸리케호에서도 역시 지난해 3월에 열린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원톱으로 출전했었다. 또 구자철은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최전방으로 배치돼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또 현 소속팀인 아우크스부르크에서도 상황에 따라 전방으로 올라가 플레이 하기도 한다. 거기에 손흥민과 권창훈, 이재성, 이청용이 2선 공격진에 포진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의 원톱 기용 가능성이 실현 불가능한 조합은 아니다.

하지만 공격수의 절대적인 기준인 ‘득점’으로 따져 본다면 다소 불안하다. 특히 지동원은 2014-2015, 2015-2016 시즌 정규리그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두 시즌 동안 리그컵에서 1골, 유러파리그에서 1골이 전부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동원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레바논전과 지난해 10월에 열린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서 한 골씩 성공시킨 것이 전부다. 구자철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우려 속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골보다는 평소 소속팀에서 꾸준히 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골로 선수를 모두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의견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슈틸리케 감독은 “발탁된 20명 안에서 꾸릴 수 있는 대안이 많다고 생각한다. 손흥민, 지동원, 구자철, 황희찬 등 많은 옵션이 있기 때문에 공격수는 사실 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하며 원톱에 적합한 선수가 없는 것에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 속에 ‘지구특공대’가 석현준 황의조 이정협으로 굳어지던 대표팀의 최전방 구도를 흔들 수 있을 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러한 자신감은 승리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선수단 역시 “이기는 것이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 당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는 중국 팬들을 포함해 많은 팬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당일 더 많은 한국 팬들이 찾아와 관중으로 가득 찬 경기장을 보고 싶다”며 부담보다는 설렘과 기대를 내비쳤다. 이어 많은 관중 앞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관중들을 위해 선수들에게 다른 준비자세가 요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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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울리 슈틸리케 감독, 구자철, 지동원, 축구국가대표팀 ⓒ 대한 축구협회, FCAugsburg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