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타자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것들은 다 보여줬다.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26) 얘기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의 MVP는 단연 오지환이었다. 팀 승리를 이끈 주역이기도 했지만, 공·수·주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만점 활약을 보여줬다.

오지환은 첫 타석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1회초 2사 이후 6타자 연속 안타가 나온 가운데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1회초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시즌 16호 홈런을 기록한 오지환은 역대 LG 유격수 중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회초에는 볼넷으로 출루해 홈까지 밟았다.

1, 2회에 보여준 공격적인 모습이 다가 아니었다. '유격수' 오지환은 수비에도 능한 선수였다. 4회말에는 깔끔한 수비로 LG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김하성의 내야 땅볼 상황에서 그는 맨손 캐치 후 깔끔한 송구로 타자를 잡았다. 팬들도, 중계진도 감탄사를 내뱉은 순간이었다.

5회초 삼진을 당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7회초에 다시 한 번 그의 존재감은 빛을 발했다. 7-4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안타를 친 오지환은 과감한 도루로 2루를 훔치는데 성공했다. 넥센은 곧바로 합의 판정을 신청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이후 그는 유강남의 희생 플라이로 홈을 밟았고, 곧바로 터진 손주인의 솔로홈런은 LG의 승리를 확정짓는 축포였다.

오지환의 이 날 기록은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3득점 1볼넷 1도루다. 여기에 맨손 호수비까지 더한다면 오지환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의 대부분을 다 보여줬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말 그의 별명대로 경기를 지배한 '오지배'의 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7회초 도루 상황에서 다친 손가락을 걱정하자 "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만점 활약에 듬직한 인터뷰까지, 이 날 오지환은 LG 팬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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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오지환 ⓒ LG 트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