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비교 : 마이클 펠프스와 우사인 볼트


[스포츠니어스l김재학 기자]지난 몇 회의 올림픽 동안 가장 주목받는 선수를 꼽자면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선수들이 꼽힌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라성같은 선수는 누가 뭐라하더라도 ‘물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마이클 펠프스와 ‘뭍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다. 종목도, 국적도, 심지어 사생활까지 전혀 다른 선수를 스포츠니어스에서 감히 비교해봤다.

  1.  유소년 시절

마이클 펠프스 – 펠프스의 유년기는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와 싱글맘 밑에서의 성장으로 요약 가능하다. 부모님과 두 명의 누나를 뒀던 어린 시절 그는 늘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난폭한 성격 탓에 주변 사람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였다. 증상은 부모님의 이혼과 어머니의 바쁜 직장생활로 더 심해졌고 학교에서도 주변 친구들의 학업에 방해가 될 정도가 되자 담임선생님은 ‘넌 성공하기는 글렀다’라는 저주에 가까운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게다가 부모님의 이혼으로 이 병이 더 심화되자 펠프스의 어머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영을 선택했다. 또한 이 시절 인생의 동반자이자 은사인 밥 보먼 코치를 만나며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실과 바늘처럼 늘 함께 다니기도 했다. 좋은 코치를 만난 타고난 천재 펠프스는 이후 실력이 일취월장하며 나가는 주니어 대회마다 신기록을 경신하며 불과 15세의 나이로 세계 최강 수영팀인 미국 대표팀의 일원이 된다.

우사인 볼트 – 우사인 볼트 역시 유년시절 신체적으로 힘든 나날을 겪었다. 고질적인 척추 측만증을 늘 안고 있었던 볼트는 성인에 가까운 나이에도 이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일례로 2005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경기 도중 고통이 더욱 심해져 제 기량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한 채 걸어서 결승선을 통과하기도 했다. 육상선수로써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었던 볼트는 EMS 트레이닝이라는 재활 시스템을 통해 오히려 보폭을 늘리는 주루법을 개발했고 이는 그의 세계무대 재패에 큰 자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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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펠프스 ⓒ Flickr
  1.  성인 시절/국제대회

마이클 펠프스 – 펠프스는 비록 자신의 첫 올림픽인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접영 500m 5위에 그쳤지만 15세의 나이에 이룬 값진 성과였다. 이후 1년 뒤에 열린 후쿠오카 세계 선수권에서는 최연소 세계신기록을 달성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의 본격적인 올림픽 도전은 2004년 아테네에서 시작됐는데, 무려 8종목의 대표로 선발되는 괴물같은 면모를 보였다. 소속팀인 미국이 수영 최강국인 점을 고려하면 20살도 안된 선수에게 국민들이 기대하는 바가 얼마나 컸을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 당시 그의 천재성과 깡을 동시에 알 수 있는 일화가 있는데, 그의 주종목은 200m접영이었고 출전만 한다면 금메달이 유력한 상황이었음에도 당시 자유형 세계 최고의 선수였던 이언 소프와 맞대결하고 싶어 자유형 종목에 출전했다. 결과적으로 동메달을 따는데 그쳤지만 그의 타고난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대회에서 자유형과 단체전 1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이 대회를 자신의 대관식으로 만들었다.

전성기에 들어선 시점에 맞이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펠프스의, 펠프스에 의한, 펠프스를 위한’ 대회였다. 그는 이전 올림픽에 나왔던 종목에 그대로 나와 8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는 것은 물론 7개의 세계 신기록과 1개의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며 역대 1인 최다 금메달 획득 기록을 갈아 치우며 ‘완전체’의 모습을 보였다.

역사에 길이 남을 8관왕 기록을 수립한 이후 이전에 비해 동기부여가 떨어진 그는 2012년 올림픽에서 금메달4개와 은메달2개, 동메달 1나를 따는데 ‘그치며’ 전 세계에 자신의 하락세를 보였다(물론 펠프스가 아닌 선수였다면 평생 자랑스러워 할 정도의 기록이지만 펠프스는 전 대회에서 8관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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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볼트 ⓒ Flickr

우사인 볼트 – 우사인 볼트는 펠프스에 비해 다소 늦은 나이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대회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때였는데, 당시를 회고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갑자기 나타나 모든 기록을 싸그리 갈아치운 괴물’이었다. 말 그대로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였던 셈이다. 세계 최강의 자리를 차지하는데 9초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이후 8년 간 어떤 선수도 그 자리를 넘보지 못했다. 그는 기존의 기록들을 빠르게 접수하며 모든 기록지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는데, 더 이상 깰 기록이 없게 되자 자신의 기록을 깨는 ‘자신과의 싸움’을 수 년째 벌이는 중이다.

3.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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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중인 우사인 볼트 ⓒ Flickr

펠프스와 우사인 볼트의 사석에서의 행동은 종종 비교되곤 한다. 대중적으로 펠프스는 조용하고 가정적인 반면 볼트는 파티를 좋아하고 육상 이외의 스포츠에 눈길을 자주 돌리며 노는 것을 좋아한다고 알려져있다. 그러나 실상을 파고들면 정 반대다. 우사인 볼트는 늘상 유쾌하고 매너있는 모습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술과 담배는 절대 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 마리화나를 해본 적이 있으나 독실한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현재는 어떤 논란거리도 만들지 않는다.

펠프스 대마
마이클 펠프스는 대마초 논란이 있었다 ⓒ World Picture Exlusive

반면 펠프스는 어린 시절부터 타고난 ‘광인’의 기질을 보이며 여러 차례 논란을 만들었다. 2004년 음주운전을 한 경력이 있으며 성인이 된 후에도 대마초와 마리화나를 해 IOC와 주정부로부터 각각 주의와 3개월 징계를 받았다. 그 후에도 만료된 면허증을 이용하다가 법정에 섰고 집행유예를 받기도 했으며 2014년에 또 다시 음주운전을 하기도 하는 등 사생활에서의 잡음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4. 역사의 평가에서 더 후한 점수를 받을 선수는?

우사인 볼트는 본격적인 국제무대 데뷔 이후 단 한차례도 타 선수들에게 정상을 넘기지 않았다. 특히 그 과정에서 여러 선수들이 약물을 이용해 자리를 탈환하려고 애썼지만 그는 순수한 실력만으로 3번의 올림픽동안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펠프스의 기록 역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그는 이번 리우 올림픽을 통해 개인전 최다 금메달 기록(13개)를 경신했는데 그의 바로 밑에 있는 선수가 기원전 152년에 활동했던 선수인 점을 감안하고, 현대 스포츠로 올수록 종목의 세분화가 이뤄진 것을 고려해 본다면 그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물론 펠프스는 리우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했고 볼트의 육상경력은 계속 이어지지만 그럼에도 볼트가 펠프스의 기록을 깨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단 한차례도 패배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우사인 볼트의 근소우위를 점친다. 그러나 역대 개인 한 종목 최다 우승의 기록 역시 가치있는 기록이기에 둘 중 한 선수의 우위를 판단하는 것은 팬 개개인의 취향 정도로 갈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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