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한현성 기자] 남은 우리 선수들을 위해 제소를 포기하게 됐다.

2016 리우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75kg급 16강에서 김현우(28)는 러시아의 로만 블라소프(27)를 상대로 5-7 석연치 않은 패배를 당했다. 김현우는 경기 종료 3초전 블라소프를 '가로들기' 기술로 넘겼다. 가로들기는 4점짜리 기술로 김현우가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거두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심판은 4점이 아닌 2점을 선언했다.

안한봉(49) 감독은 챌린지를 요청했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심판진은 영상을 통해 기술을 다시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2점으로 인정했다. 챌린지가 실패하였을 경우 상대대에게 1점을 줘야 한다는 규정에 의해 김현우는 블라스포에게 추가 점수를 내주었고 경기는 허무하게 끝났다. 명백한 오심에 의한 억울한 패배였다.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한동안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떠나지 못 한 안한봉 감독은 제소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뜻을 거두어 들였다. 제소를 했을 때 아직 경기가 남은 우리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눈물을 머금고 제소를 포기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레슬링연맹(UWW)는 네나드 라로비치(세르비아)회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고위급 간부는 러시아 계통 국적을 갖고 있다. 경기의 심판진 40명 가운데 러시아 계통 국적의 심판은 25명이었다. 혹여 제소를 한다 하여도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받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김현우는 보조 스타르세비치(28,크로아티아)를 동메달 결정전에서6-4로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1회전 경기 중 오른쪽 팔이 탈골되는 악재에도 참고 경기를 끝까지 이어나갔다. 그는 동메달 획득 이후 2012 런던올림픽에서  보여줬던 '태극기 큰절' 세레머니를 이번에도 보여주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금메달을 기다렸을 가족과 국민에게 보답을 못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많은 팬들은 그를 향해 위로와 찬사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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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현우와 안한봉 감독 ⓒ flick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