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김재학 기자] 필리핀의 복싱영웅 '팩맨' 매니 파퀴아오가 링으로 돌아온다.지난 10일 파퀴아오는 성명을 통해 "복싱은 나의 열정이다. 체육관과 링 위에서 해왔던 일들이 몹시 그리웠다"고 밝히며 본인의 복귀 사실을 공식 선언했다. 그의 상대는 세계복싱기구(WBO)의 현 웰터급 챔피언이자 개인 통산 28전 27승1패를 기록 중인 제시 바르가스(27,미국)다.파퀴아오의 복귀는 세계 복싱팬들에게 큰 화제가 됐지만, 그의 지난 행적들로 인해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파퀴아오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복싱 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명으로, 유년시절 1달러의 대전료를 받으며 복싱을 시작한 후 차츰 성장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8체급을 석권한 진정한 의미의 천재 복서였다. 더불어 힘든 유년기를 거치며 알게된 필리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바꾸기 위해 자국 내 빈민촌 의약 지원은 물론 복싱유망주들을 후원하는 등 국민적 영웅의 면모를 보여왔다.그러나 완벽해 보이는 그에게도 여러 차례 비판의 화살이 쏠리곤 했다. 필리핀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가 파퀴아오의 사생활이다 보니 그와 관련된 스캔들도 수 차례 있었는데, 부인과 자식이 있음에도 유명 연예인을 비롯한 여러 여성들과의 염문설이 난 적이 있으며, 술과 투계(수탉 싸움) 도박을 즐겼으며 탈세 혐의 또한 안고 있었다.이후 정치권으로 발을 돌린 이후에도 논란이 될 만한 언행을 하곤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동성애 혐오 발언으로 올해 2월 그는 "동성간의 행위는 짐승만도 못한 짓"이라며 강한 어조로 반 동성애 발언을 했고 이후 자신의 스폰서였던 나이키로부터 전속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나이키를 향해 "그들이 준 것은 경기복 밖에 없었다"며 비꼬기까지 했다.많은 전문가들은 그의 언행들을 카톨릭 신자가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필리핀에서 현재 맡고 있는 하원의원을 넘어서 더 높은 곳을 향해 가고자 하는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이자 도구로 해석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가 정치권에 발들인 이후 의회 출석률은 전체 의원 중 최저 수준인 4일(2014년 기준)을 기록했다. 이렇게 정계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던 그가 "정치인을 하면서는 내 일상을 감당할 수 있을만큼의 돈을 벌지 못한다"며 은퇴 당시 "이제 조국을 위해 경기하겠다"는 말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고 복싱 현역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두 개의 얼굴을 가진 복싱의 전설 매니 파퀴아오. 사람들은 그의 현역 복귀를 스스로의 명예를 더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멍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훗날 그가 어떻게 평가 받을지는 현재의 그에게 달려있다.amorsa1927@naver.com[사진 = 매니 파퀴아오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