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김재학 기자]독일 분데스리가는 모든 축구리그 중에서 가장 높은 관중동원력을 자랑한다. 그런 분데스리가의 팬문화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는 구단이 바로 꿀벌군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분데스리가 평균관중의 2배인 8만명의 관중들이 매주 지그날 이두나 파크를 찾는다.이렇게 거대한 팬덤을 가진 도르트문트가 오는 9월10일 분데스리가 첫 경기를 갖게 되는데 상대는 지난 7년간 5부리그에서 1부리그까지 자신들의 애칭처럼 황소같이 달려온 RB 라이프치히다. RB 라이프치히는 분데스리가 소속 18개 팀중 유일하게 동독 지방에 위치한 팀으로, 매 시즌 승격팀 돌풍을 일으키며 차례로 하부리그를 평정하고 올라온 이력과 과감한 영입행보를 보여주며 현재 독일 축구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자연스레 도르트문트의 팬들은 이 팀과의 리그 첫 경기는 여러 의미에서 상징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그러나 도르트문트의 팬클럽 연합인 'Sudtribune Dortmund'는 성명을 통해 이 경기에 대한 팬들의 보이콧을 호소했다. 이들은 이 경기를 대신해 같은 날 있는 도르트문트II팀과 부퍼탈SV의 레기오날 리가(4부리그)에 입장할 것을 천명했다.왜 도르트문트의 팬들은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보이콧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독일축구의 지나친 상업화에 반대하는 의미를 행동으로 보인 것이다. 독일인은 축구를 공공재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모든 프로팀들의 총회 의결권의 과반이 클럽과 팬들에게 있어야 하며 개인이 클럽의 운영권을 가지고 좌지우지하는것을 법적으로 용납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독일 축구계에는 '슈가 대디'도, 클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이런 맥락을 이해하고 봤을 때 RB 라이프치히의 행보는 파격 그 자체다. 이 팀에게 Red bull은 명목 상 스폰서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실제 클럽 운영의 전반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Red Bull을 등에 업은 라이프치히 구단은 2부리그에 있음에도 독일의 청소년 국가대표 출인이자 지난 올림픽 한국과의 경기에서 득점한 바 있는 다비 젤케를 영입하는 등 일반적인 2부리그 팀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이런 상황에서 기존 분데스리가의 관계자와 팬들은 '축구의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우려를 여러차례 표하기도 했다. 요하임 바츠케 도르트문트 회장 역시 라이프치히의 행보에 대해 '돈으로 이뤄진 사기행각'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그러나 한 편에서는 이런 도르트문트의 도를 넘는 비난이 역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사실관계를 따지자면 도르트문트 역시 바이에른 뮌헨을 넘어서기 위해 (표면적으로는 투명한 구단 운영을 위해)주식시장에 상장한 최초의 분데스리가 구단이 됐으며, 방만한 운영으로 7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걸쳐 2번의 몰락을 경험했다. 오히려 내가 하면 괜찮고 남이 하면 나쁜 짓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많은 축구팬들에게 반감을 사기에 충분했다.현대 축구에서 상업화는 역행할 수 없는 흐름이다. 물론 분데스리가와 같이 법률적으로 완강하게 막아놓은 리그라 하더라도 자본 없이 돌아가는 축구경기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법적으로 책 잡힐 것이 없는 운영은 꼼수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방식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amorsa1927@naver.com[사진 = 치로 임모빌레 ⓒ f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