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K리그 클래식 개막이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비록 경기가 열리지 않는 동안에도 K리그 팀들은 다가올 시즌을 위해 전력을 강화하며 땀을 흘렸고 이제 일주일 후면 그 뚜껑이 열리게 된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K리그 클래식 개막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오늘 칼럼을 준비했다. 2015 K리그 클래식을 앞두고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영입에 대해 꼽아보려 한다. 과연 2015 K리그 클래식 개막을 앞두고 가장 기대되는 영입은 누구일까. 물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내 마음대로 정한 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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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성은 올 시즌 인천 유니폼을 입었다. 5년 동안 다섯 번째 만난 팀이다. (사진=인천유나이티드)>

11위. 김인성 (전북->인천)

김인성은 점점 저니맨이 되어 가는 듯하다.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에서 뛰던 김인성은 이후 러시아 CSKA모스크바로 깜짝 이적해 모두를 놀라게 하더니 이후 성남일화와 전북현대를 거쳤다. 2011년부터 매년 팀을 갈아탄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는 인천유나이티드로 이적하게 됐다. 5년 동안 다섯 번째 맞는 팀이다. 하지만 이전 팀에 비해 김인성과 인천은 좋은 궁합을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김인성이라면 충분히 인천의 측면을 책임질 만한 역량을 지녔기 때문이다. 전북에서는 주전 경쟁이 치열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지만 인천에서는 어느 정도 출장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이는 것도 김인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한교원과 이승현 등 쟁쟁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다소 밀렸지만 개인적인 역량만 놓고 본다면 김인성은 이 둘과 비교해 그렇게 크게 뒤처지는 선수도 아니다. 가진 능력은 충분하지만 아직 자신과 딱 맞는 팀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

인천으로서도 김인성의 가세는 큰 힘이다. 이천수와 진성욱, 김재웅 등 발재간이 뛰어난 선수들이 대다수 포진한 인천에 김인성의 가세는 대단한 플러스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인성을 영입하면서 진성욱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주로 조커로 투입됐던 진성욱과 후반전에 투입해 상대 수비진을 휘저을 수 있는 스피드를 지닌 김인성을 절반씩 활용하면 상대를 꽤 괴롭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고민하던 인천은 케빈을 영입하며 이 고민을 해결했고 그러면서 설기현도 측면으로 돌릴 수 있는 여유까지 갖췄다. 설기현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김인성을 후반에 투입해 분위기를 주도하는 전술로도 큰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김인성은 자유계약 선수로 공시돼 아무 조건 없이 인천이 영입할 수 있었다. 시즌이 끝날 때마다 선수를 빼앗기기만 했던 인천으로서는 이 정도면 만족할 만한 ‘꿀영입’이다. 전북에 그만큼 퍼다 줬으니 이제는 인천도 전북에서 선수를 받아올 때도 됐다.

10위. 이광훈 (포항->대전)

이광훈은 포항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포철중-포철공고 등 포항 유스팀을 거쳐 고교 졸업 직후 포항에 입단한 ‘포항맨’ 이광훈은 2012년 AFC U-19 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끌고 U-19, U-20, U-21 각급 청소년대표팀을 거치며 주목 받던 특급 유망주였다. 하지만 포항스틸러스에서 그의 자리는 없었다. 지난 3년 동안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쳐야 했고 여기에 부상까지 입어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전반기에는 희망을 봤지만 후반기 들어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가 포항에서 출장한 경기는 세 시즌 도안 5경기에 불과했다. 그런 이광훈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단히 큰 결심을 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줄곧 지내왔던 포항을 떠나 K리그 클래식 승격팀인 대전시티즌으로 임대를 떠났기 때문이다. 이광훈 본인에게도 옳은 선택이었고 대전에도 굉장한 시너지를 주는 이적이다.

이광훈은 측면과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선수다. 포항에서 보여준 게 그리 많지는 않지만 기회만 꾸준히 주어진다면 대단한 능력을 발휘할 만한 재능을 갖췄다. 2011년 울산에 입대한 뒤 세 시즌 동안 6경기에 나선 게 전부였던 임창우가 지난 시즌 대전에 임대를 가 ‘임대 신화’를 썼던 걸 감안한다면 이광훈도 충분히 대전에서 ‘제2의 임창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대전은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를 평정했던 공격수 아드리아노의 잔류를 확정지었다. 아드리아노와 이광훈이 함께 뛸 경우 시너지 효과도 충분할 것이다. 승부조작 가담자 안현식과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한 박희성 등과 계약을 포기하는 등 승격 이후 전력 강화에 실패한 대전으로서는 이광훈의 합류가 무척이나 반갑다. 이광훈의 도움을 이어받은 아드리아노의 득점 공식이 올 시즌 대전의 K리그 클래식 잔류 여부를 가늠 지을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대전은 무상으로 이광훈을 임대하게 됐다. 기본 이상만 해줘도 성공적인 임대 영입 아닌가.

9위. 최효진 (서울->전남)

최효진은 서울에서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활약에 머물고 말았다. 서울에서 보낸 첫 해인 2010년에는 34경기에 나서며 우승을 경험하는 등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지만 2013년 차두리가 영입되면서 경쟁에서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고 여기에 지난해 6월에는 내측 인대 파열로 경쟁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지난 시즌 그는 13경기에 출장한 게 전부였다. 포항 시절 펄펄 날던 최효진은 서서히 잊혀져 가는 존재가 됐다. 그런데 그런 최효진에게 전남이 손을 내밀었고 뛸 기회가 간절했던 최효진은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위해 결국 전남행을 택했다. 서울 시절 함께 우승을 경험했던 현영민과 포항 시절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눴던 스테보가 전남에 있기 때문에 그의 적응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아 보인다. 최효진에게 있어 전남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다.

전남 역시 최효진의 가세로 전력을 끌어 올릴 수 있게 됐다. 왼쪽 측면 수비수 현영민이 펄펄 날았지만 오른쪽 측면이 다소 빈약했던 전남은 최효진을 영입하며 균형을 맞췄다. 이제 전남은 좌영민-우효진을 앞세워 K리그 구단 중 가장 경험 많고 노련한 측면 수비를 갖추게 됐다. 이 정도 경력과 재능을 가진 좌우 풀백 콤비는 K리그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2009년 포항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할 때 최효진과 스테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니 전남으로서는 이 둘의 호흡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 동안 어린 선수들 위주로 구성돼 가능성에 비해 성적을 내지 못하던 전남은 김병지와 현영민에 이어 최효진까지 영입하며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최효진과 현영민의 측면 수비에 방대종과 새로 영입된 이지남이 중앙 수비에 버티고 최후방에는 김병지가 있으니 이 정도면 상대팀 공격수들이 쩔쩔 맬 수밖에 없지 않을까.

8위. 안드레 모리츠 (볼턴->포항)

포항은 지난 2년 동안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들로만 팀을 운영했다.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3년 K리그 클래식과 FA컵을 들어 올렸다. 국내 선수들로만 구성된 팀으로 이런 성적을 냈다는 건 대단한 일이기도 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확실한 외국인 선수 한 명만 있었어도 더 대단한 축구를 구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남는 일이었다. 그런 포항이 2년 만에 마침내 쇄국 정책을 깨고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 안드레 모리츠와 라자르 베셀리노비치, 티아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포항은 이 세 명의 외국인 선수를 앞세워 다시 한 번 K리그 정상에 도전한다. 이번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부족할 경우 또 다시 포항이 쇄국 정책으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가 막중하다. 특히 이 세 선수 중 모리츠를 향한 기대가 상당히 크다.

모리츠는 터키와 잉글랜드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공격수다. 잉글랜드에서는 크리스털 팰리스, 볼턴에서 뛰며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했고 이청용과 함께 뛰기도 했다. 사실 이런 경력만으로 그의 K리그 성공 유무를 평가한다는 건 성급할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경력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리그와 궁합이 맞지 않으면 실패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진성과 이명주가 연이어 이적하며 공격진에 적지 않은 공백이 생긴 포항으로서는 오랜 만에 함께 하는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고 그 중심에는 모리츠가 있다. 모리츠는 이미 포항과 일찌감치 계약을 마쳤지만 등록에 실패해 지난해 후반기 니콜라 아넬카와 프레데릭 륭베리 등과 함께 새로 출범한 인도리그 뭄바이시티에서 뛰며 리그 최초의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비록 수준은 그리 높지 않은 리그였지만 아시아 무대에서도 이질감 없이 잘 적응을 마쳤다는 증거다. 모리츠가 K리그에서 적응만 수월하게 잘 한다면 포항에서 ‘스틸타카’의 정점을 찍는 선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7위. 김두현 (수원->성남)

김두현은 성남의 마지막 영광을 함께 했던 선수였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성남에서 뛰었던 김두현은 성남의 2006년 K리그 우승과 리그컵 준우승, 2007년 K리그 준우승을 이끌었고 성남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08년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수원과 경찰청을 거쳐 7년 만에 다시 성남으로 돌아왔다. 비록 과거 화려했던 성남은 아니지만 김두현은 성남과의 의리를 택했다. 중동 여러 구단에서 천문학적인 액수를 제시했고 K리그 챌린지 서울이랜드FC도 만만치 않은 러브콜을 보냈지만 김두현은 가장 적은 연봉을 제시한 성남을 택했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돈을 생각했다면 성남으로 올 이유가 없다. 성남은 돈을 제일 적게 제시한 구단이었다. 돈만 생각했다면 다른 곳으로 갔을 것이다.” 김두현에게 있어 성남은 축구 선수 인생의 종착지와도 같은 곳이었고 그는 과감하게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다시 성남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도 그의 이적이 기대되는 건 김학범 감독과의 호흡 때문이다. 그가 과거 성남에서 뛰던 시절 함께 했던 김학범 감독이 김두현의 마음을 움직였다. 김두현이 성남을 선택한 건 함께 영광을 누렸던 스승에 대한 예의였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잘 아는 스승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수원 시절 중앙 미드필더로 자주 나서며 수비 부담까지 떠안았던 것과 달리 김학범 감독은 김두현을 보다 공격적으로 배치해 활용할 계획이다. 축구에서 감독과 선수의 호흡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고 해도 감독과 궁합이 맞지 않으면 적응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면에서 김두현과 김학범 감독이 함께 하는 성남은 대단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김두현 스스로도 “김학범 감독님을 믿고 성남에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박진포가 입대하며 정신적인 지주가 빠진 상황에서 김두현은 팀을 잘 이끌 노장으로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록 과거만큼 화려한 전력을 갖춘 팀은 아니지만 김두현과 김학범 감독이 함께 하는 성남이라면 충분히 돌풍도 노려볼 수 있다. 이게 바로 ‘너와 나의 연결 고리’ 아닐까.

6위. 구본상 (인천->울산)

울산은 이호와 김성환이 팀을 떠나면서 중원에 공백이 생겼다. 여기에 백지훈도 수원으로 돌아갔다. 패싱 축구를 구사하는 윤정환 감독으로서는 팀을 지탱해 줄 수 있는 건실한 미드필더가 필요했고 결국 구본상을 선택했다. 안진범을 인천에 임대 보내는 조건으로 구본상과의 이적 협상에 성공한 것이다. 구본상을 향해 전남도 러브콜을 보냈고 수도권 빅클럽도 구애를 했지만 이적료가 맞지 않아 이적 협상이 주춤한 사이 이 알짜배기 미드필더를 울산이 낚아챘다. 구본상은 비록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이는 선수는 아니지만 중원에서 살림꾼 역할을 하며 묵묵히 제몫을 다하는 선수다. 2012년 인천에서 데뷔해 첫 시즌부터 20경기를 소화한 그는 2014년까지 83경기에 나서 도움 네 개를 기록 중이다. 구본상은 인천에서도 어린 나이에 부주장을 역임할 만큼 리더십도 뛰어난 편이다.

울산은 조민국 감독 체제 하에서 많은 선수를 영입했지만 이들 대부분은 즉시 전력감이 아니었다. 막대한 선수 영입에 비해 확실한 효과가 없었다. 영입한 선수들 대부분이 2군을 전전하거나 임대를 떠났다. 하지만 구본상은 다르다. K리그에서 아직 득점포를 가동한 적은 없지만 당장 울산 중원에 보탬을 줄 만한 능력을 갖춘 선수다. 비록 이름값에서는 여타 K리그 미드필더들에 비해 떨어질 수는 있지만 인지도 대비 재능을 따진다면 구본상은 K리그 내에서도 손가락에 꼽힐 만한 자원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마스다의 임대 복귀에 맞춰 구본상까지 영입했으니 울산의 중원 활동량은 아마 상대팀의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단할 것이다. 전남과 수도권 빅클럽들도 눈독을 들일 만큼 구본상은 중앙 미드필더로서는 검증된 자원이다. 울산으로서는 땡 잡은 영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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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상은 이름값에 비해 대단히 실력 넘치는 미드필더다. 그런 구본상을 울산이 영입했다. (사진=울산현대)

5위. 제파로프 (성남->울산)

제파로프는 지난해 성남에서 박종환 감독에게 독설을 듣기도 했다. “제파로프는 선수도 아니다.” 박종환 감독은 이 말과 함께 제파로프를 주전에서 제외시켜 버렸다. 제파로프에게 성남 시절은 참으로 혹독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제파로프는 윤정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울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성남 시절 찬밥 신세였던 그는 이제 울산에서 다시 한 번 도약을 노리고 있다. 물론 울산으로서는 제파로프의 가세가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비록 33살의 나이가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 수비 가담과 활동량을 요구하던 성남에서와 달리 제파로프는 울산에서 훨씬 더 자유롭고 공격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마스다를 비롯해 구본상, 하성민, 이창용 등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그 위에 배치된 제파로프가 패스와 킥으로 상대 수비를 공략하는 전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성남에서와 달리 제파로프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울산에서 보여줄 수 있다.

더군다나 울산은 지독한 빈공에 시달렸던 성남과 달리 김신욱이라는 든든한 공격수가 있다. 제파로프가 부담을 덜고 패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울산으로서도 백지훈과 이호, 김성환 등이 떠난 중원을 제파로프로 충분히 메울 수 있다. 윤정환 감독이 부임 이후 직접적으로 이름을 거론하며 구단에 요청을 영입할 만큼 제파로프에 대한 신임도 두텁다. 현역 시절 패스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윤정환 감독의 스타일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게 바로 제파로프다. 왜 이런 이에게 “선수도 아니다”라며 감독이 독설을 퍼부었는지 실력으로 보여줄 때가 왔다. 더군다나 제파로프는 지금까지 뛴 모든 팀에서 다 우승을 차지했다. K리그에서도 2010년 FC서울에서 K리그와 리그컵을 모두 차지했고 성남에서 찬밥 신세이던 지난해에도 심지어 FA컵 우승을 경험했다. 여기에 성남과의 계약이 만료된 이적료 한 푼 없이 영입했으니 울산이 그에게 기대를 거는 건 당연한 일 아닐까.

4위. 에두 (FC도쿄->전북)

이동국은 여전히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전북으로서는 다른 공격 옵션도 반드시 필요하다. 더군다나 이동국의 나이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의 부상이나 체력적인 문제에도 대비해야 하고 전술적인 변화에도 신경 써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전북은 최상의 선택을 했다. 바로 에두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수원에서 95경기에 나와 30골 15도움을 올린 브라질 출신 공격수 에두는 이후 샬케04와 베식타스에서 유럽 축구를 경험하기도 했다. 특히 샬케에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인터밀란전에서 두 골을 기록하는 등 주가를 높였고 이후 중국 랴오닝훙원과 일본 FC도쿄에서 선수 생활을 한 뒤 전북 유니폼을 입게 됐다. 에두는 지난 시즌 도쿄에서도 30경기에 나서 11골을 뽑아낼 정도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는 중이다.

에두의 가세는 전북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던 전북은 에두 영입으로 이동국과 에두 투톱이 나서는 4-4-2 포메이션으로의 변화가 가능하다. 에두가 스리톱의 왼쪽 공격수로 나설 수도 있다. 여기에 이동국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는 자원이기도 하다. 에두를 영입한 전북은 과거 이동국-에닝요-루이스-최태욱의 ‘판타스틱4’를 능가하는 이동국-레오나르도-에닝요-에두의 새로운 ‘판타스틱4’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에두는 정신적인 측면도 굉장히 강하고 겸손하면서도 팬들을 누구보다도 아끼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런 에두를 영입하면서 전북이 얻을 효과는 상당하다. 국가대표 한교원도 벤치에 앉을 정도로 막강한 스쿼드를 갖춘 최강희 감독은 트레블을 달성하지 못하면 욕을 먹는 부담감을 안고 경기에 나서게 됐다. 그만큼 전북의 에두 영입은 엄청난 일이다. 인터밀란을 상대로 골을 기록하기도 했던 그는 현재 K리그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빛나는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3위. 케빈 (랴오닝훙원->인천)

인천은 늘 외국인 공격수 영입 실패로 고민에 빠졌었다. 지난 시즌에도 디오고와 니콜리치 등이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 라돈치치와 데얀 등을 앞세워 재미를 보던 시절은 그저 ‘토토가’에 나오는 터보를 보는 것만큼이나 아련한 추억이 됐다. 한교원과 정혁 등 좋은 국내 선수를 보유하고도 늘 최전방의 외국인 공격수 부재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에 머물렀던 게 바로 인천이었다. 더군다나 인천은 확실한 외국인 공격수 부재에다 국내 선수들도 실력을 발휘한 뒤 다른 팀에 팔려나가는 일이 잦았다. 될 듯 될 듯 결국 주저 앉는 인천으로서는 시민구단으로서의 한계를 느껴왔다. 올 시즌에도 인천은 구본상과 문상윤 등이 각각 팀을 떠나면서 또 다시 ‘퍼주는’ 구단에 머무는 듯했다. 하지만 올 시즌 인천이 마침내 대형 영입에 성공했다. 그것도 늘 고민이었던 최전방을 확실히 메워줄 수 있는 초대형 공격수이자 이미 K리그에서 검증된 공격수 케빈이 인천 유니폼을 입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케빈은 이미 K리그에서 통한다는 걸 보여줬다. 2012년 대전에서는 16골을 넣었고 이듬해 전북에서도 14골을 뽑아냈다. 비록 2014년 중국 랴오닝훙원에서 9경기 출장 한 골에 머물렀지만 K리그에서 이만한 외국인 공격수를 찾는 건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케빈이 빅클럽도 아닌 비교적 재정이 풍부하지 못한 인천 유니폼을 입었으니 이거 참 대단한 이적이 확실하다. 대전과 광주 등 시민구단들과 힘겨운 잔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인천으로서는 대전 아드리아노에 전혀 뒤질 것 없는 케빈을 영입하면서 또 다시 ‘잔류왕’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케빈이면 K리그 빅클럽에 갔어도 알짜배기 영입이 분명한데 인천은 실로 대단한 영입을 확정지은 셈이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논란과 이석현, 문상윤, 남준재, 박태민 등의 이적이라는 부정적인 뉴스가 많았음에도 케빈 영입 하나면 이런 모든 뉴스를 덮을 만큼의 파괴력이 있다. 늘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고민하던 인천으로서는 이제야 이 고민을 말끔히 덜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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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닝요 영입이 확정되자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전북 클럽하우스에 모여 그의 영입을 환영했다. (사진=전북현대)

2위. 에닝요 (창춘야타이->전북)

전북은 K리그를 넘어 아시아를 향하는 구단이다. K리그 우승은 당연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정복해야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전력이 강하다. 하지만 전북이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바로 외국인 선수였다. 수비수 윌킨슨과 미드필더 레오나르도야 이미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마르코스와 리치, 카이오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플레이로 결국 전북에 안착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광저우 헝다 등 막강한 팀들을 상대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전북으로서는 이들을 뛰어 넘을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고서는 꿈을 이룰 수가 없다. 더군다나 이승기까지 군에 입대하며 공격형 미드필더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자연스레 전북은 과거 영광을 함께 했던 이에게 다시 러브콜을 보냈다. 바로 ‘녹색 독수리’ 에닝요였다.

2009년부터 2013년 여름까지 4년 반동안 전북에서 뛴 에닝요는 K리그 통산 214경기에 출장해 80골 64도움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냈다. 여기에 2009년과 2011년 전북의 K리그 우승도 이끌었다. 이후 중국 창춘 야타이로 이적해서도 지난 시즌 29경기에서 9골을 넣으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에닝요는 창춘의 치안에 불안함을 느꼈고 전북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했다. 결국 창춘에서 받던 20억 원의 연봉도 포기한 채 다시 전북 복귀를 선택했다. 1년 6개월 만에 전북에 돌아온 에닝요에게 적응 기간은 따로 필요 없을 만큼 그는 여전히 전북과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그의 영입이 확정되자 평일임에도 서른 명이 넘는 전북팬들이 클럽하우스를 찾아가 그의 영입을 환영할 만큼 에닝요의 전북내 입지는 절대적이다. 그는 이승기가 빠진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고 여기에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골과 도움을 기록할 수 있는 여전한 능력을 갖춘 선수다. 에닝요의 전북 복귀는 이 두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로맨틱.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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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울산에 갈 일이 많을 것 같다. (사진=울산현대)

1위. 김연정 (경남->울산)

올 시즌 최고의 영입은 아무리 생각해도 울산 유니폼을 입은 김연정이다. 울산은 과거 경남FC에서도 활약했던 김연정을 FA로 영입했다. 이미 K리그 클래식 경험이 있는 베테랑 영입으로 전력을 강화한 것이다. 울산은 올 시즌부터 팬들이 경기장에서 더욱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응원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야심차게 김연정을 영입했다. 이보다 더한 ‘꿀영입’이 또 있을까. 김연정 영입으로 김신욱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해외 진출을 포기할 수도 있다. 나도 올 시즌 울산에 갈 일이 많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