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김현엽 “퇴장 당한 이재원, 전반 끝나고 라커에서 안아주며 한마디 했죠”
[스포츠니어스 | 부천=김현회 기자] 시즌 첫 출장한 경기에서 수적 열세 속에 무실점에 성공한 부천 김현엽이 소감을 전했다.
부천FC와 화성FC는 23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K리그2 2025 맞대결에서 0-0으로 비겼다. 부천은 전반 14분 이재원이 퇴장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였지만 실점하지 않으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무승부로 부천은 최근 8경기 연속 무패(5승 3무)를 이어나가게 됐고 화성은 다섯 경기 연속 무승(1무 4패)으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부천은 19승 10무 10패 승점 67점을 기록하며 정규리그를 3위로 마감했다. 화성은 9승 13무 17패 승점 40점으로 10위로 시즌을 마쳤다.
김현엽은 이번 출장이 올 시즌 정규리그 첫 경기였다. 지난 2023년 부천에 입단해 그 시즌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김현엽은 지난 시즌 주전 골키퍼 김형근이 부상을 당황 상황에서 세 경기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올 시즌 김형근이 전 경기 출장하며 다시 기회를 잡지 못했다. 3이날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3위가 확정된 가운데 이영민 감독은 김현엽에게 선발 기회를 줬다. 이런 상황에서 부천은 이날 전반 14분 만에 이재원이 퇴장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였고 시종일관 고전했지만 김현엽의 선방으로 무실점 경기를 치렀다.
경기 종료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김현엽은 “올해 들어서 K리그 첫 경기였다”면서 “몸이 될까 싶은 걱정도 있었는데 오늘은 그래도 하고자 했던 모습들이 나왔던 것 같다. 오늘 데뷔전을 치른 선수들도 많았고 수적 열세에 놓이기도 했는데 선수들이 다 몸을 날려서 수비를 해줘서 무실점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오늘 데뷔하는 선수들이 많아 골키퍼 입장에서는 경기 전부터 어떻게 수비진을 조율해야 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와서 너무 잘해줬다. 그래서 나도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부천은 김원준과 남현욱, 이충현이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부천은 전반 초반 이재원의 퇴장으로 힘든 경기를 펼쳐야 했다. 주심은 이재원의 퇴장 상황에서 페널티킥 여부를 VAR 판독하기도 했다. 하지만 페널티킥이 아닌 프리킥을 선언했다. 김현엽은 “골대를 잡고 그 사이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혹시라도 페널티킥을 선언하면 어떻게 할지 생각했다. 상대팀 페널티킥 패턴을 분석한 게 있어서 그 생각을 하면서 누가 차게 되나 보고 있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페널티킥 아니라 프리킥이 선언됐다. 전반전이 끝나고 감독님이 ‘잘하고 있다’고 해주셔서 자신감 있게 후반전도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현엽은 지난 해 11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이후 딱 1년 만에 정규리그에 나섰다. 그 동안 부천 골문을 김형근이 지켰다. 김현엽은 “선수로서 출장하지 못해 스트레스가 없었다면 거짓말이긴 하다”면서 “열심히 준비하면서 기회를 봤는데 좀처럼 쉽지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 경기에서 기회가 왔다. 일주일 전에 내가 다음 경기에 선발로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고 사흘 전에 선발로 확정됐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김)형근이 형이 올해 전경기 출장이었는데 이번에 그 기록이 깨졌다. 형들하고도 항상 소통을 많이 한다. 형근이 형이 ‘밥 한 번 사’라고 해서 밥을 사야한다. 아직 내 수준에 소고기는 아니고 삼겹살을 사겠다”고 웃었다.
이날 부천은 이재원의 퇴장 이후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해야했다. 김현엽은 “전반전이 끝난 뒤 라커로 가니까 (이)재원이가 혼자 고개를 숙이고 있더라”면서 “그래서 그냥 안아주면서 ‘내가 다 막을게. 기운 차려’라고 했다. 전반전에 내가 몸을 날려 한 번 공을 막은 뒤 빈 골문으로 화성의 슈팅이 날아왔는데 그때는 (이)예찬이가 그걸 머리고 걷어냈다. 원래 예찬이가 골대 안으로 들어와서 플레이하는 게 소통된 것도 아니었는데 골대 안으로 들어와서 막아줬다. 전반전이 끝나고 예찬이한테 ‘똑같은 상황이 또 오면 또 막아줘’라고 했다. 서로 이렇게 막아주고 막으면서 더 조직력이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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