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정식 공약 지킨 인천 윤정환 감독, 열 손가락에 '파검 네일아트' 장착 완료
[스포츠니어스 | 인천=조성룡 기자] 인천 윤정환 감독은 약속을 지켰다.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인천유나이티드와 충북청주FC의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인천 윤정환 감독은 갑자기 '브이'를 그렸다. 윤 감독의 손톱에는 검정색과 파란색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 알고보니 양 손에 다 그렇게 네일을 했다.
윤 감독 성격 상 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여기 와서 인천 구단 직원이 해줬다"라면서 "좀 어색하다. 그래도 일단 나는 내 손톱을 최대한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예전에는 머리 염색도 해봤다. 우승까지 한 마당에 뭐든지 시키면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웃었다. 이 네일아트는 출정식 당시 윤 감독의 공약이었다.
인천은 선발 라인업에 주요 선수들을 다 넣었다. 윤 감독은 "경기를 뛰었던 선수들이 많다"라면서 "교체 명단에 김명순과 이동률을 넣었다. 그래도 중요할 때 있었던 선수들이 이제 돌아왔다는 걸 좀 보여드리고 싶었다. 다른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런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어 명단에 넣었다"라고 밝혔다.
상대 충북청주는 K리그 연속 무득점 기록을 깨기 위한 마지막 도전을 한다. 윤 감독은 "인천의 9경기 기록을 깨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농담을 던지더니 "상대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한 골이라도 넣기 위해 정말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우승을 했으니 윤 감독은 편안할 것이다. 그는 "요즘 K리그 정말 즐겁게 보고 있다"라면서 "수원도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지켜보고 있다. 부천도 경기 전에 선발 라인업을 살펴봤다. 근데 우승 세리머니 하는 날인데 우리는 취재진이 별로 없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취재진이 "대부분 제주-대구에 있을 것"이라고 하니 윤 감독은 "원래 제주에 많이 없다고 들었는데"라고 놀라운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윤 감독은 한 가지 일화를 전했다. 그는 "우리 둘째 아들을 그저께 데리러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라면서 "그런데 인천 팬 부부께서 말을 거시더라. 그 분들의 아들이 군대 가기 전에 여행을 갔는데 이 우승 세리머니를 본다고 여행 스케줄을 축소하고 귀국하신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라고 말했다.
그렇기에 더욱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윤 감독은 "뭘 해야 할까?"라면서 "우리 팀이 아예 이런 걸 해본 적은 없었다. 선수들은 많이 준비한 것 같다. 박호민은 알아서 할 거고 박승호도 준비 많이 한 것 같다. 김명순이는 기본적으로 다 할 거고 김성민이 또 내성적인 것 같은데 뭔가 하려고 하는 것 같더라"고 귀띔했다.
윤 감독은 마지막으로 구단 직원을 향해 "나는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트로피도 그냥 받고 들어 올리면 되는 거 아닌가? 일본에서 두 번 우승할 때는 별 거 없이 그렇게 했다. 뭐 더 해야 하나?"라고 묻더니 취재진을 향해 "내게는 뭐 기대하지 말아달라"고 웃으면서 자리를 떴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