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설기현 감독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통영=홍인택 기자] 설기현 감독의 동기부여 방법은 무엇일까. 울산대전을 앞두고 있었던 21일(수) 통영 산양스포츠파크 훈련장에서 설기현 감독을 만났다.

서울지역 팀들이 모두 탈락하는 등 돌풍과 이변이 가득한 이번 대회다. 설기현 감독이 이끄는 성균관대는 돌풍과 이변이 속출한 제54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현재까지 살아남고 있다. 22일(목)에 열렸던 16강전에서 승부차기에 돌입해 울산대마저 4-1로 잡고 8강으로 향했다.

설기현 감독은 울산대전을 앞두고 "근래 본 울산대 중에 가장 좋은 것 같다. 지금까지 경기한 팀 중에 가장 강한 팀인 것 같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런 울산대를 잡은 비결이 궁금했다.

설 감독은 훈련 막바지에 이를 의식한 듯 승부차기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 결과가 4-1의 점수로 나타났다. 골키퍼 홍진웅은 울산대의 2번과 3번 키커를 상대로 모두 선방하며 성균관대 8강 진출을 도왔다.

쉽지 않은 상대였다. 울산대는 학교 이름만 해도 강호로 꼽힌다. 그러나 비단 학교 이름뿐만이 아니다. 40강과 32강을 거쳐 16강으로 올라온 학교들은 무시할 수 없다. 가뜩이나 연세대, 고려대, 경희대를 비롯한 강호 팀들이 짐을 싸고 돌아갔다. 대학축구계에 '평준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말도 들려온다.

설기현 감독은 "3학년 정도가 되어야 대학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대학 무대는 힘 차이를 무시 못 한다. 좋은 신입생들이 와도 힘 좋은 선배들과 붙으면 기술이 잘 나오지 않는다"라면서 "기량 좋은 선수들이 일찍 프로로 진출하면서 경기력이 좀 떨어진 것도 있고 반면에 지방에서도 기량 좋은 선수들이 더 잘하는 경우도 많다"라며 이번 대회를 분석했다.

성균관대도 꽤 많은 선수들이 취업에 성공했다. 최영은(GK, 대구), 오인표(MF, 울산) 등이 국내 프로팀으로 진출했다. 일본 FC마치다에 입단한 정한철도 성균관대 출신이다. U-20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이진현은 오스트리아의 FK아우스트리아 빈에 입단하며 유럽에 진출했다.

그러나 설 감독은 든든했다. 그는 선수들을 믿고 있었다. 선수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괜찮은 선수들이 있는지 물으니 김민수, 김호수, 홍창범, 이형경 등 줄줄이 이름이 쏟아져 내려왔다. 설 감독은 "다들 착하고 열심히 한다. 그런 선수들이 지금 보면 몸이 좋다. 이들이 경기에 나가서 잘 하면 다른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기도 한다"라며 흡족한 미소를 보였다.

설 감독은 훈련을 마친 후 선수들을 모아놓고 결의를 다졌다. 설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전까지의 실수들과 잘했던 점들은 의미 없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전달한 내용을 나중에서야 들을 수 있었다.

설 감독은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는 상태"라며 "앞으로 패배하면 탈락이다. 다들 힘들기 때문에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이야기해줬다. 이어 "프로 진출이나 더 높은 목표도 있는 선수들 아닌가. 그들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보여줘야 한다. 결과를 내줘야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라면서 "경기 나갈 때 그런 인식을 하고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힘내서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설 감독의 동기부여는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울산대를 상대로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승부차기 4-1의 압도적인 결과로 8강에 진출했다. 성균관대는 24일(토) 상지대를 만난다. 설 감독의 동기부여는 팀을 어디까지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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