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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통영=조성룡 기자] 가톨릭관동대 돌풍의 비결은 '전략'과 '스스로 축구'였다.

가톨릭관동대가 일을 냈다. 경상남도 통영에서 열리고 있는 제 54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32강에서 가톨릭관동대는 강호 중앙대를 승부차기 접전 끝에 꺾고 16강 진출이라는 기염을 토해냈다. 앞서 열린 조별예선에서 대학 전통 강호 연세대를 5-1로 대파하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던 가톨릭관동대는 이제 이변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해냈다.

중앙대와의 경기를 끝내고 만난 가톨릭관동대 김형열 감독은 약간 상기된 표정이었다. "평소에 중앙대 경기를 자주 많이 봐서 맞춤 전략을 짰다"는 김 감독은 "승부차기까지 가며 힘들게 승리를 거뒀지만 우리 선수들이 코칭 스태프의 지시사항을 잘 따라줬기 때문에 경기가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라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략 싸움의 승리였다. 김 감독은 중앙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으로 나갔다. 그는 "나도 중앙대 경기를 많이 봤지만 중앙대 역시 우리 경기를 봤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지금까지 선발로 나섰던 장신의 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했다. 대신 작고 빠른 이효철을 투입했다. 그러면서 두 군데에 공격할 수 있는 포인트를 뒀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아쉬움 또한 남는 모습이었다. "전반전까지는 우리의 전략이 잘 먹혀들었다"라고 말한 김 감독은 "하지만 체력적인 문제가 후반전에 드러났다. 나도 어느 정도 고심을 했지만 크게 고려하지 못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체력적인 문제를 고려해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푹 쉬고 잘 준비하고자 한다"며 씩 웃었다.

이번 춘계연맹전에서 가톨릭관동대는 돌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결은 무엇일까? 김 감독은 주저없이 '자율성'을 비결로 꼽았다. "사실 나는 훈련할 때는 악독한 감독이다. 욕도 하고 선수들에게 무섭게 대한다"는 김 감독은 "하지만 경기 때는 180도로 바뀐다. 선수단 미팅도 선수들끼리 주도하도록 한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갖고 생각하며 축구하는 것이 가장 위력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내가 여태까지 선수들을 봐왔다. 자기들끼리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에 믿고 맡겨도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까지는 내 일이다. 그 다음은 선수들 몫이다. 그것이 감독이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는 것보다 훨씬 더 위력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가톨릭관동대는 오랜만에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팀의 경기력도 물올랐지만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팀들이 무더기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방심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세간의 기대에 대해 그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강호들의 탈락은 주축들의 프로행으로 인한 전력 손실로 인한 것이다. 오히려 지금 살아남은 대학들은 선수 유출이 적다. 탄탄하다. 전통의 강호들보다 지금 올라온 팀들이 더 껄끄러운 상대다. 잘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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