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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통영=홍인택 기자] 특급 조커 광주대 안도형(3학년)이 소속 팀을 16강에 진출시켰다. 우승하겠다는 당찬 포부는 덤이었다.

20일 통영 산양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제 54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춘계연맹전) 32강전에서 광주대는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한 배재대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광주대는 봄이 즐겁다. 2013년 제 49회 춘계연맹전 결승에서 한양대를 1-0으로 꺾고 창단 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었다. 바로 작년인 제 53회 춘계연맹전은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광주대는 이번 대회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던 춘계연맹전 32강전에서 수비가 강한 배재대를 만났다. 배재대는 대학팀 중에서는 드물게 백 쓰리 시스템을 쓰는 팀이다. 중앙은 튼튼했고 강력한 역습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대부분 3, 4학년으로 이루어진 광주대는 선수들의 체격이 좋았다. 그렇다 보니 두 팀 모두 선 굵은 축구를 선보였다. 광주대가 아주 근소한 차이로 우세를 보였으나 확실하게 결정짓지 못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봄에 강한 광주대는 이대로 체면을 구길 수 없었다. 반전이 필요했고 승부수가 필요했다. 그때 광주대 이승원 감독은 어김없이 안도형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후반 11분이었다. 그리고 안도형은 정확히 5분 뒤 약속의 땅 통영에서 광주대의 승리를 이끌어내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광주대 이승원 감독은 안도형을 주로 후반에 투입한다. 첫 경기 호남대전에는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안동과학대, 서울디지털대전에는 후반전부터 투입되는 안도형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안도형은 어김없이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13일 안동과학대전에서 안도형은 후반 6분에 투입되어 후반 43분 결승골을 도우며 광주대의 1-0 승리를 챙겼다. 15일 서울디지털대전에서도 후반 12분에 경기장에 들어가더니 후반 19분 득점을 올렸다. 광주대는 서울디지털대를 6-0으로 꺾었다.

조별예선을 통과하고 본선 토너먼트에 오른 광주대는 이번에도 특급 조커 안도형의 덕을 봤다. 후반 11분 투입, 후반 16분 결승골. 이 정도면 광주대 비장의 무기가 맞다.

주로 교체로 투입되는 안도형은 이번에도 교체로 투입된 상황에 대해 "우리가 처음부터 우위를 점해서 분위기가 좋았다. 그 분위기를 잃지 않으려 했다. 골도 넣고 이겨서 기분이 좋다"라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운이 따른 골이었다. 다소 답답한 공격 과정이 이어지는 중에 공간이 나와 강력한 중거리 슛을 때렸다. 슛은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듯했으나 배재대 골키퍼의 몸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안도형은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웃으며 동료들의 환호를 온몸으로 받았다.

그는 "슛할 때는 그냥 들어갈 줄 알았다. 그런데 공이 골대 쪽으로 갔고 결국 골대에 맞아서 안 들어가나 싶었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라며 골 장면을 되새겼다. 이어 "본선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첫 골이다.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던 첫 골이라 의미가 깊다. 좋은 경기 결과를 얻은 것 같다"라며 흡족한 모습을 보였다.

이승원 감독은 제자의 활약에 흐뭇한 모습이었다. 안도형에 대해 "이 많은 대학 선수들 중에서도 손가락에 들 수 있는 스피드를 갖췄다"라며 칭찬했다. 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며 뒷공간을 활약하라는 주문을 했다. 안도형은 기회가 올 때마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여주며 배재대 수비를 괴롭혔다.

이승원 감독이 그를 후반에만 투입하는 이유는 안도형 본인이 밝혔다. 그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을 갖춘 대신 체력이 약하다고 했다. 그는 "체력이 약해 감독님이 주로 후반에 기용하신다. 그래도 필요로 할 때 해줄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는 것 같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감은 대회에 임하는 목표로도 이어진다. 워낙 이변이 많은 이번 대회다. 강호들은 무더기로 탈락했다. 광주대는 춘계대회에 좋은 기억이 있다. 이번이 왕좌를 되찾을 좋은 기회다. 3학년 안도형도 이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그는 자신감 넘치는 한마디를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요? 없습니다. 이번엔 우승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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