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문부터 막아야 울산답다

ⓒ 울산 현대

[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울산 수비수들이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보이는 경기였다.

13일 멜버른 랙탱글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AFC 챔피언스리그 F조 1라운드에서 울산 현대가 멜버른 빅토리를 상대로 3-3 무승부를 거뒀다. 울산은 오르샤가 2골 1도움을 올렸고 리차드가 골을 기록했다. 멜버른은 르로이 조지가 2골 1도움, 라이스 윌리엄스가 골을 기록했다.

울산의 공격은 나쁘지 않았다. 멜버른의 실점률을 고려해도 오르샤가 만들어낸 골 장면은 놀라웠다. 오르샤는 다소 먼 거리에서도 직접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어지는 코너킥 상황에서도 날카로운 킥으로 리차드의 골을 도왔다. 세 번째 골은 AFC챔피언스리그 1라운드의 골로 선정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이영재도 공격 장면에서 좋은 선택을 하면서 울산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수비수들이 너무 무거웠다. 울산 수비는 초반 전반 26분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박주호도 코스타 바바루세스를 상대로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울산은 전반 24분 오르샤가 선제골을 기록하면서 멜버른 원정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전반 26분 1-1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실망스러운 모습들을 노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울산은 두 골을 기록했지만 짧은 시간에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2-1로 달아났으나 3분 만에 실점, 3-2로 앞서는 듯했으나 3분 만에 또 실점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멜버른 원정에서 세 골이나 넣은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그러나 연달은 실점이 이 모든 것을 퇴색시켰다.

시즌 첫 경기다. 울산은 멜버른 경기를 치르기 위해 먼 여정을 떠났다. 이동 시간만 하루 가까이 걸렸다. 그러나 공격진의 노력을 허탈하게 만드는 실점이었다. 조직력이 불안할 수는 있지만 박주호와 김성주를 제외하면 수비진과 미드필더들은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 아니었다. 적어도 이날 보여준 울산 수비진의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후반 27분 멜버른이 케니 아티우를 투입한 이후 울산 수비진의 모습은 차마 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멜버른 선수들의 짧은 패스가 이어질 동안 울산 수비수들의 발은 멈췄다. 수비 진영에서 공을 걷어내고 공격을 진행하면 뒷공간이 크게 노출됐다. 다행히 강민수와 리차드가 커버하긴 했으나 동료 수비수들이 그들을 도왔어야 했다.

집중력이 필요하다. 선수들과 감독들은 첫 경기에 매우 큰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패배하지는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어려운 시작을 했다. 우위를 점하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쫓기는 입장에서 멜버른보다 더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단순히 시즌 첫 경기라서, 조직력이 아직 완전하지 않아서, 먼 거리의 원정경기라서 울산의 아쉬운 무승부를 다독여주기엔 무리가 따른다.

울산은 이번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를 준비하며 ‘Again 2012’라는 슬로건을 앞세웠다. 2012년 아시아 정상을 밟았던 울산은 올해 그 영광을 되찾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아무리 강력한 공격력을 앞세워도 수비를 먼저 정비해야 우승도 할 수 있다. 울산은 상하이 상강과도 한 조에 묶여있다. 엘케손과 헐크를 상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즌 첫 경기에서 자신감을 안고 돌아왔어야 할 울산은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놓쳤다. 심리적 손해가 심하다. 오르샤를 비롯해 도요다, 이영재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다소 걱정했던 박주호의 측면 움직임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황일수, 김인성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골키퍼 김용대를 비롯한 수비진의 집중력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무거워 보였던 움직임 또한 마찬가지다. 뒷문부터 막아야 울산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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