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FC1995 제공

[스포츠니어스|서귀포=조성룡 기자] '연고이전 더비' 상대인 부천FC1995와 제주유나이티드가 연습경기에서 만날 뻔 했다.

부천과 제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지고 있다. 연고이전이다. 2006년 부천SK가 제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제주유나이티드가 탄생했다. 그리고 부천에 남아있던 팬들은 고생 끝에 부천FC1995를 창단했다. 아직도 부천 팬들의 입장에서 제주는 언젠가 반드시 꺾어야 할 팀이다. 구단 또한 이를 잘 알고 있다.

두 팀은 연습경기에서 한 차례 맞붙은 적 있다. 2013년에 서귀포에서 두 팀이 맞붙었다. 그저 연습경기였지만 관심은 상상을 초월했다. 부천에서는 김만수 시장을 비롯한 시 고위 관계자 10여명을 비롯, 서포터스 '헤르메스'까지 서귀포로 날아왔다. 결과는 부천의 1-2 패배. 부천 팬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가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5년 뒤, 다시 한 번 연습경기가 성사될 뻔 했다. 7일 부천은 가톨릭관동대학교와, 제주는 FC안양과 연습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두 팀이 만날 이유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생겼다. 안양 선수단의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제주의 연습경기가 취소될 뻔한 것이었다. 마땅한 대체 상대를 찾지 못한 제주는 부천에 연습경기를 제의했다.

사실 부천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 있었다. K리그1(클래식) 팀을 상대로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을 쌓게 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부천은 심사숙고 끝에 이를 정중히 거절했다. 이미 가톨릭관동대와의 연습경기를 치렀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앞으로 제주는 연습경기에서 맞붙는 것보다 정식 경기에서 만나고 싶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었다.

부천 구단 관계자는 "5년 전에 팬들이 서귀포까지 와서 응원해준 기억이 난다"면서도 "앞으로 제주와는 연습경기보다 공식 경기에서 만나려고 한다"라고 귀띔했다. 연습경기여도 제주와 맞붙을 경우 연습경기 그 자체의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그는 씩 웃으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제주와는 제대로 준비해서 공식 경기에서 정말 멋있게 붙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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