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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광양=김현회 기자] 상주상무 한 선수가 전지훈련지인 괌에서 성폭행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던 날 아산무궁화의 전지훈련지인 전남 광양을 방문했다. 이 소식은 경찰팀인 아산 선수들에게도 빅이슈였다. 인터뷰를 위해 테이블에 마주 앉은 박동혁 감독도 자칫 대중이 아산 선수단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까봐 걱정했다. 이런 걱정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이야기로 더 이어졌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아산 박동혁 감독을 직접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아산의 훈련 일정은 어떻게 되나.

26일까지 광양에서 훈련한 뒤 일단 아산으로 돌아간다. 29일에 프로필 촬영과 체력 측정이 잡혀 있다. 그리고는 31일부터 다시 남해로 가 2차 전지훈련을 할 예정이다. 우리는 여건상 해외로 나가지 못하고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하기로 했다.

주로 어떤 훈련에 집중하고 있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휴가를 다녀온 선수들도 많고 신병 선수들은 훈련소에 다녀 와 훈련을 하지 못한 기간이 있다. 1차 전지훈련 동안에는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량을 높였다. 체력적인 부분을 꾸준하게 만들어 가는 단계다. 연습경기를 해도 다음 날 회복 훈련 없이 체력훈련을 하기도 한다. 훈련량을 100으로 하고 다음 날 50으로 줄여주는 게 아니라 매일 80정도로 꾸준히 하고 있다.

체력훈련을 강조하는 스타일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나도 선수 시절에 체력 훈련 위주로 해본 적도 있고 체력 훈련을 적게 해본 적도 있다. 체력 훈련에만 너무 매달리면 몸에 과부하가 걸리는 걸 느껴보기도 했다. 하지만 훈련량이 적으면 시즌을 임하며 힘든 고비가 왔을 때 선수들이 참고 견디는 노하우가 생기지 않는다. 어느 정도 훈련량은 필요하다. 선수들도 아마 느끼고 있을 것이다.

안현범을 비롯한 신병들이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왔다. 그들의 컨디션은 어떤가.

작년에는 신병들이 훈련소에 입소해 1차 전지훈련이 끝난 뒤 2차 전지훈련을 할 때 팀에 합류했다. 2월 초쯤이었던 것 같다. 그때 멤버가 김현, 김종국, 서용덕, 김동철 등이다. 그런데 1차 동계훈련을 하지 못하고 2차 동계훈련 때 합류해 컨디션이 확연하게 떨어져 있는 걸 느꼈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다르다. 기존 선수들도 20일 정도 휴식을 취했고 신병들은 4주 간의 군사훈련을 받은 뒤 경찰대학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그리고 1차 전지훈련에 다같이 합류해 훈련을 시켜보니 큰 차이가 없더라.

이명주와 주세종은 대표팀에 합류해 다른 입대 동기들과 같이 기초군사훈련을 받지 못했다. 그들은 현재 훈련소에서 잘 지내고 있나.

딱히 보고받은 건 없다. 훈련소에 입대했다는 소식만 접했다. 빠르면 2월 14일에 퇴소할 예정이고 그게 잘 안 되면 그 다음 주에 퇴소한다고 들었다. 원래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은 뒤 2~3주짜리 경찰 교육을 받고 팀에 합류하는 방식인데 이번에 입대한 선수들은 훈련소만 갔다가 경찰교육을 받지 못하고 들어왔다. 경찰 교육생들이 워낙 많아 밀린 것이다. 올 시즌이 끝난 뒤 경찰 교육을 받는 쪽으로 일이 진행 중이다. 그래서 애들이 훈련소 퇴소하고 1차 전지훈련에 바로 합류할 수 있었다.

그러면 이명주와 주세종도 시즌 종료 후 경찰 교육을 받는 건가.

아니다. 그 친구들은 훈련소를 퇴소한 뒤 경찰 교육까지 다 받고 들어올 것으로 알고 있다. 감독으로서 고민인 건 이 둘이 훈련을 하지 못한 공백이 커 선수단에 합류해도 경기에 나갈 컨디션까지 끌어 올리는 게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박동혁 감독은 울산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으며 선수 생활을 했다. ⓒ울산현대

당신은 현역 시절 울산현대 이미지가 여전히 강하다. 아산이라는 팀과는 아직 잘 매치가 되지 않는다.

그런가. 울산현대 유소년 스카우트로 일하면서 아산 출신 선수를 영입한 적이 있다. 당시 아산 구단에서 나를 눈여겨 본 것 같다. 당시에 울산현대에서는 2군 코치를 제안한 상황이었는데 아산 쪽에서는 성인팀 수석코치직을 내밀었다. 울산에서 선수로 은퇴했는데 계속 남아 있어야 하나 모험을 걸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수석코치는 팀 운영에 많이 관여할 수 있고 경험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2016년 말에 아산 수석코치를 택하게 됐다.

그리고 1년 만에 송선호 감독이 물러나면서 아산 정식 감독이 됐다. 굉장히 빠른 행보다.

감독이 된 날부터 쉽게 잠이 안 오더라. 아직 공식 경기를 한 경기도 치르지 않았는데 부담감은 당연히 있다. 감독 선임 발표가 난 뒤 하루 이틀은 축하 연락을 계속 받았는데 며칠 지나고나서부터는 생각이 많아졌다. 선수 구성부터 훈련 방식까지 고민이 많다. 그러면서 좀 예민해진 것 같다. 잠이 잘 안 온다. 아마 시즌이 시작하고 초반부터 경기가 잘 풀려야 이런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아산무궁화는 경찰 팀이라 코칭 스태프가 선수를 스카우트 할 수 없다. 자의적으로 선수 영입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은 없나.

물론 있다. 감독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공격수들이 팀에 오길 바라는 마음은 다 똑같을 것이다. 늘 많은 축구인들이 한국 축구는 최전방 공격수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팀마다 다 외국인 선수들이 공격을 맡는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한 팀에 공격수가 3~4명은 있어야 시즌에 임할 수 있다. 그 정도는 보유해야 변화도 주면서 선수단 운영이 가능하다. 그런데 아산은 그럴 수 없다. 한 포지션에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다보면 무리해서 그 선수를 출전시켜야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 팀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산은 경력과 성적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쭉 합격자가 나온다. 스카우트에는 집중할 수 없다.

그래도 아산 감독으로서 좋은 점도 있을 것 같다.

우리팀 미드필드가 지금 어마어마하다. 이명주와 주세종이 합류했고 지난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펼친 김종국과 이창용, 박세직, 허범산, 김영남 등이 다 있다. 그런데 미드필드가 좋은 만큼 최전방에서도 골을 넣어줘야 한다.

아산은 1년마다 선수단의 절반 가까운 이들이 팀을 떠난다. 감독으로서도 조직력을 잡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처음 감독으로 부임한 뒤 아이들과 첫 미팅을 할 때 경쟁에서 살아남는 선수들만 쓰겠다고 했다. 지난 시즌에도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한 경기도 못 뛴 선수들도 있다. 그 선수들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있지만 프로라는 건 매 시즌 반복되는 경쟁이다. 나는 다시 0에서부터 시작해 살아남는 선수들만 기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의 선입견 없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경쟁을 시키고 싶다. 물론 그 와중에 성실하게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는 더 기회를 줄 것이다.

박동혁 감독은 울산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으며 선수 생활을 했다. ⓒ울산현대

오늘(23일) 방금 상주상무 한 선수가 전지훈련지에서 성폭행 혐의를 받았다는 게 보도됐다. 아산 선수단이 잘못한 건 전혀 없지만 군경팀을 보는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그 사건이 터지고 상주상무 정경호 수석코치와 곧바로 전화 통화를 했는데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 꽤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죄의 유무를 떠나 이런 사태 때문에 군경팀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가 나오는 건 조금 부담스럽다. 경찰 축구단 폐지 이야기도 이전부터 흘러나왔고 상주상무도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건 한국 축구에 큰 손실이다. 선수들이 군대에 갈 나이에 프로리그에 참가해서 경기력을 유지하는 건 엄청난 혜택이다. 만약 군경팀이 없어지면 2년 동안 일반병으로 복무한 뒤 다시 프로로 돌아와야 하는데 이건 쉽지 않은 일이다. 오늘 사건 소식을 접하자마자 우리 선수들을 통제하는 경찰대학 소대장님이 곧바로 선수들을 다 불러놓고 교육을 하시더라. 군경팀에 대한 이미지는 우리 스스로 개선해야 한다.

경찰 팀이니 그래도 군기라는 게 있어야 할 텐데. 누가 그 역할을 하나.

경찰대학 소대장님이 따라다니신다. 인솔이나 통제도 그분 담당이다. 프로는 벌금 제도가 있어 규율을 어기면 벌금을 매긴다. 그런데 아산에 와서는 선수들이 벌금 내는 걸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경찰 신분이라 일단 애들이 훈련 시간 등 규율을 잘 지키기 때문이다. 부대 규율에 대해서는 소대장님이 다 통제하시고 훈련은 우리 코칭 스태프에 다 위임하신다. 그리고 아산에 오는 선수들은 다 프로팀에서 경기에 나서던 선수들이다. 그 정도 수준이면 규율에 대해서는 이미 다 알고 있어야 한다.

군기 잘 잡는 고참도 있나.

(이)재안이에게 부주장을 맡겼는데 군기까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을 잘 이끈다. 계급도 높고 나이도 가장 많다. 잘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모아놓고 이야기도 하고 그러더라. 주장인 (이)창용이가 운동장 안에서는 파이팅을 이끌고 경기장 밖에서는 재인이가 엄마 같은 역할을 잘 한다. 올 시즌 주장은 창용이, 부주장은 재안이와 (민)상기로 임명했는데 안타깝게도 상기는 며칠 전에 부상을 당했다. 대학팀과 연습경기를 하다가 상대 팔꿈치에 얼굴을 맞아 코뼈가 부러져 수술을 하고 현재는 병원에 있다.

경찰에서 선수를 수급하는 팀 감독이다. 평소에 경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나. 솔직하게 말해달라.

평소에 경찰이라고 하면 당연히 거리감이 있지 않은가. 나도 경찰은 무서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약간 꺼려했다. 그런데 아산에 와서 매일 경찰 분들을 보니 이제는 동료애가 생겨 거리감이 전혀 없다. 아주 훌륭한 민중의 지팡이 아닌가.

혹시 전과는 없나. 전과가 있으면 아산무궁화 축구단 감독을 하기에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없다. 없으니까 감독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경찰대학 안에 체육단 단장님이 따로 있고 그 밑에 의장, 대장, 소대장 등이 있다. 구단에서 감독을 원하면 경찰대학과 상호 합의 하에 논의한다. 구단에서 필요한 감독 선임 명단을 넘겨주면 경찰에서 신원조회를 다 한다. 사건 사고 기록이 있나 보는 것이다.

당신은 경찰이 보증하는 깨끗한 사람이라고 믿겠다.

물론이다. 처음 수석코치를 할 때도 신원조회에서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 감독에 부임할 때 역시 나는 몰랐는데 다시 신원조회를 했더라. 잘못한 것도 없고 죄도 없는데 사실 신원조회를 한다고 하면 좀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교통 위반 딱지는 지금까지 살면서 얼마나 끊었나. 거짓말 하면 안 된다. 경찰이 보고 있다.

사실 어릴 때는 꽤 많이 끊었다. 과속도 하고 버스 전용 차선도 위반하고 갓길로 가다가 딱지를 끊은 적도 있다. 전북과 울산에서 뛰면서 빨리 서울로 올라가고 싶어 위반을 좀 했다. 물론 지금은 반성하고 있고 법규를 잘 지킨다. 지금은 아이들을 태우고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 안전하게 운전하려고 한다. 2013년 중국에서 돌아와 지금까지 딱지는 딱 한 번 끊었다. 이동식 과속 카메라에 걸렸다. 안 걸릴 수도 있었는데.

앞으로도 아산무궁화 감독다운 준법 정신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래도 경찰 밥 먹는데 준법 정신이 투철해야 하지 않겠나. 그리고 딱지 끊으면 구단에서 뭐라고 하기 이전에 아내한테 혼난다.

박동혁 감독은 울산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으며 선수 생활을 했다. ⓒ울산현대

아산 감독에게 정말 궁금한 게 있다.

뭔가. 말해보라.

다가올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선수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당신은 입장이 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내 입장이 다를 게 뭐 있나. 나도 1998년과 2002년 아시안게임을 두 번 경험했다. 우리는 큰 대회에 나가면 부담감이 너무 크다. 나도 그랬다. 주변에서 이 부담을 조금 덜게 해주면 선수들이 더 자신감을 가지고 뛸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선수들은 한 번 실수하면 완전히 나락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사람이 살면서 실수할 때도 있는데 이럴 때면 감싸 안아줄 수 있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 선배 축구인으로서 어떤 결과가 나오건 감싸 안아줄 것이다. 그러니 선수들은 자신 있게 뛰어달라. 그래야 실력도 다 발휘할 수 있다.

당신이 경험한 두 번의 아시안게임은 어땠나.

태국 방콕에서 열린 1998년 아시안게임 때는 태국 선수가 두 명이나 퇴장 당했는데도 중거리슛을 먹고 탈락했다. 2002년에는 이란과의 승부차기에서 져서 또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당시 이란전 승부차기에서 졌을 때는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 박항서 감독님이 당시 나에게 승부차기 키커 4번인가 5번을 지시하셨다. 그런데 내가 못 차겠다고 했다. 내가 페널티킥을 꽤 잘 차는 선수였는데 그때는 도저히 안 되겠더라. 그래도 (이)영표형이 못 넣었으니 그렇게 넘어갔지 내가 찼다가 못 넣었으면 큰일 났을 것이다. 그때 선수들이 잘 뭉쳤고 내심 우리가 우승할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있었다. 이란전도 경기를 압도했는데 골이 들어가지 않아 승부차기까지 갔다가 졌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 그 선수들이 아산이나 상주로 올 가능성이 커진다. 솔직히 당신이 아주 조금이라도 그 선수들의 입대를 기다리는 마음을 먹는다고 해 나쁘다고 생각할 사람도 없다.

그런 마음은 전혀 없다. 나는 그 선수들이 아산이나 상주로 오지 않아도 좋으니 꼭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 손흥민이 우리 팀에 오지 않아도 좋으니 금메달을 따고 축구붐을 일으키길 바란다. 내 친구인 (김)은중이도 아시안게임 코치로 가 있다. 당연히 응원할 것이다. 툭하면 협회 비리 이야기가 나오고 오늘도 괌에서 안 좋은 기사가 터졌다. 축구에서도 기분 좋은 소식이 많이 전해져야 한다.

나처럼 속이 좁지 않다. 나같으면 후배들의 금메달보다는 내 팀에 좋은 선수들이 오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K리그가 프로야구에 비해서 많이 침체돼 있다.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내 축구 열기를 일으켜야 한다. 나는 2002년 월드컵 당시 대표팀에 뽑히지는 못했지만 월드컵이 끝난 뒤 K리그에 나서면 늘 설렜다. 관중이 많아서 ‘오늘은 몇 명이나 올까’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근래 들어 그나마 K리그 클래식은 관중이 있는 편이지만 K리그 챌린지는 관중이 너무 없다. 일본 2부리그에서도 뛰어 봤는데 일본은 2부리그도 관중이 많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축구 열기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면 손흥민이 우리 팀에 오고 안 오고가 뭐가 중요할까.

많은 이들은 올 시즌에도 아산을 유력한 우승 및 승격 후보로 꼽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가 선수 구성도 좋고 전력이 강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대학 시절부터 프로까지 같이 경험한 광주FC (박)진섭이 형과 가장 친한데 나한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고)종수 형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알다시피 축구는 멤버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 선수 면면만 보면 우리를 강팀으로 꼽는 건 당연하지만 다른 팀들도 만만치 않다. 수원FC는 알짜 선수를 많이 영입했고 작년 멤버가 좋았던 부산도 외국인 선수만 잘 뽑으면 올 시즌에도 역시나 우승권이다.

이거 너무 밑밥을 까는 거 아닌가. 이명주와 주세종을 데려와 놓고선 엄살이 심하다.

그런가. 우리를 비롯해 수원FC와 부산, 그리고 성남 아니면 부천이 4강권 싸움을 할 것 같다. 성남과 부천은 아직 보여진 게 별로 없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연습경기 소식이라던가 이런 걸 아직 못 들었다.

박동혁 감독은 울산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으며 선수 생활을 했다. ⓒ울산현대

박진섭 감독을 만나니 당신에게 “조심하라”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하더라. 박진섭 감독은 꼭 당신을 넘겠다고 했다.

나도 광주FC에 하고 싶은 말이다. 20살 때부터 진섭이 형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대표도 같이 했는데 그 형한테 쉽게 이긴 적이 없다. 어렸을 때 같이 대표팀으로 외국에 시합하러 가면 내가 화장실에 들어가 그 형 빨래도 하고 그랬다. 지도자가 돼서는 그 형에게 이기고 싶다.

올 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젊은 감독들이 열풍을 주도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도 그러고 싶다. 관중도 많고 이벤트도 많아져 관중이 더 늘었으면 한다. 쇼맨십도 생겨 감독들끼리 싸우기도 해야 한다. 진섭이 형과 종수 형과도 좀 싸워보겠다. 기자회견장에서도 한 번 붙어야 한다. 자꾸 이슈가 생겨서 축구 붐이 일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내가 현역으로 뛸 때는 관중이 있었는데 요즘은 너무 침체돼 있다. 일본에서 3년을 뛰는 동안 진짜 관중의 힘이란 게 있다는 걸 느꼈다. 요즘은 대표선수 말고는 아마도 관중의 힘이 어떤 건지 느껴보지 못한 선수들이 많을 거다. 그걸 한 번 느끼게 해주는 것도 선배 축구인으로서의 역할이다. 뭐 필요하다면 경기장에 고무신이라도 한 번 신고 가야하나.

알겠다. 올 시즌 멋진 경기와 많은 이슈를 부탁한다. 마지막으로 올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 한마디 해달라.

내가 수비수 출신이지만 그래도 현역 시절 공격 성향이 강한 수비수였다. 템포 있고 리듬감 있는 축구를 해보고 싶다. 요즘 들어 선수들과 미팅을 자주 했는데 선수들에게 목표를 물었더니 다들 우승과 승격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 나 역시 마찬가지다. 선수들과 잘 준비해서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 선수들에게 “우리는 목표를 가지고 훈련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목표를 우승으로 잡은 이상 그 목표를 꼭 이뤄내고 싶다.

그는 이제 갓 감독으로 성인 프로무대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누군가는 경험이 부족한 젊은 감독이 K리그 챌린지에 대거 입성했다는 점에 우려를 보내기도 한다. 그 우려를 씻어내는 건 박동혁 감독을 비롯한 당사자들이 실력을 입증하는 것밖에 없다. 과연 박동혁 감독은 아산을 이끌고 올 시즌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또 어떤 많은 이슈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가 올 시즌 K리그 챌린지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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