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식 페이스북

'송영주의 건곤일척(乾坤一擲)'은 송영주 SPOTV 해설위원이 매주 치열하게 펼쳐지는 경기들 중에서 여러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기를 상세하게 리뷰하는 공간입니다. <스포츠니어스>는 앞으로 한 주에 한 경기씩 송영주 해설위원의 독특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독자들에게 글로 제공합니다. -편집자주

[스포츠니어스 | 송영주 칼럼니스트] '두 줄 수비의 달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가 돌아왔다. AT는 11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의 베니토 비야마린에서 펼쳐진 2017-18시즌 스페인 라 리가 15라운드에서 사울 니게스의 결승골을 앞세워 레알 베티스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AT는 최근 공식 15경기에서 7승 8무를 기록하며 무패행진을 이어갔고, 올 시즌 라 리가에서 9승 6무로 바르셀로나와 함께 무패행진을 질주하고 있다.

사실 AT는 올 시즌 상대를 압도하는 힘이 떨어지면서 무승부가 많아 영양가가 부족한 무패행진을 이어간다는 비판을 들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약체 카라바흐와 2무를 기록하며 5년 만에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라 리가에선 15라운드까지 24골을 넣어 최다 득점 6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AT는 지난 베티스전에서 특유의 두 줄 수비와 효과적인 역습을 보여주며 1-0으로 승리했고, 최근 공식 5경기에서 무려 4승을 거두면서 상대를 제압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AT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악재의 연속, AT의 버티기 작전?

AT는 올 시즌 공식 21경기에서 패배는 단 1패만을 허용했다. 다시 말해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첼시에 1-2로 패배를 당한 것을 제외하면 패배가 없다. 그럼에도 AT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비판을 들은 이유는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공식 21경기 중 10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AT가 무승부가 많은 이유는 역시 앙트완 그리즈만의 부진과 관련이 깊다. 그리즈만은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두 줄 수비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퍼즐 조각과 같다. AT가 두 줄 수비를 바탕으로 단단한 수비를 구축하면서도 상대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에이스인 그리즈만의 활약과 공격 포인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그리즈만은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리즈만이 최근 6경기에서 4골을 넣음에 따라 AT가 최근 6경기에서 5승을 챙겼다는 사실은 그리즈만의 활약이 AT의 파괴력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대변한다.

하지만 그리즈만의 부진이 유일한 이유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근본적인 원인은 AT가 '18세 이하 유소년 선수 영입 규정'을 위반해 FIFA로부터 내년 1월까지 선수 등록 금지 처분을 받아 여름 동안 전력보강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뿐 아니라 불화설로 야닉 카라스코가 전력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고, 케빈 가메이로와 페르난도 토레스는 여전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앙헬 코레아는 마무리 능력 부족을 노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라 리가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시메오네 감독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지도력과 두 줄 수비를 바탕으로 한 수비의 안정감, 그리고 코케와 사울 니게스, 토마스 파티 등 뛰어난 미드필더들의 공격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AT의 올 시즌 시작은 지금부터?

AT는 이제 상대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언급했던 문제들이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그리즈만이 부활했다. 그리고 베티스전에선 그리즈만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제외되었음에도, 점유율 24%와 슈팅 4회만을 기록했음에도 사울 니게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시메오네 감독도 베티스전 이후 인터뷰에서 "우리의 축구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결과도 다시 좋아지고 있다. 우리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고, 우리의 목표(라 리가 우승)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경기 내용과 결과에 만족감을 표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약 1달 후에는 AT는 FIFA 징계에서 벗어나 비톨로와 디에고 코스타를 기용할 수 있고, 그럼 공격진을 재편할 수 있다. 그리고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야닉 카라스코와 케빈 가메이로를 비롯해 이적설의 중심에 있는 선수들을 정리하면서 부족한 포지션의 선수들을 대거 영입할 것이 분명하다.

기존의 안정된 수비진과 탄탄한 미드필드 위에 그리즈만의 부활과 디에고 코스타의 등장, 새로운 선수들의 영입이 이뤄진다면 AT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상대를 제압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리고 이미 그리즈만은 부활했고, 디에코 코스타는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지금부터가 AT의 진정한 시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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