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상무 선수들의 가장 군인다운 모습. ⓒ상주상무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국군체육부대(상무)가 축구단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했다. 윤빛가람(제주)을 비롯해 심동운(포항), 김민우(수원삼성) 등 쟁쟁한 선수들이 서류전형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 지원자들과는 별도로 또 다른 서류전형 합격자가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유로몬이다. 유로몬은 사병으로 지원하지 않고 국군체육부대에 부사관으로 지원해 서류전형에 합격했다.

1991년생 유로몬은 일본 류츠게이자이대를 졸업한 뒤 2015년 FC서울에 입단했지만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이후 J2리그 미토 홀리호크로 이적한 뒤에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올 시즌부터는 K3리그 평택시민축구단에서 플레잉코치로 활약했다. 유로몬은 어린 나이지만 한국과 일본을 거치며 쌓은 경험을 동료들에게 전달하며 선수로도 활약을 펼쳤다.

이번 부사관 모집 종목인 여자축구나 복싱, 사격, 수영 등은 기존에도 부사관을 선발했었지만 남자 축구의 부사관 모집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군체육부대는 지난 달 10일 ‘2018년 1차 국군대표(상무) 운동선수(부사관) 모집 요강’을 발표한 바 있다. 국군체육부대는 다양한 특전을 내걸었다. 부사관에 합격하면 임관해 국군대표 선수로 국내외 주요 경기에 출전하고 국가 공무원의 급여 및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장기복무 선발시 직업성을 보장하고 각종 복지혜택을 준다는 것도 모집 요강을 통해 명시했다.

국군체육부대 축구단이 지금껏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던 부사관을 선발한다면 어떻게 활용할 예정일까. 직접 국군체육부대 정훈실 관계자를 취재했다. 정훈실 관계자는 “부사관도 K리그에 속한 상주상무에서 똑같이 선수 생활을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상주상무에서 뛸 사람을 뽑는 거다. 하지만 부사관은 그냥 선수가 아니라 선수 겸 코치 신분이다. 그 직책이 필요해 이번에 국군체육부대에서 부사관을 선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부사관으로 선발되면 선수들을 관리하는 건 물론 K리그 무대에서 다른 상주상무 사병과 함께 경기에 나설 기회도 주어진다.

부사관 의무복무 기간은 4년이다. 국군체육부대 소속 부사관으로 선발되면 4년간 상무에 속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의무복무 기간이 끝나면 어떻게 될까. 이 관계자는 “다른 부사관들과 똑같다”고 했다. “기본 4년을 근무하고 장기복무를 확정하거나 진급이 되면 더 근무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전역해 사회로 돌아간다”면서 “우리가 상주상무 소속 부사관을 뽑는 건 플레잉코치를 뽑는 거지 감독을 뽑는 게 아니다. 4년 뒤의 미래까지 확답을 내릴 수는 없다. 소위가 됐다고 다 장군이 되는 건 아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면 된다”고 밝혔다.

국군체육부대는 최근 들어 남자 축구단에 부사관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 관계자는 “상주상무가 운영 중이지만 코치진 중 국군체육부대 지도관은 한 명밖에 없다. 나머지 코치진은 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지원받고 있다”며 “선수들을 통제하는데 적지 않은 애로사항이 있다. 플레잉코치를 선발해 사병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통제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부사관 모집 공고를 냈다”고 덧붙였다. 국군체육부대 남자 축구단 부사관으로 선발되면 적어도 병역을 해결하면서 4년간은 K리그 무대에도 설 수 있고 지도자 경험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국군체육부대는 남자축구를 비롯한 5개 종목 부사관 1차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체력 측정 및 인성 검사, 신체검사 등을 거쳐 오는 12월 27일 부사관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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