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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명재영 기자] 김호와 고종수가 다시 만났다.

K리그 챌린지 대전시티즌은 24일 고종수 수원 코치를 대전의 신임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부임한 김호 대표이사의 선택이다. 두 인물은 수원삼성 시절부터 스승과 제자로 각별한 관계를 맺어왔다. 1995년 수원 창단 당시 만난 김호와 고종수는 1998년 K리그 우승 및 1999년 전관왕 달성에 같이 힘을 모으기도 했다.

2003년을 끝으로 김호 대표이사가 수원 감독직을 내려놓자 동행은 잠시 멈춰졌지만 2007년 이 둘은 대전에서 다시 만났다. 대전의 사령탑을 잡은 김호 대표이사가 당시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맞고 있던 고종수를 불러들여 주장을 맡겼다. 2002년 이후 거듭되는 실패로 대중에게 잊혀갔던 고종수는 오랜 스승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빠르게 기량을 되찾았고 팀을 6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놨다. 대전 구단 역사상 유일무이한 플레이오프 진출 기록이다.

고종수가 2008년 시즌 종료 후 부상으로 은퇴를 선언하고 김호 대표이사도 2009년 시즌 중 성적 부진으로 대전을 떠나면서 둘은 다시 떨어졌다. 하지만 아버지와 아들로 불릴 정도로 각별했던 둘의 사이는 김호 대표이사가 대전으로 돌아오면서 다시 이어지게 됐다.

고종수 신임 감독은 2011년 수원의 유소년 팀인 매탄고의 코치를 맡은 이래 트레이너와 코치를 거쳐 2017시즌에는 R리그 코치 및 스카우터를 병행해왔다. 고 감독은 2주 전 브라질로 건너가 현지 선수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옥석을 고르던 중이었다. 이런 고 감독에게 감독 제의가 온건 어제인 23일 오전 무렵이다. 대전으로부터의 연락을 받은 고종수는 큰 틀에서 수락한 뒤 곧바로 수원 서정원 감독 및 구단에 이 소식을 알렸다.

서정원 감독과 수원 구단은 곧바로 고 감독에게 허락을 내렸다. 계약 기간이 올해로 종료돼 재계약이 필요한 상황에서 감독으로의 새 출발을 모두 축하해줬다는 후문이다. 고종수 신임 감독은 현재 대한축구협회 1급 지도자 자격을 보유하고 있어 감독직을 수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향후 마지막 단계인 P급 과정을 이수하면 AFC 챔피언스리그 등에서도 문제없이 팀을 이끌 수 있다. 수원 관계자는 “본인으로서나 구단으로서나 축하할 일”이라며 “구단 내에서는 수원 레전드의 새로운 도약을 응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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