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형님 도움왕 잘 먹겠습니다." 염기훈이 2연패한 도움왕은 올 시즌 손준호에게 넘어갔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그랜드힐튼호텔=김현회 기자] 수원삼성 염기훈이 도움왕 3연패에 실패한데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2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벌어진 KEB 하나은행 2017 K리그 대상 시상식장에서 만난 염기훈은 아쉬움과 안도가 공존하는 한 시즌을 마감한 소감을 밝혔다. 염기훈은 “시즌 개막 전부터 도움왕 3연패는 꼭 하고 싶었는데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지난 2년 시즌 연속 도움왕을 기록한 염기훈은 올 시즌에는 결국 11개의 도움으로 도움왕 3연패에 실패했다. 손준호가 14개의 도움을 기록해 도움왕에 올랐고 윤일록이 12개의 어시스트로 2위를 차지했다. 염기훈은 올 시즌 11개의 도움을 올리며 통산 도움 99개로 사상 최초의 도움 100개 고지 점령을 내년 시즌으로 미뤄야 했다.

염기훈은 아쉬움이 컸다. 가장 올 시즌 큰 아쉬움은 원래 포지션에서 뛰지 못했다는 점이다. 측면 미드필더로 나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선보이던 염기훈은 올 시즌 조나탄과 함께 최전방 공격 자원으로 경기에 나서야 했다. 염기훈은 “올해 처음 맡은 포지션이었다. 잘할 수 있는 내 자리에서 한 시즌을 뛰고도 도움왕을 놓쳤다면 차라리 후련했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도움을 많이 올릴 수 없었다. 내 자리에서 뛰었으면 어땠을까 아쉽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경쟁자였던 손준호에게 박수를 보냈다. 손준호는 시즌 막판 연속적으로 도움을 기록하며 도움왕에 올랐다. 염기훈은 “내가 원래 포지션에서 뛰었더라면 더 자신 있었겠지만 (손)준호도 잘했다. 원래는 (윤)일록이와 내가 도움 한 개 차이로 경쟁하고 있었는데 준호가 갑자기 치고 올라왔다”면서 “상하위 스플릿이 나뉜 뒤 준호가 도움을 많이 올렸다. 워낙 능력 있는 선수라 누가 받든 당연한 일”이라고 손준호의 도움왕 등극을 축하했다. 염기훈은 시상식장에서 손준호와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염기훈은 올 시즌 11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 수원삼성

올 시즌 통산 도움 100개 돌파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이 기록과 관련해서는 그래도 여유가 넘쳤다. 염기훈은 “내년에도 도움 100개 돌파 기회가 있다. 올 시즌 (이)동국이 형이 200호 골을 기록했는데 내가 100도움을 세웠더라면 둘 다 축하받기에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한 시즌에는 한 명만 축하를 받아야 하지 않겠나. 내년에는 내가 100도움을 세워 축하를 한 몸에 받겠다”고 웃었다.

어제(19) 열린 KEB 하나은행 2017 K리그 클래식 마지막 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극적인 3-2 승리를 따내며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따낸 여운은 하루가 지났지만 여전히 남아있었다. 염기훈은 하루 전 전북전을 떠올리며 “90분 경기 동안은 불안하지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 추가시간 7분은 참 불안했다”면서 “추가시간이 3분인 줄 알았다. 내가 잘못 안 것이다. 동료들한테 ‘왜 3분이 이렇게 길어?’라고 했다. 빨리 끝났으면 했는데 경기가 끝나지 않아 너무 불안했다”고 말했다.

수원삼성이 내년 시즌 K리그 우승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걱정도 이어졌다. 염기훈은 “선수 보강이 이뤄져야 한다. 매년 선수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올 시즌도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면서 많이 힘들었다”면서 “자기 자리가 아닌 곳을 메우며 뛰어야 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내년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내려면 선수 보강이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수원삼성도 경쟁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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