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주의 건곤일척] 북아일랜드, 한계에 부딪친 것일까?

북아일랜드
북아일랜드는 이번에도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될까? ⓒ 북아일랜드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송영주의 건곤일척(乾坤一擲)’은 송영주 SPOTV 해설위원이 매주 치열하게 펼쳐지는 경기들 중에서 여러분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기를 상세하게 리뷰하는 공간입니다. <스포츠니어스>는 앞으로 한 주에 한 경기씩 송영주 해설위원의 독특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독자들에게 글로 제공합니다. -편집자주

[스포츠니어스 | 송영주 칼럼니스트] 북아일랜드의 약진은 이제 끝이 난 것일까? 북아일랜드는 지난 10일(한국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윈저파크에서 펼쳐진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리카르도 로드리게스에게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허용해 스위스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북아일랜드는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꿨지만 본선 진출 문턱에서 위기에 직면했다.

단단한 북아일랜드, 그러나 날카로움이 부족하다
북아일랜드는 2011년 12월 마이클 오닐 감독이 부임하면서 강인함을 회복했다. 마이클 오닐 감독은 북아일랜드 지휘봉을 잡은 후 약 35%의 승률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북아일랜드를 4-3-3과 4-5-1 포메이션 하에 단단한 수비와 날카로운 측면 공격을 보여주는 팀으로 변모시켰다. 그 결과 북아일랜드는 유로 2016을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선수권대회 본선에 진출했다. 그리고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C조에서 6승 1무 3패를 기록하며 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북아일랜드가 1980년대 중반 이후 내리막길을 걷다가 최근 다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역시 수비력에 기인한다. 과거처럼 팻 제닝스와 조지 베스트, 게리 암스트롱 같은 스타들은 존재하지 않지만 조니 에반스와 코리 에반스 형제 중심의 수비는 월드컵 예선 10경기에서 단 6골을 허용했을 정도로 단단함을 과시했다. 북아일랜드는 월드컵 예선 10경기 중 7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실점한 6골 중 5골은 독일에게 허용한 것이었다. 타 팀들에겐 거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아일랜드는 공격의 파괴력과 공격 루트의 다양함이 부족하다. 물론, 날카로운 크로스를 칼처럼 휘두르며 상대 수비를 교란하고, 2선에서의 중거리 슈팅과 세트 피스의 한 방으로 상대를 제압하곤 했다. 193cm의 장신 스트라이커 카일 라퍼티와 오른쪽 측면에서 에너지를 불어넣는 조쉬 매그니스는 3골씩을 넣으며 공격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아일랜드는 라퍼티와 매그니스, 코너 워싱턴, 제이미 워드 등의 공격수들을 보유했지만 확실한 해결사가 보유했다고 보기 어렵고, 단조로운 측면 공격으로 소위 강팀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 예선 C조에서도 체코, 독일 등을 상대로 무득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상대의 수비 앞에서 고개를 숙이곤 했다.

오닐 감독의 결단이 필요하다
오닐 감독은 스위스전에서도 장점을 극대화해 단점을 숨길 계획이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180분 경기다. 스위스는 매우 강하지만 우리는 상대가 아닌 우리의 플레이에 집중할 것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북아일랜드와 스위스의 대결은 방패와 창의 대결이자 힘과 스피드의 충돌, 높이와 침투의 경쟁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북아일랜드의 힘과 높이는 스위스의 스피드와 침투, 템포 조절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북아일랜드는 점유율 35%, 슈팅 5회, 코너킥 1회 등을 기록했지만 유효슈팅을 단 한 차례도 하지 못했다. 반면에 스위스는 점유율 65%, 슈팅 16회, 유효슈팅 2회, 코너킥 4회, 오프사이드 3회 등 모든 기록에서 북아일랜드를 압도했다. 오히려 0-1이란 스코어는 스위스가 더 아쉬워할 결과처럼 느껴질 정도. 경기 기록이나 내용을 보면 스위스의 블라디미르 페트코비치 감독이 북아일랜드의 전술을 간파해 오닐 감독과의 전술싸움에서 승리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북아일랜드는 오는 13일 스위스 원정에서 플레이오프 2차전을 펼치므로 아직 기회는 있다. 하지만 1차전과 같은 전술과 경기력으론 스위스를 상대로 역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당연히 오닐 감독의 결단이 필요하다. 비록 팀 체질을 2-3일 사이에 변화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공격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라퍼티와 매그니스, 워드, 워싱턴, 댈러스 등의 공격수들을 대거 투입해서라도 공격력을 높이고, 스위스와의 대결을 한 골 승부가 아니라 화력대결로 이끌면서 대량 득점을 노려야 한다. 벼랑 끝에 선 북아일랜드로선 모험이 필요한 순간이 왔고, 공격력의 한계를 극복해야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press@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ports-g.com/7JR38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