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실 감독도 대학 축구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냈다. ⓒ안산그리너스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K리그 챌린지 10개 팀 중 9위. 성적만 놓고 보면 실패한 시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팀의 감독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는 “너무 고생했다”고 했다. 바로 올 시즌을 앞두고 창단한 신생팀 안산그리너스의 이흥실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과연 여기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을까. K리그 챌린지 정규리그가 막을 내렸지만 여전히 선수단과 함께 땀 흘리고 있는 안산 이흥실 감독을 직접 만났다.

시즌이 끝났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라울은 사인회를 마치고 휴가를 떠났고 나시모프는 아버지가 위독하셔서 시즌이 끝나고 바로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갔다. 이외에도 한 시즌 동안 쉬지 못하고 계속 경기에 나선 주전 선수 몇 명에게는 휴식을 줬고 나머지 선수들은 여전히 훈련 중이다. R리그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선수단을 해산하지 않았다. 가슴이 아프지만 이제 R리그 일정이 끝나면 선수단 정리도 해야 한다. 오늘도 인터뷰가 끝나면 선수들과 훈련을 하면서 목욕탕 식혜 내기를 할 거다. 물론 난 져도 우겨서 안 걸린다.

창단 첫 시즌을 보냈다. 한 시즌을 돌아본다면 어떤 느낌이 드나.

끝나고 나니까 시원섭섭하다. 아쉬운 점도 있다. 준비를 더 잘했으면 조금 더 좋았을 것 같고 다음 시즌에 대한 것도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수단에 너무 고맙다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다. 마지막 대전과의 원정경기에 가 선수들에게 “정말 열심히 해줘 고맙다”고 했다. 이 팀의 감독이 아니라 축구 선배로서 고맙게 생각한다. 우리 팀 선수 중 몇 명을 빼면 대부분이 1년짜리 단기 계약이었다.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에서 온 프로 신인들도 많았다. 경험도 부족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홈 경기는 공격적으로 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한 시즌이 끝날 때까지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축구인 선배로서 고맙게 생각한다.

시즌 개막 전 안산의 예상 순위를 9위라고 했는데 정말 그게 맞아 떨어졌다.

사실은 9위도 욕심이었다. 우리가 한 팀을 제쳐야 하는데 전체적인 선수 구성을 보면 쉽지는 않아 보였다. 그래도 한 팀과 네 번 경기를 치르는데 네 번 중에 한 번씩은 다 이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운이 좋으면 한 번은 이기겠지’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수원FC한테는 네 경기 중 두 번을 이겼다. 선수층을 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해냈다. 물론 한 번도 못 이긴 팀도 있다.

안산보다 밑에 있을 10위 팀으로 대전을 예상했었나.

솔직히 말하면 대전은 생각하지 못했다. 기존 선수들도 많이 지켰고 거기에 크리스찬이나 이호석 같은 선수들도 보강을 잘 했기 때문이다. 대전은 4강 안에 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전이 우리 홈 개막전에서 패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지금 와서 말하는데 그래도 제일 할 만한 팀은 안양이라고 생각했었다.

안산 이흥실 감독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스포츠니어스

K리그 챌린지는 정말 예측하기 어려운 것 같다. 한 시즌을 소화하면서 가장 힘든 시기는 언제였나.

여름에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는데 대체 자원이 없었다. 스쿼드가 두텁지 못하기 때문이다. 9~10명 정도가 경고 누적과 부상으로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 부상 선수를 백업 명단에 넣기도 했다. 그런데 다행인 건 그래도 올 시즌 주중 경기가 많이 없었다는 점이다. 주중 경기는 딱 두 번했다. 일주일에 한 경기만 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지난 시즌처럼 주중 경기가 많았으면 9위도 못했을 것 같다. 다행히 일주일에 한 경기씩 하고 이틀은 쉬었으니 그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

나도 기억난다. 8월 부산과의 홈 경기에서 부상 선수들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당신의 표정이 어두웠었다.

맞다. 그때였다. 정말 ‘야 이거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 주전 멤버는 정해져 있고 백업 멤버와의 기량 차이도 있어 그 시기가 가장 어려웠다.

라울이 올 시즌 15골을 넣어 K리그 챌린지 득점 랭킹 2위에 올랐다. 하지만 라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지적도 있었다.

루카나 나시모프가 조금 더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한건용이 부상을 당하지 않았으면 시너지 효과가 났을 텐데 건용이도 부상으로 고생했다. 그래서 라울이 (장)혁진이하고 둘이 많이 해줬다. 단순한 패턴이어도 이 둘이 너무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라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건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라울이 멀티골을 터트린 경기도 많다. 반대로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팀을 따라가는 것 같다. 팀이 약하다보니 우리가 강팀하고 붙으면 라울도 수비까지 많이 가담해야 한다. 그래서 체력적으로도 힘들었고 본인이 가진 걸 다 보여주지 못할 때도 있었다. 라울이 침묵했던 경기는 우리도 어려웠다.

말컹과 라울을 비교하는 이들도 있다.

말컹은 내가 데리고 있지 않아서 어떤 성격인지는 잘 모르지만 들리는 이야기로는 아직 어리다고 하더라. 그런데 라울은 어른스럽다. 경험도 있고 나이도 있다 보니 리더 역할도 할 줄 안다. 팀 분위기를 이끌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만들 줄 아는 선수다. 굉장히 프로답고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가 좋다. 말컹이 올 시즌 워낙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줬고 경남이 압도적인 성적을 낸 건 인정한다. 말컹의 힘도 대단했다. 하지만 라울의 프로페셔널한 자세 만큼은 말컹 이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복덩이를 어떻게 데려온 건가.

전북 시절부터 잘 아는 에이전트가 있다. 전북에 있을 때 드로겟을 소개했던 에이전트인데 그 친구로부터 라울을 소개 받았다. 영상을 보는데 일단 스피드가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신생팀이어서 역습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래서 빠른 선수를 찾고 있었다. 잘하더라. 그런데 영상만 보고서는 프로 의식과 자세를 알 수 없어 약간의 의문이 있었는데 막상 팀 훈련에 합류시켜 놓으니 이 놈이 진짜 프로답더라. 딱 보면 알지 않나. 태도와 생활 자세가 믿음이 갔다.

안산 이흥실 감독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스포츠니어스

올 시즌 K리그 챌린지 도움 1위 장혁진의 영입도 신의 한 수였다. 정말 잘 데려온 것 같다.

강원이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물갈이를 했는데 혁진이가 강원을 나간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들었다. 평소에도 좋게 보고 있던 선수였다. 그래서 우리 이영민 수석코치에게 “쟤 어떠냐”고 물어보니 이영민 코치가 혁진이에 대해 잘 알더라. 안 그래도 이영민 코치가 안양에 있을 때 혁진이를 영입하고 싶어서 면밀히 검토한 적이 있다고 했다. 기술이 좋은 선수라고 했고 우리가 딱 구하던 포지션의 선수여서 구단에 이야기해 바로 영입을 추진했다. 놀라운 건 강원에서 받던 연봉 그대로 우리 팀에 왔다는 것이다. 본인이 연봉을 올리고 그런 것도 없이 온 거다. 그런 면에서 너무 고마웠다.

강원 입장에서는 왜 이런 좋은 선수를 잡지 않았을까.

나도 그건 의문이다. 스타일이 맞지 않았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올해 P급 지도자 자격증 교육 때 최윤겸 감독을 만나서 물어본 적이 있다. 그랬더니 최윤겸 감독은 혁진이를 더 데리고 있고 싶었는데 뭔가 안 맞는 게 있어서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 뭐 우리야 고마운 일이다.

영입을 잘 한 것도 있지만 장혁진이 안산에 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게 큰 것 같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내가 미드필드 출신이다. 혁진이가 예전에는 측면에도 서고 공격적으로도 많이 기용됐는데 우리 팀에서는 그게 아니다. 딱 중앙에 서서 경기를 운영하는 예전 말로 ‘게임 메이커’ 같은 부분을 요구했다. 그게 내가 선수 시절에 했던 역할이다. 패스를 어떻게 하고 경기 운영을 어떻게 하고 그런 걸 계속 주문했는데 혁진이가 잘 받아줬다. 그리고 경기에 들쑥날쑥 출장하면 선수가 경기력을 유지하는데 힘들지만 혁진이는 우리 팀에서 늘 경기에 나가야 하는 중요한 선수다. 그러면서 자기가 경기력을 쭉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 변화들이 감독 입장에서는 보기 좋았다.

꼴찌에서 두 번째 팀에 득점 2위와 도움 1위가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두 선수의 노력이었다. 라울도 처음 한국에 왔고 혁진이도 신생팀에 오게 돼 각오가 남달랐다. 훈련을 하면 둘이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꼭 같이 한다. 세트피스나 전술훈련을 할 때 서로 요구 사항을 자주 이야기한다. 그래야 경기장에 나가면 제스처 하나로도 통한다. 라울도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지만 정말 놀랍게 발전한 건 혁진이다. 전에 있던 팀에서와는 스타일이 많아 달라졌다.

내년에도 이 둘은 안산과 함께하는 건가.

일단 둘 다 내년까지는 계약이 돼 있다. 그런데 혹시라도 겨울에 다른 팀에서 거액을 제안하면 우리 살림에 고민을 해봐야 할 수도 있다. 혁진이는 다른 여러 팀에서도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물론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강원에서 올 때 연봉에 자기가 손해를 보고 왔는데 올해 도움왕까지 했으니 우리가 그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고생한 대가는 줘야하지 않겠나.

시즌 개막 전 베트남과 중국 선수도 테스트했다고 하던데 영입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나.

원래는 인천에 있던 쯔엉을 데려오고 싶었다. 쯔엉이 중원에서 패스나 이런 건 곧잘 하더라. 인천이 쯔엉을 포기하면 영입하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 됐다. 그래서 다른 베트남 선수와 중국 선수를 찾았다. 영상으로 봤을 때는 스피드도 있고 괜찮았는데 막상 테스트를 해보니 너무 약하더라. 그래서 영입을 포기했다.

안산에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사는데 혹시 베트남과 중국 선수 영입도 그들을 위한 마케팅이라고 보면 되나.

사실 그걸 노린 건 맞다. 쯔엉을 데려오려고 했던 것도 그 이유였다. 그 정도면 실력도 괜찮고 마케팅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기에 나가지 못하면 마케팅이고 뭐고 아무 소용이 없다. 나시모프도 조금만 더 경기에 많이 나갔으면 관중 동원에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여기 안산에 우즈베키스탄 분들이 꽤 많은데 실제로 몇몇 분들은 나시모프를 길거리에서도 알아봤다. 그런데 경기에 많이 출장하지 못하니 그 분들의 관심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준비가 되지 않은 선수를 경기장에 내보낼 수는 없다.

안산 이흥실 감독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스포츠니어스

올 시즌 최고의 경기를 꼽자면 어떤 경기인가.

지난 6월 홈에서 경남하고 해 3-3으로 비긴 경기를 꼽고 싶다. 비겼지만 너무 잘한 경기였다. 당시에 경남은 무서운 기세로 1위를 질주 중이었는데 우리가 그런 경기를 했다는 건 대단히 훌륭했다. 선수들의 준비 자세도 좋았고 경기 내용도 좋았다. 물론 그 경기에서 후반 3-2로 앞선 상황에 말컹의 헤딩을 막기 위해 장신 선수를 투입할까 고민하다 투입하지 않았던 건 아쉽다. 그렇게 막으면 다른 경기가 잘 안 될 거 같아 장신 수비수를 넣지 않았는데 그 부분은 후회했다. 이 경기 말고는 수원FC한테 4-0으로 크게 이긴 경기도 만족스러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안산그리너스 감독과 아산무궁화 감독 제의를 동시에 받았다고 들었다. 그런데 안산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산무궁화는 좋은 선수들이 와서 성적을 내고 감독 입장에서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덜하다. 하지만 내가 선수를 뽑아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원했다. 그래서 비록 열악하지만 안산을 선택하게 됐다. 또한 감독으로서의 처음을 안산경찰청 시절에 경험했다. 안산과의 인연을 끊을 수가 없었다. 창단 팀이라 힘들지만 내 선수를 데리고 내가 팀을 만들 수 있다는 재미가 있다.

안산으로 주소지를 옮기고 ‘진짜 안산사람’이 되겠다는 약속을 한 적도 있는데 그 약속을 지켰나.

물론이다. 지난해 10월 말에 안산으로 아예 이사를 왔다. 애들은 직장이 있어서 서울에서 왔다 갔다하고 여기에는 집사람하고 있다. 안산시 50대 조기회에서 같이 ‘뽈’ 좀 차자고 했는데 조기회에 가입하려면 이 지역 주소지로 옮겨야 한다. 그래서 그냥 아예 이사를 왔다. 그런데 사람들이 아직 내가 안산으로 이사한 건 잘 모른다. 경기 끝나고 전화 와서 “술 한잔 하자”고 하면 “나 지금 서울 집으로 가고 있어”라며 거절하려고 이사한 걸 숨기고 다녔다. 이 인터뷰가 나가면 꼼짝 없이 앞으로는 안산 지인들의 술자리에 잡히게 생겼다.

안산 감독이 안산 지역 조기회에서 공을 찬다는 건 특별한 일이다.

같은 50대가 모여 공을 차면 기분이 좋다. 그 자리에서 우리 선수들 이야기도 해주고 축구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 같이 뛰면서 땀 흘리는 게 너무 좋다. 올해 우리 선수들을 안산 지역 조기회에 한 명씩 다 보내서 운동하려는 계획을 세웠었다. ‘조기회 드래프트’를 통해 라울도 뽑아가고 혁진이도 뽑아가서 같이 운동하고 홍보도 좀 했으면 했다. 그러면 지역 생활 체육에 몸담은 이들도 우리 팀에 더 관심을 갖게 될 것 아닌가. 올해는 계획을 이루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꼭 그걸 해보고 싶다. 안산시 축구협회와도 그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도 당신처럼 국가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동네 축구에 나가는 건 반칙 아닌가.

얼마 전에는 한마음 체육대회라고 지역별로 모인 조기회 팀이 큰 대회에 출전했다. 그런데 파주 50대 조기회하고 경기에서 우리가 2-0으로 이기고 있다가 두 골을 내주고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거기에서 내가 승부차기를 놓쳤는데 파주 팀도 한 명이 실축을 하더라. 최인영 코치였다. 경기 도중에는 필드 플레이어로 뛰더니 승부차기가 되니까 골키퍼를 하더라. 그러다 결국 최인영 코치가 내 다음 키커 슈팅을 막아 우리가 졌다. 우리팀 감독이 선수 교체도 이상하게 하고 전술도 막 이상하게 썼다. 아, 잘하고 있었는데….

당신이 프로팀 감독인데 당신에게 전술을 짤 권한은 없나.

무슨 소린가. 난 그냥 거기가면 여러 선수 중 한 명일 뿐이다. 나에게는 그런 권한이 없다. 아, 그날 정말 잘하고 있었는데….

안산은 유독 사회 공헌활동을 많이 한다. 구단 프런트와 선수들이 하루에 세 번씩 지역민들과 만나기도 한다. 올 시즌에만 무려 사회공헌활동을 200번 넘게 했단다. 감독 입장에서는 불만이 없나.

한 시즌 동안 우리 선수들과 직원들이 고생을 참 많이 했다. 쉽지 않은 일인데 군말 없이 그런 활동을 한 선수들에게 참 고맙다. 전혀 불만이 없어 더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숙소가 따로 없어 선수들이 다 따로 산다. 젊은 선수들은 원룸을 얻어서 혼자 살거나 동료와 둘이 산다. 그런데 오전에 그 조그마한 방에 쳐박혀 있으면 뭐하나. 오전에 나가서 봉사도 하고 시민들과 어울리면 얼마나 좋은가. 어차피 시즌 중에는 하루에 훈련이 한두 시간 뿐이다. 사회공헌활동은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올해 몇 번이나 사회 공헌활동에 참여했나.

나도 서너 번 나가서 같이 청소도 하고 그랬다. 나야 뭐 사진 몇 장 찍는 수준이지 고생은 구단 직원과 선수들이 다 했다.

확실히 사회공헌활동의 효과가 느껴지나.

물론이다. 경기가 끝나고 나오면 초등학교 자녀를 데리고 온 어머님들께서 나와 악수하며 선수 이름을 이야기한다. “다음 경기에는 황인재 선수 좀 기용해 주세요.” “다음에는 차강 선수 나오게 하면 안 돼요?” 그 선수들이 학교에 가서 아이들과 같이 땀 흘리며 운동을 했는데 자기가 아는 선수가 나오지 않으니까 어머니를 통해 나한테 부탁하는 거다. 그런 청탁 아닌 청탁을 많이 받았다. 그만큼 선수들이 어린 팬들에게 각인됐으니 이런 청탁은 늘 기분 좋다. 올해 안산에서 뛴 선수라면 선수 생활을 하는 자세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았을 것이다.

안산 이흥실 감독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스포츠니어스

지금은 당신을 한 프로팀의 감독이라고만 생각하지 당신의 어마어마했던 선수 시절을 잘 모르는 어린 팬들도 많다. K리그 신인왕을 받고 그 다음 시즌에는 MVP까지 받았다. 본인 입으로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지 좀 소개해 달라.

어마어마하지는 않았다. 프로팀이 몇 팀 안 됐고 당시 우리 포철 멤버가 워낙 좋았다. 그리고 지금은 돌아가신 故최은택 감독님이 나를 예쁘게 봐서 운 좋게 경기에 나갈 수 있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건 1987년이었다. 사상 유례없는 이틀 연속 경기를 했기 때문이다. 돈이 없으니 대구로 가 토요일에 경기를 하고 거기에서 하루 잔 뒤 일요일에도 경기를 하고 그랬다. 맨땅에서도 하고 한 마디로 유랑생활이었다. 그러니 뭔 경기가 되겠나. 그래도 사정이 그러니까 했다. 하지만 사정이 열악해도 참 재미있었다. 뜻이 맞고 스타일이 맞는 선수들과 같이 하니까 진짜 재미있었다. 조긍연, 최상국, 이기근 등 좋은 선수들이 우리 팀에 많았는데 그런 선수들하고 같이 운동하는 게 너무 좋았다.

그 선수들 중에 제일 잘 나간 게 당신 아닌가. 당신은 K리그 베스트11에 무려 5회나 선정되기도 했다.

제일 잘 나간 건 아니다. 하지만 경기에 나가면 이기니까 그 자체 만으로도 즐거웠다. 첫 대회에서는 3위를 했고 그 다음 시즌에 우승을 했다. 그때 내가 전형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프리킥이나 패스 등을 맡았다. 하지만 1986년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는 수비가 약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사실 그때는 대표팀에 대한 회의감이 있었던 것도 솔직한 심정이다. 내가 패스 연결과 경기 운영을 다 하는데 내 옆에 제대로 된 수비형 미드필더가 한 명 있다면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꾸 내 수비력을 지적하는 이들이 있으니 대표팀에 대한 애정이 많지 않았다. 대표팀은 어린 나이에 들어갔지만 대표팀에서는 보여준 게 많이 없었다.

대표팀에 대한 불만이 컸던 것 같다.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엄청 있었다. 연습경기를 하면 골은 내가 넣고 경기 운영도 내가 하는데 막상 시합에 나가면 내 수비력이 지적을 받고 내가 배제됐다. 그래서 ‘대표팀 안 해도 그만’이라는 생각도 했었다. 왜냐하면 대표팀에서는 이렇게 지적을 받는데 포철에만 가면 뜻이 맞는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으니 너무 신나고 좋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내가 대표팀에서 너무 자존심을 부린 것 같다. 당시에는 어려서 내가 못하는 걸 잘 몰랐다. 물론 나중에는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됐지만 당시에는 내 불만을 표출하는 다른 방법이 있었을 텐데 왜 그랬을까 싶다.

지금 대표팀 선수들도 그걸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당신 팬클럽 ‘흥사모’는 무엇인가.

내 고향인 창원과 부산 쪽 친구들과 후배들의 모임이다. 가끔 내가 휴가를 얻어 고향에 가면 같이 공도 차고 골프도 하고 그러는 친구들인데 내가 안산 팀을 이끌고 작년 겨울에 창원에서 동계훈련을 하니까 그 친구들이 몇 번 와서 선수단 전체 밥을 사줬다. 그리고는 “흥실이도 창원까지 내려오는데 우리가 안산까지 못 올라갈 이유가 뭐 있느냐”면서 후원회를 만들었다. 그 이름이 <이흥실을 사랑하는 모임> ‘흥사모’다. 얼마 전에는 자기들끼리 돈을 모아서 구단에 천만 원을 쾌척했다. 더 내라고 했더니 더는 안 내더라.

이거 왠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어야 할 것 같은 단체 이름이다.

그런 건 아니다. 시합 내려가면 선수들 고기도 한 번씩 사주는 고향 친구들과 후배들이다.

안산 이흥실 감독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스포츠니어스

P급 지도자 자격증도 틈틈이 준비했다고 들었다. 이제 마무리하려면 얼마나 남았나.

11월 20일에 마지막 3차 연수를 영국으로 떠난다. 원래 주말에는 쉬면서 3주 정도 교육을 받는 마지막 코스인데 감독들이 3주씩 시간을 빼는 게 쉽지 않다. 이제 선수단 정리하고 영입도 준비해야 하는데 3주씩이나 자리를 비울 수 없다. 시즌 도중에도 연수 때문에 두 경기나 빠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주말도 쉬지 않고 2주 만에 끝낸다. 런던에서 세 시간 거리에 있는 스포츠센터로 들어간단다. 영국까지 가는데 리버풀 경기 딱 한 번만 보고 돌아온다. 별로 재미 없을 것 같다.

P급 지도자 자격증 과정 중 재미있는 게 많다고 들었다. 미디어를 응대하는 기자회견 연습을 하는데 그 주제가 독특하다고 들었다.

강철 코치를 FC서울 감독이라고 가정하고 밖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외국인 강사와 우리가 다 같이 짜고 상황극을 하는 거였다. 우리가 다 기자가 된 것이다. 강사는 “이런 질문을 하고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보고 자세까지도 트집을 잡으라”고 했다. 강철 코치는 그것도 모르고 다시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왔는데 우리가 막 질문을 퍼부었다. 처음에는 “성적이 좋지 않은데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아직까지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자신 있다.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 이때부터 우리가 짠 상황극이 시작됐다.

어떤 거였나.

“당신이 지금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성적도 안 좋은데 지금 이런 사건이 터졌다. 입장을 명확히 해달라”고 질문하자 강철 코치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나는 결백하다. 어떻게 나온 기사인지 모르지만 가족들한테 부끄럽지 않다”고 답하니까 또 우리가 막 물어 뜯었다. 나중에는 강철 코치도 흥분하더라. 이렇게 당황스러운 상황에서의 미디어 응대법도 지도자 교육에 들어있다.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수업도 있다.

실제로 불륜을 저지르다가 저 상황극에 휘말렸으면 뜨끔했을 것이다. 물론 강철 코치는 그렇지 않았겠지만.

나도 당당하다.

안산 이흥실 감독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스포츠니어스

알겠다. 이건 안산경찰청 시절을 경험한 당신에게 물어보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 현재 상무가 네이밍 스폰서 문제로 리그에서 빠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나. 솔직한 심정을 듣고 싶다.

어려운 문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한국 축구를 위해 상무나 경찰청이 사라지면 안 된다는 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접근하고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그리고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군경팀은 앞으로 23세 이하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이 끝난 뒤 메달 획득에 실패해 병역 혜택을 받지 못했다면 그 선수들을 데리고 2년 동안 군경팀에서 잘 키우며 선수들 군 문제도 일찍 해결해 자유롭게 해외에 나갈 수 있어야 한다. U-19세와 U-21세를 거쳐 23세의 나이에 프로리그에서 어느 정도 출장한 선수들을 이렇게 군경팀에 선발해 놓으면 팀에도 도움이 되고 빨리 해외에 나가 경쟁력 있게 움직여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이 팀이 꼭 K리그 클래식이나 K리그 챌린지에 있어야 하느냐. 그건 아니다. 내셔널리그도 좋고 K3리그도 좋다. 후에 K3리그에도 승강제가 생기면 군경팀은 K3리그에서 우승을 해도 승격하지 않는 조건으로 참가하는 게 어떨까 싶다. 반드시 있어야 하는 팀이지만 그 범위를 꼭 K리그 안으로 좁힐 필요는 없다.

나도 선수들이 지금보다 어린 나이에 군 문제를 해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상주나 아산에서 현역 생활의 전성기를 보내는게 너무 아깝다. 이제 27살~28살이면 선수로서 꽃 피워야 할 시기인데 그때 군대에 가서 29살이나 30살에 나온다. 경찰청도 입대 제한 연령이 28세였다가 상주와 마찬가지로 27세로 낮췄지만 그래도 늦다. 이 기준이 23세로 낮춰졌으면 한다.

동의한다.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또 문제가 있다. 현재 K리그 클래식은 23세 이하 선수 한 명을 의무적으로 출전시켜야 하고 K리그 챌린지는 22세 이하 선수를 의무적으로 경기에 내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체 카드를 한 장 적게 써야 한다. 하지만 나는 이게 반대로 됐다고 생각한다. K리그 클래식은 22세 이하로, K리그 챌린지는 23세 이하로 그 규정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돈 없는 K리그 챌린지에서도 대학교 4학년 선수들을 뽑을 수 있다. 지금 대학교 4학년 선수들은 K리그 챌린지에서 뽑지도 못한다. 22세 이하 선수들을 써야하는데 누가 23세 선수를 뽑겠나.

조금 더 자세히 말해 달라.

22세에 프로팀에 왔다는 건 이미 능력이 갖춰져 있다는 거다. 대학교 2학년을 중퇴하고 프로의 부름을 받을 정도로 능력이 있어야 한다. 잘하고 유망한 선수들은 22세 이전에 K리그 클래식에 간다. 그리고 3~4학년 때 프로에 진출하지 못하면 K리그 챌린지에서 기회를 부여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대학교에도 활로가 생기고 선수 순환이 된다. 지금 K리그 챌린지에서 어떻게 대학교 2학년생 22세 이하 선수를 돈을 주고 데려오겠나. 계약금을 다 주고 데려와야 하는데 그 친구들이 굳이 K리그 챌린지를 오려고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연맹은 2019년부터는 K리그 클래식과 K리그 챌린지 모두 이 규정을 22세 이하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 K리그 챌린지는 또 22세 이하 어린 선수를 못 뽑는다. 어차피 대학교 2학년 중에 명망 있는 선수들은 다 K리그 클래식으로 간다. 한 팀에서 두 명씩만 데려가도 프로에서 가용할 자원은 다 빠져 버리는 거다. 그러면 K리그 챌린지는 어떻게 하나. 의무적으로 22세 선수를 써야하는데 이런 선수 출전에 목적을 둘 수밖에 없다. 10분 넣었다가 빼고 30분 넣었다가 빼고 다른 선수 넣어야 한다. U-22로 규정을 정해버리면 대학교도 문제다. 대학교 2학년 때 프로로 빼와야 하는데 그러면 대학은 어떻게 되는가. 너무 K리그 클래식만 생각한 제도 아닌가 싶다. 22세의 나이에 K리그 클래식에 가서 잘 안 도면 23세가 됐을 때 K리그 챌린지에서 한 번 더 도전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제도적으로 다 묶어 놨다. 22세 선수들이 지금 K리그 챌린지에서 경기 못 나가면 얘들은 그냥 축구인생 끝나는 거다. 갈 데가 없다. 정말로 김민재 같은 실력이 아니면 아예 설 기회조차 만들기 쉽지 않다. K리그 클래식을 U-22로, K리그 챌린지를 U-23으로 해줘야 한다. 아니면 군경팀을 23세 이하로만 선발하던지. 정말 한창 뛰어야 될 선수들이 뛰지 못하는 이게 참 안타깝다.

안산 이흥실 감독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스포츠니어스

알겠다. 올해 목표가 9위라고 했는데 딱 9위를 차지했다. 이런 신통한 능력으로 내년 시즌 순위를 예측해 달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7위다.

밑에 무려 세 팀이나 깔겠다는 건가.

어려운 목표이긴 하다. 전력상 우리가 아무리 선수를 보강한다고 해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지난해 첫 창단할 때 선수들을 데려와야 하는데 창단이 계속 미뤄지면서 좋은 선수들을 다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9월에 약속했던 선수들을 10월까지 창단이 안 돼 다 보내야 했고 10월에 약속했던 선수들도 11월까지 조례 통과가 안 돼 놓쳤다. 그러다 11월에 조례를 통과해 급하게 공개 테스트 등을 거쳐 선수를 뽑을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예상 순위를 9위라고 했다. 하지만 7위는 더 어렵다. 우리 전력이 가장 약한데 우리보다 재정적으로 나은 팀들은 계속 보강을 할 거다. 하지만 1년 동안 프로를 경험한 우리 선수들이 있고 K리그 챌린지와 내셔널리그 쪽에 있던 경험 있는 친구들을 높지 않은 연봉으로 데려와 쓸 수 있다면 팀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의 선수를 뽑아와 팀을 올 시즌 보다도 더 발전시키고 싶다. 그래서 욕심 같지만 목표를 7위로 잡았다. 물론 잘 안 되면 꼴찌도 할 수 있다.

아직은 이른 질문이지만 차근차근 발전한다면 언제쯤 승격이라는 꿈만 같은 일이 현실로 일어날 수 있을까.

3년이 지나면 팀이 조금 꾸려질 것이고 4~5년쯤 되면 플레이오프를 통해 그런 부분에 욕심을 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첫 해는 준비를 많이 못했지만 우리 재정에 맞는 한도 내에서 보강하면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이제 선수단 중 누군가는 떠나야 한다.

숙소가 없어 혼자 밥 해먹고 왔다 갔다 한다는 게 선수들에게는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다. 내셔널리그 선수들 중 우리 선수들보다 연봉을 더 많이 받는 이들도 많더라. 그리고 여기에 우리 선수들은 방값 등을 따로 더 써야해 상황이 더 열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아마 선수들 본인이 너무나 많이 느꼈을 것이다. 팀에 남을 선수도 있고 다른 팀에 갈 선수도 있고 축구 선수로서의 위기를 겪을 선수들도 있겠지만 안산에서 함께 한 1년은 어디에 가도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많이 느꼈을 것이다. 다들 고생 많았다.

그렇다면 마지막 질문이다. 올 한 시즌 열심히 응원해준 팬들에 한 마디 부탁한다.

1년 동안 보여준 응원과 관심이 너무 고맙다. 홈과 원정을 따지지 않고 늘 우리를 응원해준 서포터스 ‘베르도르’에도 고마움의 인사를 전한다. 5명이 됐건 6명이 됐건 멀리까지도 따라와 우리 선수들한테 힘을 불어넣어주는 모습을 보고 매번 ‘이 팀을 정말 잘 만들어 팬들이 원하는 걸 함께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경기가 끝나면 이 분들과 5분이건 10분이건 늘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는 항상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응원은 죽어라 해주는데 잘 이기지 못하고 성적은 항상 하위권을 맴돌아 미안하고도 고맙다. 그런 응원이 아니었더라면 우리 선수들이 창단 첫 시즌부터 이런 경기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잘한 성적은 아니지만 우리 선수들이 어려운 여건에서 자기가 소화해야 하는 부분은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건 팬들의 응원 덕분이었다. 내년에는 꼭 7위를 하겠다.

이흥실 감독은 안산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 10개 팀 중 9위로 첫 시즌을 마쳤고 두 번째 시즌은 7위라는 소박한 목표를 잡아 놓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신뢰가 간다. 당장 우승을 할 것처럼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해놓고 그걸 지키지 못하는 감독이 태반인 상황에서 이흥실 감독은 현실적인 목표를 하나씩 이뤄 나가고 있다. 창단 첫 해부터 시민들과 함께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안산의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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