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환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안성=조성룡 기자] 前 야구선수 박명환이 현역 시절 '잠실 라이벌'의 추억에 젖었다.

제 1회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와 프렌즈 자선골프 대회가 열리고 있는 안성, 축구선수들이 대부분인 이 곳에 야구선수가 등장했다. 바로 박명환이다. 2015 시즌까지 KBO리그에서 뛰었던 전설적인 투수 박명환은 은퇴 후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코치로 재직하고 있다. 그런 그가 축구인이 개최하고 수많은 축구인들이 참여하는 골프 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축구선수들 사이에 섞여있는 그가 조금은 낯설기도 했다.

참여 동기를 묻는 질문에 "좋은 일이니까 당연히 참여했다"고 씩 웃으며 말한 그였지만 사실 이유는 따로 있었다. 과거 그는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당시 jtbc 해설위원을 하면서 축구인들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축구 중계진들과 재미 삼아 골프를 쳤을 때 패배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오늘은 복수하러 왔다."

박명환은 투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한 스토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현역 선수 시절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에서 모두 뛰었던 기묘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두 팀의 성적은 엇갈리고 있다. 두산은 뒷심을 발휘하며 KIA 타이거즈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반면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그의 감정 또한 엇갈린다. "두산은 저력이 있는 팀이다"라고 뿌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LG가 잘 할 수 있는데 올 시즌은 참 아쉽다"라며 쓴맛을 다신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는 '잠실 라이벌' 두 팀에서 모두 뛴 몇 안되는 인물이다. 그래서 짓궂은 질문을 던져봤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그는 어느 팀에 더 애착을 가지고 있을까? 물론 선수 생활은 NC 다이노스에서 마무리했다. 하지만 단 두 시즌이었다. 그의 선수 생활 대부분은 잠실구장에서 보냈다. 그래서 두 팀에 대해 특별한 감정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 질문을 던지자 그는 잠시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두 팀 다 좋은 팀이다"라고 말한 그는 다시 한 번 고민하더니 "어느 팀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두산의 경우 내가 데뷔한 팀이다. 그리고 LG에서도 꽤 오랜 선수 생활을 했다. 굳이 표현하자면 두산은 친정 같은 팀이고 LG는 시댁 같은 팀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우문'에 '현답'을 내놓은 셈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에는 축구선수들을 꼭 이기겠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적어도 발로 하는 것은 내가 축구선수보다 못하겠지만 골프는 손과 장비를 이용해 치는 스포츠다. 여기서는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활짝 웃었다.

한편 제 1회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와 프렌즈 자선골프 대회는 사단법인 김병지스포츠문화진흥원이 주최하는 자선 골프 행사로 대한민국 유소년 축구 발전 및 불우이웃 기금 마련을 위해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기업인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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