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박형순은 친정팀의 공격을 막아내야 하는 얄궂은 운명과 마주했다. ⓒ수원FC

[스포츠니어스 | 수원=김현회 기자] 아산무궁화 골키퍼 박형순을 위한 경기였다.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KEB 하나은행 2017 K리그 챌린지 수원FC와 아산무궁화의 경기에서 아산은 한의권의 결승골을 잘 지켜내며 1-0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결승골의 주인공 한의권 만큼이나 이날 빛난 건 최후방을 든든히 지킨 박형순이었다.

최근 네 경기 연속 무득점 및 3연패 중이던 수원FC는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총공세에 나섰다. 무려 21개의 슈팅을 날리며 아산 골문을 집중 공략했다. 특히나 후반전에는 15개의 슈팅을 퍼부었다. 하지만 아산 골키퍼 박형순을 넘을 순 없었다. 박형순은 이날 수원FC의 슈팅을 모두 막아내면서 아산의 1-0 승리를 지켰다.

더군다나 박형순은 올 시즌 아산무궁화 입대 전까지 4년 동안 수원FC에서만 뛰었던 선수다. 수원FC가 K리그 챌린지에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며 승격에 성공할 때 일등공신이 됐던 주전 골키퍼였다. 지난 시즌에도 K리그 클래식 수원FC에서 12경기에 나선 바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아산무궁화에 입대한 그가 이날 친정팀을 상대로 한 눈부신 선방에는 그래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송선호 감독도 친정팀을 상대한 골키퍼 박형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형순이 지난 안양전도 그렇고 오늘 수원FC전도 너무나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쭉 보이면 훨씬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아산은 이날 경기를 포함한 최근 세 경기에서 안정적인 수비력을 선보이며 4득점 1실점으로 무패 행진(2승 1무)을 이어가게 됐다.

송선호 감독은 “박형순이 성급하지 않고 냉철하게 선방을 펼쳐 승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형순은 경기가 끝난 뒤 수원FC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고 팬들은 박형순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친정팀은 5경기 연속 무득점의 수모는 당하지 않겠다면서 무려 21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박형순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박형순은 그렇게 온몸으로 아산의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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