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유상철 감독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태백=홍인택 기자] 울산대 유상철 감독에게는 다른 감독들이 부러워할만한 경력이 있다. 국가대표 출신이라서가 아니다. 그는 현역 시절 골키퍼를 제외한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 포지션에서 뛴 경험이 있다.

22일 태백시 고원 1구장에서 열린 제48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울산대는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서울대를 만나 5-0으로 승리하며 조별예선 전승을 거두고 32강에 바로 진출했다.

경기 후 만난 유상철 감독은 덤덤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그는 "예선에서 모두 승리하고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한 것에 대해서 만족한다. 선수단 전체적으로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는 컨디션이었고 어느 한 선수 큰 부상 없이 예선을 잘 치를 수 있었던 부분이 큰 장점이 됐다"라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즌 울산대 성적은 인상적이다. 대구, 울산, 부산, 경남 지역 학교가 경기를 치르는 U리그 11권역에서 10경기 26득점 4실점으로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추계연맹전에서는 고려대와 한 조로 묶여있는 14조에서 19득점 무실점을 하며 3전 전승을 기록했다.

유상철 감독에게 있는 특별함이라면 그의 선수 경력에 있다. 그는 현역 시절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 포지션 모두를 소화했다. 골키퍼를 제외하고 최후방과 최전선을 오가며 활약했다. 그의 멀티플레이 능력은 울산 현대와 국가대표에서 큰 빛을 발휘했다.

그의 빛은 대학 무대에서도 빛나고 있었다. 현역 시절 멀티플레이어로 뛴 경험이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 유상철 감독은 "아무래도 그렇다"라고 전하며 이어 "예를 들어 미드필더만 했다면 다른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들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선수 때 다양한 자리에서 출전했던 경험이 지도자를 하면서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상철 감독은 더불어 "대학 무대는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이 중요하다. 발전하는 선수들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하며 지도자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이어 남은 추계대회 일정에 대해서는 "작년에는 4강까지밖에 못 갔다. 올해는 좋은 성적으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라고 전하며 "이제부터는 토너먼트다. 경기를 지고 나면 할 말이 없다. 어느 팀과 붙을지 모르지만 철저히 준비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의 현역시절 경험은 그의 '철저히'라는 말에 설득력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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