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대 3학년 미드필더 이현식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태백=홍인택 기자] "대표팀 뽑히고 빨라졌다고요? 그거 다 헛소문입니다. 전 아직도 느립니다." 용인대의 두 번째 골을 도우며 용인대를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케 한 이현식의 말이다.

용인대는 태백시에서 열리는 제 48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동신대를 2-0으로 꺾으며 조 1위로 32강 토너먼트에 바로 진출했다. 용인대는 전반 이른 시간 터진 득점으로 리드를 지키며 경기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동신대도 만만치 않았다. 확실한 승리를 위해 이장관 감독이 꺼낸 카드는 다소 왜소한 미드필더였다. 이 선수는 중원에서 볼을 지키더니 이곳 저곳 패스를 뿌렸다. 결국 팀의 두 번째 골을 도우며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 선수는 용인대 3학년 이현식이다. 이현식은 후반 교체로 투입될 때부터 뭔가 달랐다. 다른 선수들은 비장한 각오로 투입 전 터치라인에서 긴장한 모습을 보이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선수는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매우 해맑게 웃으며 터치라인을 따라 뛰어와 투입을 기다렸다. 나중에 이유를 물어보니 "우리 팀에 민식이라는 애가 있어요. 민식이를 부르는 줄 알고 이번엔 안 뛰겠구나 했는데 현식이라고 하더라고요"란다. 그게 그렇게 웃겼다고 한다.

왜소한 체격과는 안어울리게 몸을 매우 잘 이용한다. 상대방에게 공을 쉽게 뺏기지 않으며 볼 키핑을 한 후 팀 동료에게 공을 적절히 배급했다. 후반 교체로 들어간 이 선수가 궁금했다. 용인대 학생들에게 이현식에 대해 물어보니 "느리지만 단단하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정보를 들려줬다. 바로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뽑히더니 빨라졌다"라는 것.

이에 대해 이현식은 "제 스피드가요? 그건 헛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원래 빠르다고 말할 줄 알았는데 "아직도 느리다"라고 말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장점은 볼 키핑 능력, 패스 줄기를 볼 줄 아는 것 두 가지를 꼽았다. 과연 그의 말대로 그는 볼 경합이 치열하게 이루어지는 중원에서 왜소한 몸을 쓰면서도 넘어지지 않고 공을 간수하며 용인대의 공격을 이끄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태권도를 하다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축구를 시작했다. 부모님도 흔쾌히 허락했다고. 이제 대학교 3학년으로 용인대의 중심이 된 그는 다음 달 대만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 국가대표에도 발탁됐다. 자신의 스승인 이장관 감독이 직접 뽑았다. 현재 마카오에서 AFC U-23 챔피언십에 참가하고 있는 강지훈과 함께 뽑혔다. 이현식은 "대표팀에 뽑힐 줄은 몰랐어요"라고 말하며 "그래도 다른 선수들 보다 제가 감독님 스타일도 많이 알고 습득할 수 있어서 대표팀에서도 주도적으로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라고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intaekd@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