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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홍인택 기자] 상주 상무가 특별한 날 특별한 승리를 거뒀다. 8경기 만에 거둔 승리였다.

한국전쟁이 발발했던 6월 25일을 맞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FC서울과 상주 상무의 경기에서 상주가 황순민과 김호남의 골에 힘입어 서울을 2-1로 꺾었다. 

확실한 반등이 필요한 서울은 상주를 상대로 4-3-3 포메이션을 준비했다. 윤승원을 원톱 자원으로 내세우고 양 측면에 윤일록과 이상호를 배치했다. 이석현, 고요한, 주세종을 중앙에 배치했으며 백4라인은 심상민, 오스마르, 곽태휘, 이규로가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최근 계속 선발명단에 오르고 있는 양한빈이 꼈다.

상주는 2경기 연속 골을 넣고 있는 김병오를 필두로 양 측면에 조영철, 김호남을 배치한 4-3-3을 준비했다. 여름과 유준수, 김성주가 중앙에 배치됐고 백4라인은 홍철, 윤준성, 임채민, 김태환이 위치했다. 골키퍼 장갑은 서울을 친정으로 두고 있는 유상훈이 꼈다.

상주는 7경기 연속으로 승리가 없었다. 신진호 등 부상자도 많이 발생한 상황이다. 김태완 감독은 "6.25를 맞아 정신무장을 단단히 했다. '상암대첩'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황선홍 감독은 상주를 "에너지가 넘치는 팀"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2경기에서 상주는 오른쪽 측면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서울이 꺼낸 카드는 심상민이었다. "에너지가 넘치는 상주를 막기 위해 마찬가지로 에너지가 넘치는 심상민을 투입했다"라는 것이 황선홍 감독의 설명이었다.

데얀 없는 서울이 상주 수비를 흔들었다

"데얀을 막으면 서울의 공격이 막힌다." 서울 상대로 선전을 펼친 강원 최윤겸 감독과 대구 안드레 감독 대행은 서울 공략법을 이렇게 밝혔다. 경기 전에 만난 김태완 감독도 "데얀을 고립시키고 2선 침투를 막기 위해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데얀은 대기명단에 있었다. 김태완 감독은 "로테이션을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황선홍 감독은 6.25라는 특별한 날에 상주를 상대하는 것에 대해 "우리도 물러설 수 없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라고 밝혔다.

데얀이 없는 서울의 패스는 빨랐다. 고요한이 2선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상주 수비를 괴롭혔다. 윤승원은 지난 경기와는 달리 최전방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결국 선제골은 전반 내내 몰아친 서울이 먼저 기록했다. 전반 35분 이석현이 왼쪽 깊숙한 곳에서 고요한의 얼리 크로스를 받아 수비를 제치고 골을 기록했다.

데얀이 없어도 서울의 최전방은 빨랐다. 기회가 찾아올 때마다 슈팅을 날렸다. 전반 상주가 슈팅 2개를 기록하는 동안 서울은 9개를 기록했다. '상암대첩'을 노렸던 상주의 전반은 싱거웠다. 상주는 실점 후 전방에 공격 가담 숫자를 늘렸지만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후반전 반전이 필요한 상주였다.

유상훈은 골문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양 팀 모두 변화를 줬다. 서울은 이규로를 빼고 하대성을 투입했다. 오른쪽 풀백은 고요한을 배치했다. 상주는 김성주를 빼고 황순민을 투입했다. 여름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리고 유준수와 황순민이 2선을 구축했다.

후반 5분 상주가 추격을 시작했다. 교체 투입된 황순민이 바로 골을 기록했다. 오른쪽에서 김병오가 크로스를 올렸고 주세종이 걷어내는 듯 했지만 황순민이 뒤에서 쇄도하며 강력한 중거리 슛을 꽂았다. 공은 서울의 크로스바를 맞고 바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어시스트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김병오는 지난 2경기에 이어 또다시 골에 기여하는 활약을 펼쳤다.

서울은 후반 15분 양날의 검을 빼들었다. 윤승원을 빼고 데얀을 투입했다. 서울은 유독 데얀 의존도가 높았다. 그만큼 데얀을 막으면 서울의 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 데얀 투입 후 상주 수비들은 바빴다. 데얀이 밑으로 내려가면 2선 수비들을 신경써야 했고 최전방에서 데얀이 직접 받으면 그의 슈팅을 막느라 바빴다. 위태로운 장면은 몇 번 나왔지만 상주로서는 나쁘지 않은 수비였다.

후반 21분 상주는 조영철을 빼고 신영준을 투입하며 역전 의지를 다졌다. 서울은 후반 28분 이상호를 빼고 박주영을 투입하며 득점을 노렸다. 서울은 쉬지 않고 슈팅했다. 데얀과 박주영, 윤일록이 계속 상주의 골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유상훈은 쉽게 골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군인 신분의 서울 출신 골키퍼는 그렇게 국군체육부대의 골대를 지켰다.

김호남 역전골, 수사불패의 상주상무

데얀은 후반 40분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다. 상주의 수비라인을 교묘하게 돌파한 뒤 유상훈과 일대일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골은 아니었다. 데얀의 슈팅은 유상훈을 지나 왼쪽 골대에, 그리고 오른쪽 골대에 맞고 나왔다.

상주는 후반 45분 김호남의 극적인 결승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6.25에 터진 의미있는 역전 골이었다. '상암대첩'은 현실로 일어났다. 8경기 만에 상주의 승리를 이끈 훌륭한 골이었다.

결국 서울은 터질듯 끝까지 터지지 않았다. 20개가 넘은 슈팅, 두자릿 수를 기록한 유효슈팅으로도 한 골밖에 만들지 못하며 승점 획득에 실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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