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 최순호 감독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인천=김현회 기자] 포항스틸러스 최순호 감독이 FC서울행을 확정지은 이명주에 대해 “우리 가족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2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인천유나이티드와 포항스틸러스의 경기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명주를 잡기 위해 우리로서도 가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했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명주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는 것뿐이었다”고 밝혔다.

2012년 포항에 입단해 세 시즌 동안 80경기 출장 17골 19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상징적인 선수가 됐던 이명주는 2014년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으로 이적한 뒤에도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K리그로 돌아오기로 결정한 이명주의 행선지는 포항이 아닌 FC서울이었다. 알아인과 계약 만료 후 군 문제로 국내 복귀를 추진 중이었던 이명주는 지난 19일 서울과 6개월 단기 계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최순호 감독은 “우리는 (이)명주를 우리 가족이라고 늘 생각했다”면서 “이번 영입 협상을 하면서 함께 하길 원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섭섭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투자가 위축된 포항으로서는 몸값이 상당한 이명주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면서 최순호 감독은 “우리 선수를 내부에서 관리하는 건 물론이고 외부로 나갔을 때(해외 이적)의 관리에 대해서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 포항은 두 골을 기록한 양동현의 활약을 앞세워 인천에 3-0 완승을 챙겼다. 최순호 감독은 “우리 팀이 좋은 경기를 하고 있고 이제는 영리함까지 더해진 것 같다”면서 “주문하는 걸 선수들이 잘 받아들인다. 훈련한대로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인천의 패턴을 우리가 잘 알고 있고 그 패턴을 저지하기 위해 훈련했는데 그게 주효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나 올 시즌 11호골을 기록하며 득점 랭킹 단독 선두를 유지한 양동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동현의 활약에 대해 “이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고 밝힌 최순호 감독은 “양동현으로 인해 나도 기쁘고 포항 팬들도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탁월한 득점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전까지는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 플레이하다보니 그게 다 드러나지 못했던 것 같다. 나도 그 포지션에서 경험이 많은데 내 조언을 잘 받아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양동현의 국가대표 발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런 선수가 국가대표로 뽑히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고 묻자 최순호 감독은 “그 문제는 예민해서 말하기가 늘 조심스럽다”면서 “활용하는 사람의 생각이나 그 사람이 추구하는 축구에 따라 선수 선발 기준을 달라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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