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우라와 ‘충돌’, 선수에게 듣는 사건 전말


제주 우라와
제주유나이티드는 우라와 레즈와의 원정경기에서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어제(5월 31일) 제주유나이티드와 우라와 레즈의 2017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경기가 끝난 뒤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경기 막판부터 몸싸움을 벌이며 신경전을 펼쳤던 양 팀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자 서로 엉켜 격하게 다퉜다. 추후 AFC의 징계까지 우려될 정도의 큰 충돌이었다. 이에 대해 <스포츠니어스>가 현장에서 뛴 여러 제주 선수들과 인터뷰를 나눠 그 전말을 공개한다.

1차전 홈 경기에서 2-0 승리를 따낸 제주는 이 경기에서도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경기 내내 신경전이 이어졌고 결국 전반에만 두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홈과 원정경기를 합해 2-2 균형을 이루게 된 것이다. 결국 2차전에서 계속 수세에 몰린 제주는 연장 후반 9분 우라와에 역전 결승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제주는 이후 급하게 공격을 이어나갔다.

연장 후반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우라와는 코너킥을 얻고 시간을 끌었다. 얄밉긴 하지만 경기 도중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시간 지연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간이 촉박한 제주 선수들이 공을 빼앗으려 했고 가벼운 충돌이 일어났다. 그런데 그때 우라와의 즐라탄 류비얀키치가 권순형을 향해 도발했다. “3-0. 3-0.” 경기 도중 상대를 향해 해서는 안 될 도발이었다. 우라와가 역전을 해 앞섰다는 걸 제주 선수에게 약 올리듯 외친 것이다. 권순형의 귀에 류비얀키치의 목소리는 정확히 들렸다.

순간 권순형이 류비얀키치를 밀치며 항의했고 싸움이 커졌다. 먼저 도발한 류비얀키치가 쓱 빠지고 우라와의 다른 선수들이 제주 선수들과 충돌했다. 경기 막판 시간 지연이 반가운 우라와 선수들이 물러설 리 없었다. 이때 권순형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자 벤치에 있던 제주 백동규가 달려 들어 팔꿈치로 상대 선수를 가격했다. 한 제주 선수는 “백동규가 말리던 선수를 잘못 가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돌은 더욱 커졌고 2분 뒤 속개된 경기는 그대로 마감됐다. 결국 신경전 끝에 경기는 이렇게 2-3 제주의 패배로 마무리 됐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경기가 끝나자 이번에는 우라와의 마키노가 제주 벤치 쪽을 향해 큰 소리를 치며 다시 한 번 도발했다. “3-0. 3-0.” 손가락을 세 개 펼쳐 보이고 웃으면서 환호했다. 경기 도중에 일어난 도발보다도 더한 도발이었다. 이 순간 제주 선수들도 참지 못했고 마키노에게 달려들었다. 마키노는 화가 난 제주 선수들이 자신을 쫓자 재빠르게 뛰어 라커로 향했다. 경기 도중 류비얀키치가 제주를 향해 도발했고 경기가 끝난 뒤에도 마키노가 더 큰 소리로 그것도 벤치를 향해 도발한 것이다.

<스포츠니어스>와 인터뷰에 응한 한 제주 선수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말려들었다. 골을 넣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도발의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우라와의 비매너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우라와가 이긴 건 이긴 거다. 그런데 우리도 홈에서 경기를 해 이겨도 패자에 대한 매너를 지킨다. 절대 상대 선수나 벤치를 향해 그런 식으로 도발하지는 않는다. 그건 싸우자는 말과 다를 게 없다.” 또 다른 선수는 “마키노의 세리머니를 보고 화를 참지 못했다”고 했다.

이 선수는 “경기에 졌다는 것, 우리를 향해 우라와 선수들이 도발했다는 것, 그리고 그들에게 말려들었다는 것 때문에 오늘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경기가 끝난 뒤 감독관은 충돌 과정에 가담하지 않았던 제주 선수들의 목에 걸린 AD카드를 강제로 뜯어 가 또 한 번 제주 선수들을 분노케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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