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바퀴 돈 K리그 클래식, ‘득’보다 ‘실’이 더 많았다

수원삼성 빅버드 경기 전 모습

[스포츠니어스 | 명재영 기자]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의 첫 번째 레이스가 지난 주말 마무리되었다. 12개 구단이 모두 한 번씩 맞붙었다. 스플릿 라운드를 제외한 1/3 일정을 소화한 상황에서 K리그 클래식은 여러모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올해는 판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걸까. <스포츠니어스>가 지난해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와 전격 비교해봤다.

8개 구단 관중 증가, 그러나…
각 팀이 11경기를 치르면서 최소 4번에서 많게는 7경기까지 홈경기를 가졌다. 12개 구단 중 8개 구단이 전년도 동 라운드 대비 평균 관중이 증가했다. K리그 챌린지에서 승격한 강원FC는 지난해 11라운드 기준으로 1,033명의 평균 관중을 기록했다. 올해는 2,458명으로 138% 증가했다. 절대적인 수치로는 K리그 클래식 내에서 11위로 최하위권이지만 분명 눈부신 성과다. 특히 홈 경기장이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평창에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2017 K리그 클래식 11R 관중
※ 전년 대비는 작년 11R와 비교 수치

8개 구단의 평균 관중이 늘었지만 정작 지난해 동 라운드와의 비교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라운드까지의 평균 관중은 8,366명이었다. 올해는 7,955명이다. 대다수 구단의 평균 관중 수가 상승했음에도 리그 평균 관중이 떨어진 것은 K리그 내 인기 TOP 3로 꼽히는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의 관중 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북은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준우승과 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거뒀지만 올 시즌 개막 직전, 심판 매수로 인한 ACL 참가 자격 박탈로 큰 상처를 입었다. 또,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대회로 인해 전주월드컵경기장보다 시설이 낙후된 전주종합경기장을 사용하면서 3천 여명의 평균 관중이 떨어졌다.

수원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11라운드 기준 14,977명이었던 평균 관중이 7,622명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축구 수도’로 자부하는 수원에 49% 하락이라는 유례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홈 6경기 중 1만 명을 넘은 경기는 홈 개막전이었던 2라운드 전북현대와의 경기가 유일하다. 황사가 전국을 뒤덮었던 10라운드 울산현대전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의 기상 조건은 최상에 가까웠지만 모두 8천 명 이하에 그쳤다. 제주유나이티드 또한 30% 하락을 겪었지만, 초대권을 없애는 등 객단가 현실화 조치를 시행한 상황에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신선한 돌풍’ 실종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 가릴 것 없이 새로 눈에 띄거나 재조명되는 선수가 없다. 세간의 예상을 벗어나 시선을 끄는 팀도 없다. 지난해에는 광주FC의 ‘패트리어트’ 정조국이 서울에서 이적 후 11라운드까지 6골을 기록하면서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성남FC의 티아고는 부진했던 포항스틸러스 시절과는 달리 9골을 홀로 터트리며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막내인 수원FC는 갓 승격한 팀이라고 믿기 힘든 저돌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올해는 이러한 광경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제주가 리그에서 선두 경쟁을 이어가며 홀로 ACL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이는 개막 전 행보를 통해 많은 전문가가 예상한 성적이었다. ‘의외성’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축구의 진면모는 다윗이 골리앗을 무너트리는 것과 같이 예측과는 다른 전개가 펼쳐질 때 제대로 드러난다. ‘칼레의 기적’과 같은 단어가 매번 언급되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레오나르도 전북 시절 세레머니
2012년부터 K리그 최강자로 군림했던 레오나르도마저 사라졌다 ⓒ 전북현대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현재까지의 K리그 클래식은 ‘재미없다’고 표현될 정도로 뻔한 전개로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절대 1강’으로 불렸던 전북은 올해도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지난 몇 년보다는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다. 전통과 명가로 대표되는 포항, 울산, 수원, 서울이 나란히 그 뒤를 잇고 있지만 경쟁의 박진감은 떨어진다. 얼어붙은 겨울 이적 시장에서 폭풍 영입으로 주목을 받았던 강원FC는 아직 팀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ACL 부진과 겹치면서 리그의 동력이 초반부터 많이 떨어진 모양새다. 국가대표팀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한국 축구의 위기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은 분명 긍정적이지 않다. 권창훈, 레오나르도, 아드리아노 등 지난해 K리그 클래식을 대표했던 선수들이 타국 무대로 떠났지만, 그들의 빈자리에 대한 보충은 ‘올해도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경쟁력은 날로 떨어지고 있다.

부정적 이미지만 잔뜩
지난 3달만큼 프로축구의 이미지가 급속도로 떨어졌던 때가 있었을까.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던 K리그 챌린지와 달리 K리그 클래식은 ‘역시 K리그’가 아니라 ‘이래서 K리그’라는 이야기를 훨씬 많이 들었다. 가장 큰 논란은 심판 판정이다. 개막 즈음부터 시작된 판정 논란은 지금 이 시각까지 이어지고 있다. 심각한 것은 프로축구연맹의 대처다. 관계자들의 말마따나 심판도 사람이기에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후속 조치는 확실해야 한다.

잘못된 판정에 대한 책임을 지는 문화가 실종됐다. 지난 3월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열렸던 서울과 광주 간의 3라운드 경기에서 김성호 주심은 승부를 바꾸는 치명적인 오심으로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당시 연맹은 무기한 배정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지만 김 주심은 지난 13일 경남FC와 서울이랜드 간의 K리그 챌린지 12라운드 경기에서 복귀했다. 무기한과는 다소 거리가 먼 53일의 짧은 징계였다. 연맹의 무책임한 행태에 언론과 팬들은 2차 비판을 쏟아 냈지만, 연맹은 ‘제 식구 감싸 안기’식 해명으로 스스로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있다.

실력, 이미지, 관중 어느 하나 지난해에 비해 나아진 측면이 없다. 중요한 것은 지난해에도 역시 같은 소리가 나왔다는 것이다. 한국 축구의 핵심인 K리그 클래식이 무너지고 있다. 프로스포츠로서의 가치는 매년 하락하고 있고, 그나마 내세웠던 실력 또한 일본과 중국에 철저히 밀렸다. 지난해 중계를 맡았던 한 방송사 또한 등을 돌리면서 TV 생중계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너와 나, 우리의 K리그’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hanno@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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