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최수경 기자] 중국의 전통 무술인 '태극권'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얼마 전 중국의 SNS 웨이보에서는 흥미로운 설전이 펼쳐졌다. 한 격투기 강사가 중국의 전통 무술인 태극권을 비하한 것이다. 쉬샤오둥이라는 이름의 남자는 "전통 태극권은 사기다"라는 말을 했고 이에 발끈한 태극권 강사 웨이레이가 반박하면서 한바탕 설전이 일어났다.

이 설전을 지켜보던 중국 네티즌들은 "말로 그러지 말고 둘이 만나서 해결하라"고 부추겼다. 결국 세기의 맞대결(?)은 이루어졌다. 4월 27일 중국 쓰촨성 청두의 체육관에서 두 사람이 만난 것이다. 이 체육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두 사람의 경기를 지켜봤다.

심판의 수신호와 함께 경기가 시작됐지만 승부는 약 20초 만에 끝났다. 서로 빈 틈을 엿보던 중 쉬샤오둥이 쏜살같이 웨이레이에게 달려 들었고 일방적으로 상대를 때린 끝에 KO승을 얻어냈다. 웨이레이는 태극권의 첫 동작만 하다가 그야말로 '먼지나게' 얻어 맞았다. 영상을 보면 출혈이 있는듯 흰 수건으로 지혈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 전통 무술이 현대 무술에 패했다'는 생각에 살짝 자존심이 상한 모습이다. 하지만 중국의 매체 '신경보'는 "이번 대련이 태극권과 격투기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중국 전통무술을 깎아 내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패배한 웨이레이 역시 자존심이 꽤 상한듯 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태극권이 격투기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의 실력은 태극권 세계에서 초등학생 수준"이라고 말한 그는 "중국에는 수천만 명의 태극권 수련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제대로 된 태극권 수련자와 격투가가 붙으면 이길 수 있다는 뜻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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