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200G’ 경남 배기종, “가장 힘들었던 순간? 프로 데뷔”

배기종 기자회견



[스포츠니어스 | 부천종합운동장=명재영 기자] 연습생의 눈물겨운 이야기가 마침내 신화로 완성되었다. 경남FC 배기종의 이야기다. 배기종은 30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9라운드 부천FC와 경남FC 간의 경기에서 후반 시작 직전 교체 투입으로 그라운드를 밟으면서 K리그 200경기 출전 고지를 밟았다. 배기종은 자신의 200번 째 출전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 골을 터트리며 팀의 무패 행진을 이어나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배기종은 2005년 대학 졸업 후 K리그 드래프트에 번외 지명으로 대전시티즌에 입단하면서 간신히 프로 무대를 밟았다. 당시 연봉은 1,200만 원으로 세금을 제하면 한 달에 100만 원도 안 되는 금액이었다. 통상 번외 지명으로 입단한 선수는 1군 무대에서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짧은 계약 기간이 끝나면 방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배기종은 달랐다. 폭발적인 주력을 앞세운 배기종은 입단 첫해 27경기에 출전해서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대전의 주전이자 미래로 거듭났다. 이때 생긴 별명이 ‘최신 기종’이었다. 프로 첫해를 누구보다 성공적으로 보낸 배기종은 빅 클럽인 수원삼성 차범근 감독의 눈에 들었다. 차 감독은 배기종의 영입을 추진했고 선수 본인 또한 이적을 강력히 원했다. 이 과정에서 배기종은 사전 접촉 의혹으로 논란을 겪었고 선수 생활 최대의 위기에 몰렸다.

여러 난관을 겪고 푸른 유니폼으로 옷을 갈아입은 배기종은 이후 순탄하지 못한 선수 생활을 보냈다. 당시 수원은 ‘레알 수원’으로 불릴 정도로 화려한 선수단을 갖추고 있었다. 배기종은 쉽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이적 첫해 다소 흔들렸지만, 이듬해 적응을 마치고 제 기량을 펼치면서 수원의 최신 기종으로 거듭났다. 2009년에는 수원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허정무 감독이 지휘하는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A매치 2경기에 나서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수원 시절 배기종
배기종에게 수원 시절은 희로애락(喜怒哀樂) 그 자체였다 ⓒ 수원삼성 제공

2010년 트레이드를 통해 제주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배기종은 2012년 경찰청에 입대하기 전까지 주전으로 활약하며 팀의 호성적에 기여했다. 전역 후 배기종은 2014시즌 1년 임대 이적으로 수원에 복귀했다. 4년 만에 수원 유니폼을 입은 배기종은 상주상무와의 홈 개막전에서 홀로 2골을 터트리며 성공적인 복귀를 신고하는 듯했지만 이후 상황이 쉽게 풀리지 않으며 시즌 14경기 출전에 그치고 제주로 다시 돌아갔다.

제주에서도 배기종의 자리는 없었다. 시즌 9경기 출전으로 프로 입단 후 시즌 최저 출장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배기종은 2016년 K리그 챌린지의 경남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34살 황혼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배기종은 팀의 믿음직한 형님으로 승점 삭감으로 흉흉한 팀의 분위기를 정화하는 데 부단히 노력했으며 15경기 4골 3도움으로 나쁘지 않은 기록을 올렸다. 경남에서의 두 번째 시즌으로 2017년을 맞은 배기종은 9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7경기에 나서며 2도움을 기록 중이다. 프로 통산으로는 200경기 출전 36골 30도움이다.

배기종은 이날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날씨도 덥고 어려운 원정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경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선수 생활을 되돌아보면 역시 번외 지명으로 가까스로 프로 무대에 입성했던 순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며 소회를 밝혔다. 배기종은 “주축 멤버는 아니었지만, 수원에서 우승도 경험하고 이후 제주에서도 팀의 좋은 순간을 함께 했던 점은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며 “전역 후 잦은 부상으로 여러 팀에서 자리를 못 잡은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올해 경남의 선전에 대해 그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큰 점이 첫 번째 이유”라며 “전술적으로는 수비 라인의 일관성과 빌드업 축구에서 단순한 축구로 스타일이 바뀐 점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기종의 올해 목표는 단 하나, 팀의 승격이다. 배기종은 “주장으로서 팀에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며 “개인적으로는 도움을 많이 올려 경남이 K리그 클래식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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