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돌풍’ AS모나코,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험대

AS모나코
AS모나코는 이번 시즌 유럽에서 가장 흥미로운 팀이다. 도르트문트를 꺾고 4강에 진출한 모나코의 목표는 이제 분명하다. 과연 모나코는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빅이어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을까. ⓒAS모나코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니어스ㅣ남윤성 기자] AS모나코가 16/17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도르트문트에 1,2차전 합계 6-3으로 승리하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모나코는 예선 3라운드부터 참가한 팀 최초로 준결승에 진출하며 챔피언스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제 모나코의 목표는 분명해졌다. 클럽 역사상 최초로 그리고 92/93시즌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 이후 빅이어를 차지하는 두 번째 리그앙 클럽이 되는 것이다.

경기 전 도르트문트가 공개한 포메이션은 포백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쓰리백으로 경기에 나섰다. 도르트문트의 수비 라인은 최대한 높은 위치에 형성됐고 볼 점유를 통해 박스로의 접근을 시도해 나갔다. 개인 능력이 뛰어난 2선과 물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던 피에르 오바메양에게 공이 전달된다면 득점을 기대해볼만했다. 게다가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 마르코 로이스가 스쿼드에 복귀했고 카가와 신지의 최근 폼도 굉장히 훌륭했다. 모나코의 공격력은 분명 부담이 됐지만 반응이 다소 느린 수비 라인을 공략하는데 성공한다면 충분히 1차전의 패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계획은 그랬다. 하지만 도르트문트의 꿈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월드클래스 단계에 있는 벤자민 멘디

벤자민 멘디는 이번 시즌 유럽에서 가장 핫한 측면 수비수다. 멘디는 폭발적인 오버래핑과 날카롭게 휘어 들어가는 크로스, 훌륭한 드리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가속도를 붙여 성큼성큼 전진하는 모습은 한 마리의 들소를 연상시킨다. 185cm, 85kg로 신체조건도 완벽하다.

모나코 멘디
벤자민 멘디와 토마 르마흐가 위치한 왼쪽 측면은 AS모나코의 가장 큰 강점이다. 폭발적인 오버래핑과 날카로운 크로스 능력, 강력한 피지컬을 갖춘 멘디는 월드클래스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 ⓒAS모나코 공식 홈페이지

이날 멘디의 공격적인 진가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드러났다. 전반 3분 하프라인 바로 앞에서 공을 잡은 멘디는 에릭 두름과 카가와 사이를 뚫고 전진을 시작했다. 폭발적인 가속도로 페널티 박스까지 접근한 멘디는 이후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슈팅엔 체중이 잔뜩 실려 있어 이를 키퍼가 한 번에 잡아내기엔 무리가 있었다. 로만 뷔어키가 쳐낸 공은 킬리안 음바페 바로 앞으로 떨어졌고 음바페는 이를 가볍게 밀어 넣으며 이른 시간에 선취골을 터뜨렸다.

모나코의 두 번째 득점도 멘디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전반 16분 중앙에서 간결한 패스플레이를 통해 토마 르마흐에게 공이 전달됐다. 공을 잡은 르마흐가 드리블하며 전진하면서 모나코의 속도 있는 역습이 시작됐다. 그 순간 화면에서 보이지 않던 멘디가 갑자기 모습을 나타냈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오버래핑을 시도한 멘디는 중앙에 위치한 음바페를 향해 낮고 빠르게 패스를 전달했다. 그리고 소크라티스는 음바페의 돌아서는 동작을 방해하기 위해 압박을 실시했고 이로 인해 순간적으로 나머지 두 센터백 사이에 공간이 생겨났다. 라다멜 팔카오는 훌륭한 침투 동작 이후 정확한 헤딩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모나코 팔카오
동물적인 감각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도르트문트와의 2차전 경기에서 라다멜 팔카오는 계속해서 수비수 앞으로 잘라 들어가는 움직임으로 득점을 노렸고 결국 토마 르마흐와의 좋은 호흡을 통해 추가골을 뽑아냈다. ⓒSPOTV 중계화면 캡쳐

맨시티 하위버전에 불과했던 도르트문트

도르트문트의 토마스 투헬 감독은 전반 26분 만에 선수교체를 실시하며 변화를 꾀했다. 에릭 두름 대신 우스만 뎀벨레가 투입됐고 쓰리백은 포백으로 전환됐다. 투헬 감독 스스로 자신의 전술 선택이 완전한 실패였음을 인정한 꼴이었다. 하지만 지난 1차전과 달리 전반전 도중 급작스레 이뤄진 전술적인 변화는 후반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문제는 도르트문트의 허리라인에 있었다. 율리안 바이글과 누리 사힌은 공격적인 부분에서 이렇다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수비 상황에서의 적극적인 모습도 부족했다.

반면 모나코의 중원은 대조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티에무에 바카요코와 주앙 무티뉴는 무리한 전진을 자제하고 최대한 간결하게 전방으로 공을 전달했다. 이후 적절한 포지셔닝으로 대부분의 세컨볼을 차지하며 모나코의 공격권을 유지시켰다. 수비 시에는 적극적인 몸싸움과 태클로 도르트문트의 역습을 앞에서부터 차단해 나갔다. 압박의 타이밍을 놓쳤을 때에는 지체 없이 후방으로 내려와 수비 라인을 보호했다. 특히 이날 바카요코의 활약은 눈부셨다. 바카요코는 14번 볼 탈취(전체 2위)와 6개의 가로채기(전체 1위), 3번의 공중볼 경합 승리(전체 2위)를 기록하며 중원을 지배했다.

경기 스텟
AS모나코의 축구는 매우 효율적이다. 모나코는 전반전 단 115개의 패스로 두 골을 터뜨렸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무의미한 볼 소유를 계속했다. ⓒUEFA 공식 홈페이지

중원에서 기동성을 잃은 도르트문트의 공격은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 적극적인 침투도, 공간으로 향하는 패스도 없었다. 무의미한 볼 소유가 반복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조급해진 도르트문트는 기본적인 실수가 발생하며 자멸했다. 어렵사리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했지만 마지막 패스의 세밀함이 떨어졌고 적극적인 슈팅 시도도 없었다. 도르트문트 공격진의 개인적인 능력은 분명 훌륭하다. 하지만 이들은 투헬의 전술아래에서 다이나믹함을 잃은 모습이었다. 이미 16강전에서 맨시티를 상대했었던 모나코는 맨시티의 하위 버전에 불과했던 도르트문트를 별 어려움 없이 편안하고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AS모나코

16/17시즌이 시작됐을 때만해도 이 같은 모나코의 선전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모나코는 이번 시즌 유럽에서 가장 흥미롭고 매력적인 팀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레오나르도 자르딤 감독이 있었다. 자르딤 감독은 부임 세 시즌 만에 모나코를 유럽에서 가장 공격적인 팀으로 만들어냈다. 모나코의 재능 넘치는 젊은 선수들은 시즌을 거듭하면서 전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선수들 사이에 시너지가 발생하면서 그들 스스로도 한 단계 이상 성장을 이뤄냈다.

모나코 자르딤
‘엔지니어’ 레오나르도 자르딤 감독은 AS모나코에 부임한지 세 시즌 만에 팀을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끌었다. 자르딤 감독은 최적의 전술로 선수 개인의 특성을 최대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지금 이 순간 모나코는 유럽에서 가장 매력적인 팀이 분명하다. ⓒAS모나코 공식 홈페이지

맨시티와 도르트문트 모두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피지컬과 수비에 약점이 있었다. 반대로 모나코는 이 부분에 뚜렷한 강점이 있었고 자신들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나코는 4강에서 레알 마드리드, AT 마드리드, 유벤투스 중 한 팀과 맞붙는다. 이들은 이전과는 급이 다른 상대다. 공수의 밸런스와 완성도, 중원에서의 지원 모두 유럽 최상위 레벨이다. 새로운 역사를 꿈꾸고 있는 모나코는 진정한 시험대에 올라있다.

skadbstjdsla@sports-g.com

이 기사의 단축 URL은 http://sports-g.com/bEFy7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