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삼성 제공

[스포츠니어스 | 인천축구전용경기장=명재영 기자] 큰 형님의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에 후배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컵 4라운드(32강) 인천유나이티드와 수원삼성 간의 경기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수원 수비수 민상기가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민상기는 “여러모로 힘든 상황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며 “프리킥 골이 들어가는 순간 울컥했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지난 리그 경기를 치른 이후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을 한 이정수에 대해서는 “후배로서 언급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이정수 선수는 실력이나 외적인 것을 떠나서 존재감 자체만으로도 선수들에게 많은 귀감이 되는 선수”라며 “이정수 선수가 최근 상황으로 많이 가라앉았던 것은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민상기는 이어 “(이정수의 은퇴 생각을) 돌리고 싶지만, 선수 본인의 선택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이런 힘든 상황에서 버팀목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정수의 팀 내 존재감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민상기는 “은퇴한 곽희주 선수는 장군처럼 선수단을 타이트하게 이끈 선배였다”며 “반면 이정수 선수는 정말 편한 형처럼 후배를 이끌어주는 스타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은퇴 의사를 밝힌 이정수와 크게 다르지 않게 민상기 또한 당분간 수원을 떠나야 한다. 다음 달 11일 경찰청으로의 입대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한 달도 남지 않은 시간이다. 민상기는 이에 대해 “3주 정도의 시간밖에 안 남았지만, 팀의 현 상황에 대해 책임감이 크다”며 “안일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입대하겠다”고 밝혔다.

민상기의 마지막으로 “매탄고 출신으로 우리 팬들을 오랫동안 지켜 봐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 번 더 이끌어 주신다면 선수들이 이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뛸 테니 끝까지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며 팬들에 대한 메시지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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