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피크 드 마르세유, FC낭트와 함께 서포터즈의 응원 열기가 가장 뜨거운 AS생테티엔은 리그앙 최고의 명문 클럽이다. ⓒAS생테티엔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니어스ㅣ남윤성 기자] 이번 시즌 리그앙은 굉장히 흥미롭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파리생제르망이 리그를 지배했지만 올시즌엔 OGC니스와 AS모나코의 강한 견제에 다소 주춤하고 있다. 리그앙 클럽들의 리그에서의 좋은 흐름은 유럽대항전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파리와 모나코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매력적인 축구스타일로 주목을 받았고 올림피크 리옹도 유로파리그에서 계속해서 순항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프랑스 리그는 재정적인 불안과 리그 경쟁력의 상실로 유망한 선수들을 해외에 판매하는 ‘셀링 클럽’으로 전락해왔다. 하지만 보르도, 생테티엔, 마르세유 등 과거 리그앙을 이끌었던 전통 클럽들이 안정적인 재정 구조와 탄탄한 유소년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축구팬들의 리그앙에 대한 관심은 아직 적은 편이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번 시즌 리그앙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을 시리즈를 통해 소개하려 한다. 네 번째 편은 ‘지롱댕 드 보르도’과 ‘AS 생테티엔’이다. 10대에 속하는 선수들은 이후의 ‘주목해야할 10대 선수’편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지롱댕 드 보르도

1. 유스프 사발리

국적: 프랑스

생년월일: 1993년 3월 5일

신체조건: 174cm, 64kg, 오른발

포지션: 측면 수비수

장점: 드리블, 공격성, 용맹함, 스피드, 태클

약점: 꾸준함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렸던 유스프 사발리의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못할 듯하다. 하지만 임대로 떠난 보르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사발리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의 선더랜드 이적설이 나돌고 있다. ⓒ지롱댕 드 보르도 공식 홈페이지

10년간 몸담았지만 이번에도 PSG엔 유스프 사발리를 위한 자리는 없었다.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후 이번 시즌을 포함 4시즌동안 임대를 전전하고 있다. 사발리 본인도 이제는 PSG에서의 삶을 포기했다. 파리 지역지 소식에 따르면 사발리는 지난여름 토마스 메우니에의 영입소식에 굉장한 실망감을 느꼈고 더 이상 PSG에 미련두지 않게 됐다고 한다. 두 시즌동안 에비앙 TG에서 경험을 쌓은 사발리는 지난 시즌 낭트에서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리그 내에서 경쟁력 있는 윙백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사발리의 성장은 유럽 중소클럽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고 프리미어리그의 선더랜드가 영입을 시도했지만 사발리의 선택은 보르도였다. “선호하는 리그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외로의 이적 또는 프랑스에 남는 것 둘 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보르도가 제시한 프로젝트는 굉장히 흥미로웠죠” 이번 시즌 사발리는 26경기에 출장해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웬만한 스피드를 갖추지 않은 이상 사발리를 속도로 제쳐내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사발리는 부상을 신경 쓰지 않고 과감하게 태클을 시도한다. 공을 가진 채로 전진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오른쪽 측면을 수시로 오르내리며 경기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최근 현대축구에서 전문 윙백이 부족하다는 소리가 자주 나오는데, 적어도 리그앙에선 윙백들의 전성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2. 발렌틴 바다

국적: 아르헨티나

생년월일: 1996년 3월 6일

신체조건: 172cm, 71kg, 오른발

포지션: 중앙 미드필더

장점: 활동량, 공격 전개, 개인 기술

약점: 피지컬, 수비 기여도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렸던 유스프 사발리의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못할 듯하다. 하지만 임대로 떠난 보르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사발리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의 선더랜드 이적설이 나돌고 있다. ⓒ지롱댕 드 보르도 공식 홈페이지

발렌틴 바다는 14살에 아르헨티나의 크리세르를 떠나 보르도에 합류했다. 2012년 몽태규 국제대회에서 7골을 터뜨리며 두각을 드러낸 바다는 2014년 프로계약을 맺으며 그토록 꿈꾸던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두 시즌 만에 바다는 보르도의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체구는 작지만 경합 상황에서 몸을 아끼지 않으며 뛰어난 예측능력으로 수비도 곧 잘한다. 또한 공수조율 능력이 훌륭하고 빠른 판단력을 지녔으며 활동량도 상당하다.

제레미 툴라랑, 야로슬라브 플라실, 유누스 상카레가 있어 수비적인 부담이 줄어든 바다는 이번 시즌 28경기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공격적인 재능을 마음껏 드러내고 있다. 작은 체구와 영리한 플레이 스타일로 ‘제2의 마르코 베라티(PSG)’로 불린다. 확실한 점은 바다와 같이 기술 좋고 영리한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는 흔치않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아직 21살에 불과해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보르도의 슈퍼스타룰 얻기 위해선 많은 돈이 필요하겠지만 분명 그만한 가치가있는 선수다.

3. 말콤

국적: 브라질

생년월일: 1997년 2월 26일

신체조건: 171cm, 71kg, 왼발

포지션: 측면 공격수

장점: 드리블, 개인 기술, 중거리슈팅

약점: 공중볼 경합, 수비 기여도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렸던 유스프 사발리의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못할 듯하다. 하지만 임대로 떠난 보르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사발리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의 선더랜드 이적설이 나돌고 있다. ⓒ지롱댕 드 보르도 공식 홈페이지

이제 갓 20살인 말콤은 2014년 브라질의 SC코린티안스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17살에 1군 무대에 데뷔했으니 그의 탁월한 재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2016년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보르도에 합류한 말콤은 낯선 유럽무대에 빠르게 적응해나갔다. 화려한 드리블 기술과 어린 나이 때문에 브라질 내에서는 ‘제2의 네이마르’로 불리기도 했었다.

스피드가 엄청나게 빠르진 않지만 두세 명은 충분히 제압가능한 개인 기술을 갖추고 있는 말콤은 발바닥을 활용한 드리블 기술과 강력한 왼발을 이용한 중거리 슈팅 그리고 드리블 방향과 속도에 자유자재로 변화를 주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실제로 말콤의 플레이 스타일은 네이마르보다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고 있는 더글라스 코스타와 매우 흡사한데, 말콤은 코스타보다 더욱 이타적이고 동료를 활용하는 영리한 플레이를 펼칠 줄 안다. 비록 공중볼 경합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고 수비적인 기여도가 낮다는 단점은 있지만 말콤이 갖고 있는 공격적인 재능과 타고난 기술은 유럽 전역이 탐낼만한 수준임은 확실하다.

▶AS 생테티엔

1. 케빈 말퀴트

국적: 프랑스

생년월일: 1991년 7월 31일

신체조건: 179cm, 75kg, 오른발

포지션: 측면 수비수

장점: 공간 커버, 태클, 볼 탈취

약점: 빌드업, 발밑 기술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렸던 유스프 사발리의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못할 듯하다. 하지만 임대로 떠난 보르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사발리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의 선더랜드 이적설이 나돌고 있다. ⓒ지롱댕 드 보르도 공식 홈페이지

케빈 말퀴트는 프랑스의 모든 리그를 경험하며 성장했다. 6부 리그의 라싱콜롬브 92에서 성장한 말퀴트는 AS모나코에서 프로무대에 데뷔했지만 성장세가 더뎠고 비로소 나시오날(3부)로 이적한 후에야 출전 횟수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커리어 초반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던 말퀴트는 리그두(2부)의 니오르에서 측면 수비수로 포지션을 전향하며 주목을 받았다. 리그두 올해의 팀에 선정되며 리그앙 클럽들의 레이더망에 걸린 말퀴트는 니스와 보르도의 제안을 거절하고 2015년 생테티엔에 합류했다.

말퀴트는 발밑 기술은 부족하지만 플레이에 실수가 적으며 수비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다. 빌드업 능력과 공격적인 재능에 특출함은 없지만 수비전환 속도가 매우 빠르며 스피드와 태클, 인터셉트 능력 또한 수준급이다. 이러한 말퀴트의 활약은 몇몇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계속해서 오른쪽 풀백에 불안함을 지니고 있는 웨스트햄의 슬라벤 빌리치 감독은 적극적으로 말퀴트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이미 웨스트햄이 생테티엔에 1,000만 유로(한화 약 121억 원)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조만간 말퀴트를 프리미어리그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2. 뱅상 파조

국적: 프랑스

생년월일: 1990년 8월 19일

신체조건: 180cm, 68kg, 오른발

포지션: 중앙 미드필더

장점: 공중볼 경합, 투쟁심, 볼 탈취

약점: 스피드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렸던 유스프 사발리의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못할 듯하다. 하지만 임대로 떠난 보르도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사발리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의 선더랜드 이적설이 나돌고 있다. ⓒ지롱댕 드 보르도 공식 홈페이지

뱅상 파조는 FC낭트와 함께 프랑스에서 가장 훌륭한 유소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스타드 렌에서 성장했다. 최근 모나코에서 주가를 한껏 올리고 있는 티에무에 바카요코도 스타드 렌 시절엔 파조의 교체자원에 불과했다. 그만큼 렌에서 대체 불가능한 선수였던 파조는 2015년 생테티엔에 합류했다. 파조의 가장 큰 장점은 공중볼 경합이다. 신장은 크지 않지만 탁월한 위치선정 능력을 발휘해 볼을 따낸다. 경기당 평균 공중볼처리 횟수가 4.7회에 이르는데, 이는 유럽 전체로 범위를 확장했을 때 이그나치오 카마초(26․말라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리그에서는 주로 두 명의 중앙수비수 사이에서 볼을 받아 기초 빌드업의 시작점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비록 스피드가 느린 탓에 파울의 횟수가 많은 편에 속하지만 볼의 흐름에 대한 집중력이 뛰어나고 투쟁심이 훌륭하다. 특히 지난 3월 바스티아와의 리그 경기에서 사전에 충돌을 인지했음에도 공을 처리하기 위해 헤딩을 시도하다 상대 수비수의 발에 얼굴을 차여 잠시 기절했을 만큼 파조의 공에 대한 집념은 리그 내에서도 굉장히 높게 평가받는 부분이다. 중앙에 진정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를 필요로 하는 팀이라면 눈여겨볼 만한 선수다.

지롱댕 드 보르도와 AS생테티엔은 과거 1970년대와 80년대를 지배했던 리그앙 전통의 명문 클럽이다. 비록 두 팀 모두 리그 내에서의 흐름은 좋지 못하다. 하지만 보르도는 최근 스테판 마르틴 前스포르팅 디렉터를 회장으로 임명하며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금융권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던 스테판 마르틴은 회장 취임식에서 안정적인 재정구조를 구축해 보르도의 영광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와 FC낭트에 이어 리그앙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규모가 큰 서포터즈를 지닌 생테티엔은 클럽의 오랜 팬이자 친구 사이인 카이아조와 로메이에의 운영아래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리그앙 전통의 명문 클럽들은 자신들에게 최적화된 방법으로 재기를 위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더욱 치열한 순위경쟁이 시작된 리그앙은 이미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매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리그앙의 부활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skadbstjdsla@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