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니어스ㅣ남윤성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이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8일 오후 (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펼쳐진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왓포드와의 경기에서 리그 10·11호 골을 터뜨리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에서 한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또한 이번시즌 모든 대회에서 18골을 기록하며 유럽무대 아시아인 한시즌 최다 골 기록 갱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존 기록은 한국 축구 레전드 ‘차붐’ 차범근이 보유하고 있는 19골이다.

다사다난했던 16-17 시즌

시즌초인 9월에만 3경기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서 선정하는 ‘이달의 선수상’까지 수상하며 어느 때보다도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위협적인 드리블과 빠른 스피드로 상대의 측면을 붕괴시켰고 위치와 거리에 상관없이 양발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손흥민에게 이때만큼은 정말 ‘월드클래스’ 수식어가 부족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지난 9월에 이어 4월에도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할 수 있을까. ⓒ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손흥민은 시즌이 진행되면서 시즌 초반의 위용을 잃어갔고 경기장에서의 영향력도 희미해져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쓰리백 카드를 꺼내든 1월부터는 선발보다 교체로 출장하는 횟수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 기간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으로 구성된 토트넘의 공격진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팀의 무패행진을 이끌었다.

특히 2선의 델레 알리와 특급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은 1월과 2월 각각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차지했는데,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경기 종료를 앞두고 케인의 ‘박수용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는 굴욕적인 순간을 경험해야했다. 토트넘에 손흥민을 위한 자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반전의 계기가 된 ‘A매치 데이’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이래 A매치 데이는 항상 손흥민의 발목을 잡아왔다. 소집 전까지 팀에서 환상적인 모습을 선보이다가도 대표팀에서 복귀한 이후엔 폼을 잃었다. 피로도가 이유였다. 이동 거리가 짧은 팀동료들에 비해 꼬박 하루 반나절을 이동해야했다. 도착 직후엔 시차적응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많게는 두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본인은 국가의 부름을 받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지만 국내 축구팬들에게 A매치 기간은 더 없이 야속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손흥민은 최근 5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며 ‘A매치 데이’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영광으로 이끌 재목

앞에서도 언급했듯 손흥민에게 이번 시즌은 참으로 다사다난한 시즌이 되고 있다. 위협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잘 뛰다가도 70분이되면 어김없이 1순위로 교체되는가하면 부상당한 해리 케인을 대신해 익숙하지 않은 원톱 스트라이커 위치에서 플레이해야했다. 출장 수에 비해 실제로 소화한 경기 시간은 적었음에도 이번 시즌 18골 5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손흥민에 대해 최근 영국의 ‘이브닝스탠다드’는 ‘지난여름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로 거의 팔릴 뻔했지만, 지금의 손흥민은 토트넘을 영광으로 이끌 재목중 하나’라고 그를 평가하기도 했다.

발목 부상을 당했던 ‘에이스’ 해리 케인은 이번 왓포드전을 통해 복귀했고 델레 알리와 에릭센의 최근 폼 또한 최고조에 올라있다. 이 셋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그리고 부상으로 팀을 이탈해있는 윙백 대니 로즈마저 스쿼드에 복귀한다면 토트넘은 당분간 쓰리백을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 입장에서도 지난 9월에 이어 다시 한 번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자랑하고 있는 손흥민을 외면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즌도중 번뜩이는 활약을 펼치다가도 이내 잠잠해지는 선수들은 많다. 하지만 손흥민처럼 위기를 극복하고 또다시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선수는 정말 드물다. ‘손세이셔널’ 손흥민은 진정한 시험대에 올라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손흥민에게 이번 시험대는 능력을 입증해야만 하는 부담스러운 무대가 아닌 자신의 가치를 더욱 드높일 훌륭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과연 9월에 이어 4월에도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할 수 있을까. 바야흐로 손흥민의 전성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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