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9일 치른 프리메라리가 16-17시즌 마드리드 더비 경기 모습 ⓒ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스포츠니어스 | 배시온 기자] 같은 지역 내 구단끼리 펼치는 스포츠 경기를 흔히 더비라고 한다. 축구는 여러 역사, 종교, 경제 차이나 갈등의 스토리를 갖고 있다. 같은 연고지의 구단은 이런 사회적 이유가 더 많이 충돌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축구에 더 열광하는 요소가 된다. 팬들이 자신의 연고 팀을 응원하는 더 확실한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팬들이 감정을 이입하며 열기가 더해진 대결은 무수한 역사가 쌓여 더욱 격렬하고 열정적인 더비가 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1928년 출범했다.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엘 클라시코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기들이 90여년 동안 역사를 만들어왔다. 여러 감정이 얽힌 더비는 경기를 더욱 치열하게 했다. 17개의 자치지방이 있는 만큼 사람들의 연고의식과 지역 자부심 역시 크다. 오랜 역사와 치열함을 갖춘 프리메라리가의 더비를 하나씩 살펴보자.

지난 11월 19일 치른 프리메라리가 16-17시즌 마드리드 더비 경기 모습 ⓒ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이번에 소개할 더비는 다가오는 8일 11시15분(한국 시간) 16-17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마드리드 더비다. 양 팀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맞붙는다.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데 마드리드 더비일뿐 아니라 세계적인 강팀간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프리메라리가는 물론 16-17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도 병행하는 양 팀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더비를 앞두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29라운드 기준) 승점 68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로는 바르셀로나가 승점 66점으로 바짝 쫓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와 셀타 비고가 다른 팀들보다 한 경기 덜 치르긴 했지만 그것에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빡빡한 리그 일정 사이에 있는 마드리드 더비 다음주엔 바이에른 뮌헨과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도 치르기 때문이다. (29라운드 기준) 리그 3위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4위 세비야와 승점 58점으로 같다. 격차를 벌리고 다음시즌 챔피언스리그 직행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전력을 다해야 한다. 역시 마드리드 더비 다음주 레스터 시티와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른다. 이런 정황이 마드리드 더비를 더욱 달구고 있다.

데르비 마드릴레뇨(El derbi madrileño)

지금까지 총 277번 치러진 마드리드 더비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146번으로 압도적인 승리 기록을 갖고 있다. 반면 아틀레티코는 69승에 그치고 62번의 무승부를 기록하고 있다. 이전까지 양 팀의 전력 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꾸준히 열광했던 이유는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더비'기 때문이다.

현재 스페인 축구의 강팀으로 분류되는 세 팀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간의 경기 중 엘 클라시코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지근할 수 있지만 마드리드 더비 역시 프리메라리가에 중요한 더비다. 특히 한동안 침체기였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2010년대 이후 완벽히 부활하면서 마드리드 더비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1월 19일 치른 프리메라리가 16-17시즌 마드리드 더비 경기 모습 ⓒ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양 팀의 프리메라리가 첫 경기는 1928-29시즌인데 두 번의 경기 모두 레알 마드리드가 승리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다음 시즌 당시 아틀레티코의 홈 구장이었던 에스타디오 메트로폴리타노 데 마드리드에서 열린 1929-30시즌 경기에서 첫 승을 거뒀다. 리그에서는 159번의 경기 중 레알 마드리드가 86승, 아틀레티코가 39승으로 꽤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코파 델 레이에서는 아틀레티코가 계속 강세를 보였다. 결승전에서 맞붙은 1960, 1961, 1992, 2013년에 아틀레티코가 승리했고 1975년 레알이 승부차기로 승리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결정적인 순간에 승리를 챙기며 마드리드 더비의 화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난 11월 19일 치른 프리메라리가 16-17시즌 마드리드 더비 경기 모습 ⓒ프리메라리가 홈페이지

 

레알의 대항마로 떠오른 아틀레티코의 마드리드 더비

지금처럼 양 팀이 모두 순항하던 시절에 맞붙은 마드리드 더비도 있었는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우승을 차지한 1965-66시즌이다. 두 팀은 시즌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승점 44점으로 43점인 레알에 1점 앞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때의 리그 경기를 살펴보면 6라운드 1-1 무승부, 21라운드 3-1로 레알 마드리드가 역전승을 거뒀다. 결과만 두고 본다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60-61시즌부터 64-65시즌 내내 리그를 점령했던 레알을 꺾은 것과 함께 리그, 코파 델 레이에서 여러 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기간이기 때문에 1960년대는 아틀레티코의 황금기로 회자된다.

마드리드 더비, UEFA 챔피언스리그에 역사를 쓰다

마드리드 더비는 축구 역사에서 중요한 한 획을 그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최초로 지역 더비가 성사된 것이다. 시작은 13-1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승리한 레알 마드리드는 역사상 첫 라 데시마(La Décima)를 달성하게 됐다. 2년 뒤 15-16시즌 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양 팀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복수를 노렸지만 레알에게 다시 승리를 내줬다. 레알 마드리드는 라운데시마(La Undécima)를 달성한 첫 팀이되어 영광을 누렸고 아틀레티코는 두 번이나 그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럼에도 같은 지역에 위대한 두 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역사에 기록했으니 두 번의 결승전은 마드리드 더비에 큰 의미를 가진다.

이렇게 마드리드 더비는 역사의 순간을 함께했다. 다가오는 리그 경기 역시 이번 시즌 두 팀이 기록할 역사에 중요한 순간이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278번째 마드리드 더비를 기다리는 이유다.

si.onoff@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