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수원보다 좋은 사람들 ⓒ FC서울 제공

[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2017 K리그 클래식이 이번 주말(4일) 화려하게 개막한다. 특히나 5일 열리는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는 K리그 클래식 개막 라운드의 가장 관심이 가는 승부다. <스포츠니어스>에서는 이번 슈퍼매치를 맞아 두 팀의 전투력을 끌어 올리는 차원에서 특별한 기획을 준비했다. 서울이 수원보다 좋은 이유, 수원이 서울보다 좋은 이유를 나란히 꼽아보기로 한 것이다. 점잖을 생각 말고 상대를 물고 뜯어 보자. 물론 어디까지나 슈퍼매치를 앞두고 전투력을 끌어 올리기 위한 특별 기획이니 너무 언짢아하지는 마시라. <편집자 주>

1. 황선홍 > 넘사벽 > 서정원

축구팀에서 감독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감독의 우승경력은 서울이 수원보다 한 수 위다. 황선홍 감독은 부산 아이파크를 시작으로 포항 스틸러스를 거쳐 FC서울에 와서까지 총 K리그 우승 2회, FA컵 2회 우승이라는 업적을 남기고 있다. 서정원 감독은 지난 시즌 FA컵 우승 트로피를 한번 들어 올렸다. 양 팀 감독 각자가 개성적인 전술철학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맛있는 음식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 우승과 승리에 대한 경험은 황선홍 감독이 서정원 감독보다 앞선다. 서정원 감독이 덕장이라면 황선홍 감독은 승부사다. 이겨야 할 경기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2. 느네 팀에 이상호 없지?

바로 몇 개월 전까지 수원 유니폼을 입었던 이상호가 서울로 왔다. 현재 FC서울에서 수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측면자원이지만 열심히 뛰는 플레이 스타일로 미드필드와 수비라인 사이 공간을 괴롭힐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상호를 적으로 상대하기 위해서는 군 복무 중인 김은선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다시 뛰게 해야 할 것이다. 공격옵션은 다양할수록 좋다. 이상호가 서울로 이적함으로써 수원이 가지고 있던 공격옵션은 서울이 갖게 되었다.

3. 작년 리그 테이블, 수원은 스크롤 내려야 보이더라?

서울은 꾸준히 우승권에 근접한 팀이며 매 시즌 트로피를 향해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팀이다. 서울이 2016시즌 현대 오일뱅크 K리그에서 전북을 상대로 정의구현을 외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반면 수원은 지난 시즌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수원이 FA컵 우승을 하긴 했지만 서울은 지난 시즌 주요 대회에서 항상 마지막까지 순위경쟁을 했다.

4. 수원이 무 농사 하나는 끝내주게 잘짓는다며?

지난 시즌 수원이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총 38경기 중 무려 18경기 무승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대부분 선취득점으로 경기에서 이기고 있다가 후반 동점 골을 실점하는 형태였다. 수원은 이번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두 경기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서울은 2연패를 기록했지 않느냐고? 예상치 못한 대패는 오히려 반등의 기회가 된다. 우라와 레즈를 상대로 후반전 경기력이 다시 살아났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실험에 가까웠던 수비라인은 다시 가동되지 않거나 보완될 확률이 높다.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서울은 연패에 익숙하지 않은 팀이다. 그런데 수원은 지난 시즌의 악몽을 계속 꾸고 있지는 않은가.

5. 곽희주 없으니 데얀 누가 막을래?

수원과 영광의 시절을 함께하던 선수들은 이제 대부분 코치로서, 감독으로서 벤치에 있다. 곽희주는 은퇴했고 현재 경기장 안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는 염기훈 정도다. 서울은 수원을 상대로 많은 골을 기록한 데얀과 박주영이 건재하다. K리그에서 데얀을 가장 잘 괴롭히던 곽희주의 은퇴는 서울엔 분명 이득이다.

서울의 상징적인 선수들이 스트라이커라는 점도 중요하다. ⓒFC서울 제공

6. 깃발 응원만큼은 서울이 한 수 위

수원 팬들의 열정적인 목소리는 인정. 그러나 현대 응원은 시각적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서울의 수호신은 지난 FA컵 결승전 엄청난 수의 깃발을 동원해 응원을 펼쳤다. 서울 구단은 깃발로 응원하는 수호신들을 킥오프 전 행사에 참여하도록 유도하여 구단과 팬들, 서포터들이 한데 어우러져 축제를 즐긴다는 인상을 줬다. 깃발응원은 이제 수호신을 넘어 서울의 아이덴티티가 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촬영 기자들은 서울의 깃발응원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간다. 수원 서포터석에도 대형 깃발이 응원에 사용되지만 깃발만큼은 서울의 승리다.

7. 서울 응원하면 페북 할 맛 납니다!

딱히 수원보다 좋다고 말할 필요도 없다. 서울은 K리그 그 어떤 구단보다도 가장 질 좋은 다양한 콘텐츠를 SNS로 공유하고 있다. ‘골뒷캠’을 비롯한 경기 후 인터뷰, 각종 홍보에 선수들을 동원하고 SNS라는 플랫폼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안티팬도 팬이다’라는 말을 증명하듯 SNS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의 수도 10만을 넘는다. 수원의 경우 약 7만 명이 실시간으로 소식을 접하고 공유할 수 있다. 한편 <스포츠니어스>는 2천여 명을 기록하고 있다.

8. 괜히 '천만 서울' 하는 게 아닙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최대 수용인원은 66,704석이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최대 수용인원인 43,959명보다도 22,345명을 더 수용할 수 있다. K리그 최다 관중기록 1위부터 5위는 서울의 홈경기에서 열린 경기들이 순위에 올라 있다. 이 5경기 모두 수원 홈경기 죄다 관중과 수용인원보다도 많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일단 소문난 잔치라면 사람들을 많이 불러올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관중 동원력은 서울이 압승이다.

9. 너네 걸어가는 동안 우린 2차 끝났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취재도, 응원도, 관람도 배가 든든해야 할 수 있다. 서울은 경기장에 입장하기 전 북측광장에서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는 푸드트럭을 접할 수 있다. 단순히 푸드트럭만 외주하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과 좌석도 만들어준다. 이들은 경기가 끝나도 떠나지 않는다. 경기가 끝나면 다시 그 자리에서 먹거리로 회포를 푼다. 수원의 경우 우만동을 벗어나 북문까지 가야 맛있는 보영만두를 먹을 수 있다.

10. 솔로들이여, FC서울로 일단 오라

<스포츠니어스>는 28일 “썸타는 그 사람과 축구장 가는 법”을 통해 “근처의 영화관이나 카페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며 “동선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CGV도 있고 경기장에서 즐길만한 군것질거리를 살 수 있는 홈플러스도 있다. 서울은 분명 수원보다 데이트 동선을 짜기 쉽다. 썸타는 그 사람과 축구장에 가려면 서울로 가야 한다.

5일 열리는 슈퍼매치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의 향방을 잘 알 수 있는 빅매치다. 이 경기에서 서울이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수원이 무 농사를 좋아한다고 해서 서울이 무밭이 될 필요는 없다.

intaekd@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