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통영=조성룡 기자] "간절한 선수들과 함께 성장한다"

16일 통영 산양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제 53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만난 전우근 사이버한국외대(이하 외대) 감독의 말이다. 사이버 대학이라 갈 곳 없는 선수들이 모였다는 편견, 신생 팀이라 약체일 것이라는 편견 등 수많은 편견을 전 감독과 외대 선수들은 '간절함'이라는 무기를 통해 싸우고 있다.

경기장을 찾았을 때 외대는 이번 대회에서 1무 1패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비기기만 해도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추계 대학축구연맹전 준우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켰던 모습과는 많이 다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창단 2년차에 접어든 선수들의 간절함은 여전했다. 조별예선 마지막 상대인 세종대에 전반 2골, 후반 2골의 맹공을 퍼부으며 4-0으로 승리,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전 감독은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만큼의 경기를 하지 못해 힘들었던 것 같다"면서 "이번 경기 승리로 우리의 페이스를 찾은 것 같으니 더 준비 잘해서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승리에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세종대와의 경기는 1무 1패로 분위기가 내려가있는 상황에서 거둔 대승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번 경기에서 비겨도 떨어지는 상황이었다"면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마지막인 것처럼 덤벼든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 부산의 전설이었던 그는 이제 창단 팀의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다 ⓒ 스포츠니어스

지난해는 창단 팀의 돌풍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만만히 얕봤다 당했던 과거 다른 팀들도 이제 그들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을까? 전 감독은 "추계 대학축구연맹전 준우승으로 인해 다른 팀에서 우리를 더 존중하는 것 같다"면서도 "여기에 안주하지 않겠다. 아직 남아있는 경기가 많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창단 첫 해 주변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라고 평했지만 전 감독은 아직 더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외대는 신생팀이면서 동시에 '사이버 대학'이라는 이름을 달고있다. 대학 축구에서 '사이버 대학'이라는 타이틀은 '갈 곳 없는 선수들의 마지막 종착지'라는 편견이 함께 있다. 전 감독 역시 이러한 편견에 동의했다. 그는 "그러한 편견 때문에 창단 초기 선수 수급에 굉장히 힘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모은 선수들을 강팀으로 키워냈다. 비결이 무엇일까? 전 감독은 '간절함'을 꼽는다. "용운고(상주 U-18) 감독 시절 함께했던 제자들도 왔고 무엇보다 간절한 선수들이 많이 왔다"며 "모든 사이버 대학 선수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우리 팀은 간절함에 축구를 하는 선수들이 많다. 덕분에 팀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외대는 과거의 성공을 뒤로하고 이제 창단 2년차에 접어든다. 욕심이 더 커질 법도 하다. 전 감독의 올해 목표는 무엇일까? 지난해 준우승의 경험이 있는 만큼 당차게 '우승'이란 단어를 듣게될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아직 리빌딩 중"이라면서 겸손함이 섞인 이야기를 꺼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팀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전 감독의 생각이다. "좋은 성적도 중요하다. 하지만 리빌딩을 통해 우리 만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씩 자리잡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올해보다 내년, 내년보다 후년이 기대되는 그런 팀이 외대일 것이다.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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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전우근 감독 ⓒ 스포츠니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