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통영=김현회 기자] 성균관대학교를 잠시 떠나는 설기현 감독이 “선수들을 믿는다”고 전했다.

12일 경남 통영에서 개막한 제53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 참가 중인 성균관대 설기현 감독은 어제(16일) 경희대와의 2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뒤 “감독과 코치를 위해서 축구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대표팀에 간다고 하더라도) 선수들이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2일 고려대와의 첫 경기에서 짜릿한 2-1 승리를 따낸 성균관대는 경희대를 상대로도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조1위를 확정, 32강 진출을 결정지었다. 성균관대는 지난해 U리그 왕중왕전 우승팀이자 권역 리그에서 성균관대에 1-7 대패를 안겼던 고려대를 상대로 멋지게 설욕전을 펼쳤고 난적 경희대와의 맞대결 역시 물러섬이 없었다.

설기현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사실 고려대와 경희대가 대학 축구의 강호라 한 조에 속한 뒤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예선 통과가 목표였다. 시즌을 시작하는 첫 대회여서 부담감이 더 컸다. 이 대회에 따라 향후 시즌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수들이 잘 해줬다. 일단은 첫 번째 목표였던 예선 통과를 이뤄내 기쁘다. 대학 대회는 프로처럼 한 경기를 하고 회복하는 게 아니라 변수가 많다. 최대한 선수들을 잘 활용해 토너먼트에서도 계속 살아남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 코치로 선임된 설기현 감독은 내달 1일부터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종료 때까지 1년 반 동안 잠시 성균관대를 떠날 예정이다. 이번 춘계대학연맹전을 끝으로 선수들과 잠시 작별해야 한다. 민감한 문제인 탓에 “가급적 대표팀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던 설기현 감독은 “선수들이 동요하지는 않는 것 같다”면서 “전부터 항상 선수들에게 본인 스스로 어디에 있건 누구와 운동을 하건 자기 자신을 위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가 있으나 없으나 우리 선수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잘 해낼 것이다. (나의 부재가)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축구는 특별한 게 없다.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면서 “중,고등학생도 아니고 자기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대학생들이기 때문에 선수들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설기현 감독은 대표팀에 가서도 제자들을 꾸준히 챙길 생각이다. “대표팀에 가 있는 동안 성균관대 선수단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지만 코치를 통해 선수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해줄 것”이라면서 “꾸준히 제자들을 위해 신경을 쓰겠다”고 약속했다.

이제부터 32강 토너먼트에 임하는 설기현 감독은 성균관대가 패해 팀이 탈락하는 순간 팀을 잠시 떠나야 한다. 그래서 더 오래 살아남고 싶어한다. “이제부턴 떨어지면 끝이다. 솔직히 말하면 부담이 될 것 같다. 조별예선은 첫 번째 경기를 망쳐도 두 번째 경기를 준비할 기회가 있지만 토너먼트는 그렇지 않다”면서 “선수들과 빨리 이별하고 싶지 않으니 계속 살아남고 싶다. 나도 우리가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잘 모르겠다. 짧은 시간 동안 철저하게 상대에 대해 분석해 선수들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설기현 감독은 “대표팀에 들어가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슈틸리케 감독님 말씀 잘 듣겠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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