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김현회 대표가 9일 프로축구연맹 총재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스포츠니어스 김현회 대표가 전격적으로 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현회 대표는 9일 오전 9시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에 위치한 옛 도서물류센터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계 정권 교체를 이루고 축구계 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열린 옛 도서물류센터 자리는 김현회 대표가 스무 살 때 약 3개월 간 아르바이트를 했던 곳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김현회 대표는 “이곳은 내가 군대에 가기 전 음주가무에만 빠져 있을 때 부모님의 잔소리를 듣고 어쩔 수 없이 용돈벌이를 위해 일했던 곳”이라면서 “나에게 책은 마음의 양식이 아니라 지긋지긋한 일에 불과했다. 이때부터 나는 책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내 청춘을 바친 곳에서 여러분께 프로축구연맹 총재 불출마를 고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지나가며 이 기자회견 내용을 전해들은 한 60대 여성은 “염병하네”라고 소리 치며 김현회 대표의 불출마 선언을 아쉬워했다.

김현회 대표는 이어 “10년간 축구장을 돌며 성공하고 실패한 선수 및 지도자를 본 저로서는 프로축구연맹 총재로 출마할 것을 심각하게 고려했다”면서 “하지만 저를 향한 인격살인에 가까운 음해와 가짜뉴스로 인해 출마 명분이 실종되면서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10년간 봉직한 기자로서의 명예에 큰 상처를 입었고 결국 축구팬들에게도 누를 끼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부 축구인들의 구태와 편협한 태도에 지극히 실망했고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현회 대표는 스무 살 때 아르바이트를 했던 옛 도서물류센터 부지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스포츠니어스

김현회 대표는 프로축구연맹 총재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도 프로축구연맹을 위한 애정 어린 메시지를 전달했다. “새로운 총재는 프로축구연맹의 화합을 이끌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 현재 K리그는 전북의 심판 매수 혐의가 밝혀진 뒤 반으로 갈라져 싸우고 있다”면서 “이 갈등을 봉합하지 않고서는 K리그가 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또한 “전북 문제와는 별개로 일부의 주장처럼 심판에게 용돈을 찔러주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지 K리그 구단들의 전수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새로운 총재는 K리그 화합과 갈등 봉합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K리그의 가장 큰 숙제로 스폰서 문제 해결을 꼽았다. “신임 총재는 K리그의 스폰서 유치를 위해 발로 뛰어야 한다. 권위를 버리고 철저히 ‘장사꾼’의 마인드로 K리그 운영을 책임져야 한다”면서 “중계권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유망한 선수들이 중국으로 대거 유출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 시도민구단의 재정난 해결을 위한 방안도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록 나는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총재 후보로 나설 분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다만 새로운 총재께서 내가 이 기자회견을 통해 말한 것처럼 산적한 K리그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 주길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4일 새로운 선거 관리 규정에 따른 총재 재선거를 위해 후보 등록을 받았고 총재 선거일이 오는 24일로 확정되면서 선거 3주 전인 10일까지 1주일간 입후보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후보 등록을 하려면 선거 관리 규정에 따라 5천만 원을 연맹에 기탁해야 하고 총재 선거에서 유효 투표수의 20% 이상을 얻으면 기탁금을 전액 돌려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김현회 대표가 기탁금 5천만 원은커녕 50만 원도 없는 사람이다. 기탁금이 없어서 불출마 선언을 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총재 선거 후보 등록 공고 뒤 입후보자가 없을 경우 총회에서 대의원 추대로 새 총재를 결정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오는 10일까지 등록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추대 방식으로 새 총재가 선출된다.

김현회 대표는 스무 살 때 아르바이트를 했던 옛 도서물류센터 부지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스포츠니어스

한편 김현회 대표의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이 벌어진 조리읍에는 김현회 대표를 지지하는 수 많은 지지자들이 모여 안타까움을 표했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한 걸음에 달려왔다”는 ‘김사모(김현회를 사랑하는 모임)’ 회장 조성룡(28세) 씨는 “나는 나라를 팔아 먹어도 무조건 김현회다. 우리 김현회 대표께서 힘 내셨으면 좋겠다. 사랑한다”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안보는 김현회’라는 피켓을 들고 약 10분간 불출마 선언 반대 시위에 참석한 조성룡 씨는 이후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남성으로부터 현금 5만 원을 받고 자리를 떴다. 마지막으로 김현회 대표는 “출마 선언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지만 불출마 선언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앞으로 기사를 통해 더욱 다양한 K리그 소식을 알리겠다. 오늘 이런 황당한 기자회견도 연맹 총재 선출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한 방안이라고 이해해 달라. 새로운 총재도 K리그를 더욱 발전시켜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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