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신문선 후보가 총재로는 부족한 5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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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해 보이는 건 유니폼 탓일 거다. ⓒ성남FC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신문선 전 성남FC 대표이사가 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 단독으로 입후보했다. 신문선 후보는 지난 6일 기자회견까지 열고 공식적인 출마의 변과 함께 여러 공약사항을 발표했다. 신문선 후보는 오는 16일 열리는 제11대 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서 찬반 투표를 통해 총재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나는 신문선 후보가 프로축구연맹을 이끌 총재로서의 자질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그 근거를 들어보겠다.

1. 성남 시절 ‘유니폼 대참사’
2014년 성남FC 대표로 부임한 신문선 후보는 ‘유니폼 대참사’를 일으키고 말았다. 2014년 1월 공개된 성남의 유니폼은 경악 그 자체였다. 의류 수거함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디자인의 촌스러운 유니폼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성남이 용품 후원사를 바꿔가면서 논란까지 일으켰다는 점이다. 아스토레에서 에이라인으로 용품 후원사를 변경했고 또 다시 아르볼이라는 중소업체로 용품 후원사가 변경되는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더군다나 리그 미디어 데이 때까지도 유니폼을 만들지 못했다. 다들 팀 선수들이 미디어 데이에서 말끔한 새 유니폼을 입고 환하게 웃고 있을 때 성남은 간신히 만든 촌스러운 골키퍼 유니폼을 입은 전상욱이 이들 사이에 서 있어야 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전지훈련 도중에는 허접하기 그지 없는 연습용 유니폼을 제공해 선수들이 연습경기 때도 이 유니폼을 입지 못할 정도였다. 선수단이 수준 미달의 이 용품을 거부한 것이었고 결국 2천여만 원을 따로 들여 용품을 공급해야 했다. 신문선 후보가 성남에서 이룬 업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유니폼 참사 하나로 박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유니폼을 비롯한 용품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팀의 수장이 더 큰 단체의 수장이 된다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요새 소비자들이 얼마나 디자인에 민감한데 1980년대 군대 전투 체육 시간에 입었을 법한 유니폼을, 그것도 잡음을 일으켜가며 공개한 건 부끄러운 일이고 당연히 그 팀의 대표도 비판받아야 할 일이다.

2. 말 뿐이었던 네이버의 후원
신문선 후보는 성남 대표로 부임한 뒤 자신 있게 말했다. “공격적으로 나갈 것이다. 지역 기업의 후원을 이끌어낼 것이다. 성남에 본사가 있는 거대 기업 네이버를 방문해서 협조를 구할 것이다. 성남에는 네이버 뿐 아니라 넥슨 등 거대 기업이 많다. 직접 그들과 협상하겠다.” 하지만 결국 신문선 후보의 이 같은 말은 지켜지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네이버나 넥슨 등 거대 기업의 후원은커녕 성남FC가 중소 업체의 제대로 된 후원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유니폼에 기업명이 아니라 ‘성남FC’라는 팀명을 박고 그라운드를 누벼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었다. 선수들이 움직이는 광고판이어야 할 프로 스포츠에서 후원 기업이 없어 가장 비싼 광고판을 활용하지도 못했다는 건 엄청난 손실이다.

결국 굵직한 후원사를 구하지 못한 성남FC는 2014년 성남시의 예산에 상당 부분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신문선 후보는 ‘시스템’과 ‘패러다임’을 이야기하며 획기적인 후원사 계약을 따낼 것 같았지만 결국 구단의 기존 상황 만큼도 해내지 못했고 성남시의 지원에 의존해야 했다. 이번 프로축구연맹 총재 입후보 뒤에도 “스폰서 유치를 위해 발로 뛰겠다. 언제까지 재벌에 기댈 수는 없다”는 신문선 후보의 의견을 보면 그가 성남FC 대표로 있을 때와 다를 게 없다. 그렇다면 과연 신문선 후보가 총재가 됐을 때의 결과는 어떠할까. 충분히 유추가 가능할 것이다. 신문선 후보의 말은 틀린 말이 없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더 따져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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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구단명을 달고 뛰어야 했던 성남 선수들. ⓒ성남FC

3. 협회에 손 벌리겠다?
신문선 후보는 “연맹 총재가 되면 영업을 하러 다닐 것”이라면서 “가장 먼저 정몽규 회장을 만나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게 쉽게 말하면 대한축구협회 찾아가서 ‘삥’ 뜯겠다는 이야기와 다를 게 없다. 자꾸 연맹이 협회에 손을 벌리고 종속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는데 신문선 후보의 말대로라면 연맹은 철저히 협회의 통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외부 기업을 상대로 장사를 해야지 협회에 손 벌리는 건 그냥 돌려막기다. 이런 식으로 협회에서 30억 원, 40억 원을 후원 받아놓고 “우리 이만큼 일 열심히 해서 돈 벌었다”고 하면 속임수다. 협회에 전적으로 기대려는 이가 연맹 수장이 되는 건 반대다.

신문선 후보는 그러면서 “정 안되면 차입금을 들여올 수도 있는데 그것도 결국 자산”이라는 말도 했다. 빚을 내 운영하겠다는 건 반대다. 이 부분에 있어서 나는 신문선 후보와 뜻이 전혀 다르다. 연맹 총재는 올바른 철학을 가지고 있고 정책에 관해서도 고민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돈을 잘 벌어와야 한다. 지극히 장사꾼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야 하는데 차입금을 들여올 정도로 돈 구할 능력이 없는 이가 연맹 총재가 된다면 연맹 전체가 더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시스템’과 ‘패러다임’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스폰서를 물어오지 못할 경우 협회에 손을 벌리거나 빚을 내 연맹을 운영하겠다는 뜻 아닌가. 이렇게 협회에 손 안 벌리고 빚 내지 않으면서 연맹을 이끌어 나갈 적임자가 필요하다.

4. 주장의 출처가 불명확하다
신문선 후보는 “K리그는 선수 연봉이 지출의 90%인데 J리그는 45%에 불과하다”면서 “제조원가를 낮춰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이 주장의 근거를 찾지 못했다. K리그 선수 연봉이 지출의 90%라는 건 그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자료다. 포항스틸러스와 전남드래곤즈를 제외한 모든 구단이 매년 재무제표를 공개하는데 구단 대부분이 1년 예산 중 선수 연봉으로 쓰는 지출이 60% 정도다. 선수 연봉 비중이 큰데 그 돈을 줄여서 다른 곳에 투자하자는 의견은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하지만 현재 K리그가 지출의 90%를 선수 연봉으로 쓴다는 주장은 근거도 없고 출처도 없다. 만약 신문선 후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 명확한 출처를 밝혀줬으면 좋겠다.

한창 선수 연봉이 지출의 큰 비중을 차지했을 때도 70%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선수 연봉이 지출의 90%에 이른다는 신문선 후보의 주장은 믿을 수가 없다. 만약 신문선 후보가 잘못된 자료를 가지고 이런 주장을 펼친다면 그건 총재로서의 자격이 없는 이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니 이런 논란을 피해가려면 확실한 자료의 출처를 공개해야 한다. K리그가 지출의 90%를 선수 연봉으로 쓰고 있다면 이는 정말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본 재무제표에서는 그 어떤 구단도 지출의 90%를 선수 연봉으로 쓰고 있지 않았다. 신문선 후보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정확한 숫자로 이야기해야 한다. 주장의 출처가 불명확하면 이런 말을 하는 이의 신뢰까지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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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신문선 후보는 연맹 총재가 될 수 있을까. ⓒ성남FC

5. 샐러리캡 도입에 반대한다
신문선 후보는 제조 원가를 낮추기 위해 K리그에 샐러리캡 도입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했다. 샐러리캡은 총연봉 상한선을 두는 제도로 “한 팀에서 얼마 이상은 선수 연봉으로 쓸 수 없다”고 강제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나 호주 A리그 등은 샐러리캡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K리그의 샐러리캡 도입에는 반대한다. 미국이나 호주는 그래도 같은 대륙에서 경쟁할 만한 리그가 그리 많지 않으니 선수 유출 문제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웠다. 그런데 K리그는 아시아 최강의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시장이 작아 샐러리캡을 도입할 경우 선수 유출이 급격히 심해질 수 있다. 이는 중국 슈퍼리그나 중동, 일본 등에 선수를 유출할 수밖에 없는 제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그나마 K리그가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품는 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인데 선수 유출이 심해지면 아시아 무대에서의 성적까지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샐러리캡 도입으로 리그 경쟁력 자체가 급격히 추락할 가능성이 있는데 지금껏 행정적으로 믿음을 주지 못했던 신문선 후보가 이런 위험 부담이 큰 정책을 주장하는 건 다소 불안하다. 샐러리캡 도입 자체야 충분히 고려할 수도 있는 정책이지만 정책과 철학이 말을 따라가지 못했던 신문선 후보가 샐러리캡 도입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 더 크다. 이건 한 구단의 스폰서를 제대로 물어 오지 못하고 유니폼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신문선 후보의 장점도 많다. 축구계 여권에 직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철학도 반듯하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는 모습 또한 좋았다. 승부조작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 역시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신문선 후보의 자질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성남FC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이 부각될 수밖에 없었고 나는 그런 신문선 후보는 아직 연맹의 수장이 되기에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과연 K리그 전체를 이끌어 갈 만한 리더십과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 진지한 토론이 펼쳐졌으면 한다.

footballavenue@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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