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3년 전 서럽게 울던 아빠와 아들이 환하게 웃었다

3년 전 한 부자는 이렇게 꼭 껴안고 눈물을 흘려야 했다.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아들이 함께 축구장에 가 우승이나 승격의 기쁨을 누리는 모습은 축구팬들에게는 로망이다. 남자라면 누구나 아들과 함께 축구장에서 진한 눈물 한 번 흘려보는 게 소망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멋진 장면은 유럽에서나 가끔 나올 법한 명장면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만큼 대를 이어 한 팀에 지지를 보내는 팬들은 우리와는 먼 세상 이야기인 것만 같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사연의 주인공은 이 꿈을 이뤄가고 있다. 3년 전 경기장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강등의 아픔을 느꼈던 김유진(7세) 군과 그의 아버지 김경철(40세) 씨에 관한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준비했다.

평범했던 팬, 열혈 서포터가 되다
강원도 강릉시에 사는 김경철 씨는 홈 경기장이 집 근처에 있는 강원FC에 약간의 관심이 있었다. 2009년 시즌부터 K리그와 함께 한 강원의 경기를 중계로 가끔 챙겨보는 정도였다. 정말 간혹 지인들과 함께 어울려서 경기장에 한두 번 들르기도 했지만 김경철 씨에게 강원FC는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2006년 첫째 아들 유민이을 얻은 김경철 씨는 2010년 둘째 아들 유진이가 태어나면서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그 당시에는 특별하게 느끼지 않았지만 김경철 씨는 지금은 아들들이 축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공교롭게도 두 아이 모두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 태어났어요. 특히 둘째 유진이는 2010년 6월 23일, 남아공월드컵에서 그 뭐냐, 아프리카 팀하고 경기하는 날 딱 태어나더라고요.” 김경철 씨는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자신과 아들들이 축구에 열광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김경철 씨는 그러다 2011년부터 강원 경기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비록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더 많은 강원의 경기였지만 경기 내용도 화끈했고 집에서도 경기장이 가까웠기 때문에 점점 더 강원 경기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부끄러워 서포터스와 함께 응원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일반석에서 늘 경기를 지켜보는 팬이었다. 홈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김경철 씨 가족은 모두 경기장으로 총출동했다. 여섯 살짜리 큰 아들 유민이는 물론이고 두 살짜리 둘째 아들 유진이까지도 엄마의 등에 업혀 경기장으로 향했다. 강원의 홈 경기는 이 가족에게 소풍과도 같았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에 열리는 홈 경기는 거의 다 갔어요. 우리 가족에게는 매주 열리는 축제와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유진이는 두 살 때부터 선택의 여지없이 강원 팬이 된 거죠.”

그렇게 1년 동안 경기장에 다니니 먼저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 회원들이 김경철 씨에게 다가왔다. “항상 경기장에 오시던데 같이 응원도 하고 원정 경기도 보러 다니는 건 어떠신가요?” 늘 신명나게 응원하던 나르샤를 멀리서만 지켜보던 김경철 씨도 흔쾌히 나르샤 회원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2012년부터 김경철 씨는 나르샤 회원이 돼 원정경기도 따라다니는 열정적인 팬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첫째 아들 유민이는 강원FC 유소년 팀에 들어가 축구를 배우기 시작했고 둘째 아들 유진이는 아빠보다 더 열정적으로 강원을 응원하는 팬이 됐다. 첫째 아들 유민이가 운동을 시작하며 경기장에 자주 오지 못하게됐지만 둘째 아들 유진이는 경기장에 가는 걸 아빠보다도 더 좋아했다. 강원FC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이 된 것이다.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
2011년부터 강원FC를 응원하게 된 김경철 씨는 이제는 강원의 열혈 팬이 됐다.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

강등의 아픔, 눈물 뚝뚝 흘리던 둘째 아들 유진이
둘째 아들 유진이가 네 살이 된 2013년 8월 김경철 씨는 온 가족을 데리고 서울로 향했다.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슈퍼매치 열기를 느끼기 위해서였다. 야간에 열린 이 경기를 본 뒤 다시 강릉으로 돌아오자 새벽이었다. 다음 날 전주에서 전북과 강원의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유민이와 유진이가 피곤해 해 이 원정 경기 응원은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네 살짜리 유진이가 자다가 벌떡 일어나 아빠 김경철 씨의 손을 이끌었다. “아빠, 강원 경기 보러 가자. 전주 가자.” 결국 김경철 씨는 아들의 열정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고 전주로 출발해 경기를 본 뒤 또 다시 새벽에 강릉에 도착해야 했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 강원은 1-4 대패를 당했지만 유진이의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해에 강원은 구단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다. 8승 12무 18패를 기록하며 14개 팀 중 12위에 머문 강원은 결국 사상 최초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팀이 되고야 말았다.

13위 대구와 14위 대전은 자동 강등됐고 12위인 강원이 K리그 챌린지 1위였던 상주상무와 사상 첫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생존자를 가리는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치게 된 것이다. 11위 경남에 승점 1점이 모자랐던 강원으로서는 구단 역사상 가장 큰 위기였다. 물론 이 중요한 경기를 김경철 씨와 유진이도 놓칠 수 없었다. 부자는 경기장으로 달려가 강원을 열렬히 응원했다. 네 살인 유진이는 아직 잔인한 승강 플레이오프가 뭔지는 잘 모르지만 느낌으로 강원이 절대 져서는 안 된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주변 분위기라는 게 있잖아요. 다들 비장하게 경기 응원을 준비하니 우리 아들도 그 분위기를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절대 지면 안 된다는 걸 우리 네 살짜리 아들도 알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상대는 K리그 챌린지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내며 독주를 했던 상주였다. 강원으로서는 상당히 버거운 상대였다.

결국 강원은 사상 최초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처참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1차전 원정경기에서 이미 1-4로 대패하며 수세에 몰린 강원은 2차전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음에도 다득점에서 밀려 결국 K리그 챌린지로의 강등을 겪고야 말았다. 2013년 12월의 추운 날씨에도 직접 강릉종합운동장으로 와 강원을 응원했던 유진이는 네 살 인생에서 가장 큰 좌절을 맛봐야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유진이는 아빠 품에 안겨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었고 아빠는 유진이를 꼭 안아줬다. “괜찮아. 유진아. 울지마. 강원이 다시 또 잘하면 돼.” 김경철 씨는 그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유진이가 승패를 알 나이는 아니었지만 주변에서 다들 슬퍼하니까 그 분위기를 느끼고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낀 것 같아요.” 비록 유진이는 승강 플레이오프의 룰은 잘 몰랐어도 네 살의 나이로 전국 방방곡곡 강원 경기를 따라다니며 몸으로 느끼는 건 있었던 모양이다. 유진이는 이렇게 아빠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 물론 김경철 씨도 눈물은 꾹 참았지만 강원의 강등에 마음이 아픈 건 마찬가지였다.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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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강원의 강등을 경험한 네 살배기 유진이가 눈물을 뚝뚝 흘리자 아빠인 김경철 씨가 위로해주는 모습.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

7년 인생에 팬 생활만 5년째인 유진이
김경철 씨와 유진이는 강원이 K리그 챌린지로 떨어졌다고 해 응원하던 팀을 외면하지 않았다. 오히려 긍정적이었다. “K리그 클래식은 우리 입장에서 원정 거리가 되게 멀어요. 제주도 있고 저기 울산이나 포항도 있잖아요. 그런데 K리그 챌린지는 경기도 쪽에 부천이나 안양, 고양, 수원 등이 있으니까 오히려 원정 응원 가기도 편하더라고요. 뭐 경기장 여건이야 K리그 클래식이 더 좋지만 K리그 챌린지에서 원정 응원 다니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강원FC도 K리그 챌린지에서 순항했고 다시 K리그 클래식으로의 승격도 꿈만은 아닌 것 같았다. 유진이도 경기에 갈 때마다 지는 날보다 이기는 날이 더 많아 신나게 응원을 펼쳤다. 강원은 2014년 K리그 챌린지에서 16승 6무 14패를 기록하며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냈다. 특히나 2014년 리그 마지막 라운드였던 11월 16일 수원FC와의 원정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둔 게 컸다. 물론 김경철 씨는 이날도 유진이를 목마 태우고 열정적으로 현장에서 강원을 응원했다.

하지만 유진이는 추운 날씨에 경기장에서 응원을 하다 감기에 걸렸다. 하지만 이 다섯 살짜리 꼬마는 엿새 뒤 열리는 광주와의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꼭 응원하러 가겠다고 했다. 더군다나 이날 경기는 집에서 가까운 강릉종합운동장이 아니라 원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경기였지만 아빠도 유진이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었다. 김경철 씨는 유진이와 함께 준플레이오프가 열리는 원주로 향했다. 하지만 이 부자에게 승격을 경험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강원이 준플레이오프 광주FC와의 단판 승부에서 결국 0-1로 패하며 승격에 실패한 것이었다. 유진이는 이번에도 웃지 못했다. 2015년 역시 강원은 13승 12무 15패에 머물며 결국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김경철 씨와 유진이는 대부분의 경기를 다 따라다니면서 변함없이 강원을 응원했다. 첫 강등을 경험하고 눈물을 뚝뚝 흘리던 네 살짜리 아이는 어느덧 아빠와 대화가 통하는 여섯 살로 성장해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경철 씨는 나르샤 회장으로 취임했다. 열정적인 활동에 회원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2년 임기의 회장을 맡게 된 것이다. 일곱 살이 된 유진이에게도 올 시즌은 특별했다. 강원 홈 경기에서 선수 입장 때 함께 하는 에스코트 키즈로 선발된 유진이에게 김경철 씨가 물었다. “너 누구 손 잡고 들어가고 싶어?” 김경철 씨는 설마 유진이가 선수 이름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싶어 건네 말이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유진이의 대답은 놀라웠다. “장혁진. 나 장혁진 아저씨 손 잡고 경기장에 들어가고 싶어.” 유진이는 상주에 있던 2년을 제외하고는 2011년부터, 그러니까 유진이가 처음 축구장을 갔던 두 살 때부터 강원에서 활약한 장혁진의 팬이었던 것이다. 김경철 씨는 놀랐다. “우리 아이가 골 잘 넣는 마테우스나 루이스는 알아요. 그런데 장혁진 선수 이름을 이야기할 줄은 몰랐어요. 아무래도 출전 시간이 많으니까 기억을 한 것 같아요.” 유진이는 그렇게 장혁진의 손을 잡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두 살 때부터 강원 팬이었던 유진이가 일곱 살이 됐으니 무려 5년 만에 꿈을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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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수원FC와의 원정경기에서 응원 중인 김경철 씨와 유진이의 모습.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

3년 전 울던 그 꼬마가 환하게 웃었다
올 시즌 강원은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진한 강원은 결국 4위를 기록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따냈다. 부산과의 홈 단판 승부를 통해 플레이오프 진출 팀을 가리는 살 떨리는 승부가 펼쳐졌다. 일곱 살 인생에 벌써 승강 플레이오프를 여러 번 경험한 유진이는 아빠에게 물었다. “왜 다른 팀은 다 끝났는데 우리는 축구를 더 해?” 아빠는 친절하게 설명했다. “응. 여기에서 계속 이기면 더 좋은 데로 올라가거든. 오늘 이기면 우리는 다음 주에 또 축구를 할 수 있어. 오늘 지면 더 이상 경기가 없어. 그러니까 꼭 이겨야 돼. 우리 응원 열심히 하자.” 유진이는 정확한 승강 플레이오프 규정은 잘 모르지만 강원이 이겨야 다음 경기를 볼 수 있고 강원이 더 좋은 곳에서 뛸 수 있다는 건 안다. “아, 이겨야 또 경기를 볼 수 있는 거구나. 그럼 더 응원하자.” 유진이의 응원이 통했을까. 강원은 부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후반 44분 마테우스가 골을 기록하며 1-0 승리를 따냈다.

부천과의 원정 단판 플레이오프 때는 유진이가 함께하지 못했다. 감기에 걸려 부천까지 가 응원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경철 씨는 혼자 부천으로 가 마라냥이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기적과도 같은 승리를 따내는 모습을 지켜봤다. 강원이 승강 플레리오프 진출 자격을 얻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상대는 K리그에서 무려 7 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성남FC였다. 김경철 씨는 유진이와 함께 지난 1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 열띤 응원을 보냈다. 0-0으로 비기며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안방에서 무실점을 했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지난 20일 김경철 씨는 아내와 유진이를 데리고 성남 원정을 떠났다. 아내도 일이 있었지만 미루고 원정길에 올랐다. 어느덧 11살이 된 강원FC 유소년 팀 소속의 큰 아들 유민이는 충북 보은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고 있었고 나머지 가족들은 그 유소년 팀을 운영하는 성인 팀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함께하는 묘한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강등에 이어 승격을 위한 단판승부도 자주 겪어봤지만 김경철 씨는 이 성남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만큼이나 떨리는 경기를 본 적은 없었다. “심장이 떨려서 제대로 경기를 못 보겠더라고요. 이 경기 한 번에 모든 결과가 나오는 건데 너무 긴장이 됐어요.” 이제 경기를 보는 여유가 생긴 유진이가 오히려 더 아빠보다 경기에 집중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강원은 전반 42분 한석종의 골에 힘입어 후반 32분 황진성이 한 골을 만회한 성남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기록,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극적으로 3년 만의 승격을 경험하게 됐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강원 선수들은 부둥켜 안고 함께 승격의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관중석에는 아빠의 목 위에 올라타 환하게 웃는 한 아이가 있었다. 바로 3년 전 강등의 아픔을 겪으며 눈물을 뚝뚝 쏟아냈던 네 살배기 유진이가 일곱 살이 돼 이 역사적인 현장을 지킨 것이다. 3년 전 서럽게도 울었던 유진이는 생에 처음이자 구단 최초의 승격을 지켜보면서 이렇게 환하게 웃어보였다.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
이렇게 3년 전 펑펑 울던 유진이는 3년 뒤 아빠와 함께 환하게 웃었다.

“가족이 모여 한 편의 드라마 보는 기분”
유진이는 정확히 승격이 어떤 건지는 잘 모르지만 아빠의 말대로 강원이 더 좋은 곳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는 건 잘 안다. 두 살 때 처음 강원 경기를 봤던 유진이는 이제 내년 시즌 강원이 K리그 클래식에 입성하면 초등학교에 입학할 만큼 컸다. 유진이는 떼쓰고 고집 부려야 할 네 살의 어린 나이에 강등이라는 인생 최대의 시련도 겪었지만 이제 막 한글을 깨우칠 일곱 살의 나이에는 축구팬이 평생 한 번 느낄까 말까한 승격이라는 최고의 행복도 누렸다. 유진이와 함께, 그리고 강원FC에서 축구선수의 꿈을 키워나가는 큰 아들 유민이와 함께,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경기장을 찾는 김경철 씨도 너무나 행복하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드라마를 저 혼자 보는 게 아니라 온 가족이 다 같이 모여 보는 것 같아 너무 행복합니다. 슬픔도 있고 기쁨도 있는 이 드라마를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김경철 씨는 강원이 승격하면서 언제일지 모를 더 큰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은 강원의 강등도 겪어봤고 승격도 겪어봤어요. 욕심일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우승의 기분도 한 번 느껴보고 싶어요. 그리고 거기에 강원FC 유소년 팀에서 뛰는 첫째 아들 유민이가 커서 선수로 함께한다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요. 그때는 또 둘째 아들 유진이와 함께 우승의 기쁨을 느끼면서 감격의 눈물을 한 번 흘려보고 싶습니다.” 2013년 K리그 챌린지로의 강등을 경험하고 펑펑 울던 한 꼬마 아이는 이렇게 3년 만에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그리고 김경철 씨가 말한 것처럼 그들에게 또 한 번의 꿈이 이뤄지지 말란 법도 없다. 이 부자가 더 오래 오래 강원FC와 함께 하길 바란다. 이렇게 역사가 쌓이고 누군가 나이를 먹으면 유럽 축구를 보며 그렇게 부러워하던 3대를 이어오는 팬도 K리그에 생겨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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