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2013년의 악몽과 환희가 다시 한 번 재현됐다.

6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최종 라운드 전북현대와 FC서울의 경기에서 서울이 박주영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전북을 1-0으로 꺾고 4년 만에 K리그 클래식 트로피를 차지했다.

시즌 내내 선두를 달리던 '1강' 전북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을 날려버린 한 판이었다. 압도적인 성적을 내며 일찌감치 우승컵을 차지할 것만 같아 보였던 전북은 승점 9점 삭감 조치를 당하면서 일찍 샴페인을 터트리지는 못했지만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단 한 골이 모든 것을 바꿔버렸고 이는 전북의 K리그 클래식 우승컵마저 가져가고 말았다.

특히 김신욱은 3년 전의 악몽이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당시 김신욱은 울산현대 소속으로 K리그 클래식 우승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울산은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실점하며 코 앞까지 다가온 우승컵을 포항에 내줘야 했다. 경기 막판 초조하게 그라운드를 응시하다 실망하던 김신욱의 모습은 여전히 많은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정도다.

공교롭게도 3년 전의 악몽을 선사한 감독과 현재의 악몽을 재현한 감독이 황선홍 감독이라는 공통점마저 가지고 있다. 바뀐 게 있다면 황선홍 감독은 포항이 아닌 서울의 사령탑에 앉아 있었고 김신욱은 울산 유니폼이 아닌 전북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3년 전과 마찬가지로 김신욱은 또 다시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에서 황선홍 감독에게 당하고 말았다. 3년 전 포항에 김원일이 있었다면 서울에는 박주영이 있었다.

김신욱은 울산에서 전북으로 이적하면서 우승 트로피에 대한 야망을 드러낸 바 있다. K리그에서 독보적으로 강한 팀으로 꼽히는 전북이기에 그의 꿈은 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황선홍이라는 감독은 김신욱에게 3년 전에도, 지금도 쉽게 우승 트로피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또 뒤집힌 김신욱, 또 뒤집은 황선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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