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강지민 기자] 오재석은 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에서 국가대표에 첫 승선해 A대표팀 경력에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최종 관문을 나서기 시작하는 울리 슈틸리케(이하 슈틸리케)에게 고민을 하나 꼽자면 좌우 측면 수비였다. 특히 왼쪽이 부실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왼쪽 풀백 적임자를 찾는데 고민이 계속됐다. 득점보다는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슈틸리케이기 때문에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고 있지 못하는 김진수와 박주호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신 오른쪽 풀백이지만 왼쪽도 소화하며 양발을 사용할 수 있는 오재석을 호출했다.

사실 오재석은 이번에 처음으로 슈틸리케의 호출을 받은 것이 아니다. 그는 3월 A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허벅지 부상으로 낙마해 기회를 얻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다. 전력 제외의 아픔을 딛고 그는 다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오재석은 대표팀 발탁에 “명예롭고 감사하다. 하지만 그런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승리만 생각할 것”이라며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첫 대표팀 합류에 적절한 긴장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는 적절한 긴장 속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기 전 첫 소집 훈련 인터뷰에서 그는 "아시아에서 한국과 비교할 팀은 없다. 중국도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상대가 누구든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경기 당일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자신의 기량을 그라운드에서 여과 없이 보여줬다. 전반 17분 손흥민의 중거리 슛이 가로 막히며 경기 초반 기선제압에 실패하는 듯 했다. 하지만 전반 19분 오재석의 오버래핑으로 패널티 구역 바로 앞에서 상대의 경고를 이끌어내며 파울을 얻어냈다.

그리고 오재석이 얻어낸 공격 찬스는 선제골을 터트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패널티 에어리어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다. 손흥민은 문전 앞에서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 볼은 중국의 정신적 지주 정쯔를 맞고 들어가 한국의 득점이 인정됐다. 오재석은 전반전 구자철 기성용에 이어 가장 많은 거리를 뛰며 전반전 분위기 리딩에 가담했다.

후반전에서도 오재석의 활약은 주목할 만 했다. 오늘 경기는 지동원 구자철등 원톱 재목들의 활약이 이목을 끌었지만 전력의 후방에서 묵묵히 자신의 플레이로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원래 포지션의 반대 위치인 왼쪽에 나섰지만 흔들리지 않고 공격의 시작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포지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빠르고 영리한 플레이로 활약한 것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고무적이다.

오늘 경기에서 오재석이 보여준 플레이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공격 포인트 가담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경기 운영면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보여줬다. 여태 그라운드에 나섰던 A대표팀의 측면 수비 자원은 경기력 저하 등 부실한 측면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오재석의 활약은 앞으로의 기량을 기대하기에 충분 했다. 오재석이 앞으로 위치에 구애 받지 않고 더 발전된 경기력을 A대표팀에서 이어간다면,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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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오재석 ⓒ오재석 페이스북 사진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