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강지민 기자]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에서 중위권 다툼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더위가 한풀 꺽인 뒤 치르는 이번 라운드에서 유심히 살펴봐야 할 관전 포인트를 꼽아봤다. 특히나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서울이랜드 FC VS 고양 자이크로 FC [8월 27일 (토) 오후 7시 잠실올림픽주경기장]

서울이랜드는 이번 여름 서정진, 김현솔, 김봉래, 심상민등이 합류하며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재장전의 시간을 가졌다.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은 뛰어났지만 그에 맞는 성적을 내진 못했다. 박건하 감독이 중시하는 조직적인 플레이를 갖추기엔 기존 선수들과 발 맞출 시간이 적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의 스타일을 새로 영입된 선수들이 얼마나 잘 이해하고 기존 멤버들과 얼마나 좋은 호흡을 보이는지에 따라 앞으로의 팀 경기력과 경기 결과를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은 현재 승점 12점으로 리그 꼴지를 달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고양은 지난 22일 대전에게 홈에서 1-2로 패하며 5연패에 빠졌다. 최근 7무 12패로 19경기 무승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안양FC가 기록한 18경기 연속 무승 기록을 깨고 K리그 챌린지 역대 최다 무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게다가 고양은 최근 10경기 3골이라는 엄청난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살리지 못하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고양이야말로 무승 기록을 깰 전환점이 필요하다.

서울이랜드가 잠깐의 정체기에서 완전히 탈피하게 할 수 있는 선수로 서정진을 꼽는다. 유제호, 신일수, 주민규 또한 기대되는 선수로 꼽히지만 서정진을 더 주목할 만 하다.서정진은 영입 되자마자 선발출전하며 지난 경남과의 원정경기에서 최오백과 발 맞추며 좋은 호흡을 보였다. 서정진은 상대 지역에서 볼 연계를 돕고 침투하면서 경기를 조율했고 서울이랜드의 경기력을 높였다. 또 역동적인 플레이가 부족했던 서울이랜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팬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오는 경기에서도 든든한 플레이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된다.

결정력 부족에 고양 이예찬의 활약은 한줄기 빛과 같다. 이예찬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침착함과 집중력이 빛난다. 지난 달 2일 경남과의 경기에서 데뷔 골을 넣으며 고양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했다. 또 22일 대전과의 홈경기에서 인준연과 패스플레이로 상대팀의 좌우측을 공략하며 새로운 공격 조합에서 큰 역할을 해냈다. 이예찬은 측면뿐만 아니라 그라운드 중앙과 전방까지 넘나들며 활약했고 체력적인 부담이 많음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오는 경기에서 충분히 주목 받을 만한 플레이로 고양을 이끌것으로 보인다.

충주 험멜 VS 강원FC [8월 27일 (토) 오후 7시 충주종합운동장]

강원은 지난 20일 부천과의 홈경기에서 0-2로 패하며 2위 자리를 내줬다. 아쉽게 빼앗긴 자리인 만큼 충주와의 경기에서 승리 후 2위 자리를 탈환하고자 한다. 두 팀의 상대전적은 강원이 7승 1무 2패로 우세하다. 반면 충주는 지난 6월 8일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를 끝으로 12경기째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분위기 반전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충주는 하위권 탈출을 위해 승리해야만 하고 승리를 위해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로 승부를 보겠단 각오다.

충주의 수비 마우콘은 95년생 어린 선수에도 불구하고 영입된 후로 꾸준히 선발 출전하며 불안했던 충주 수비에 중심 자리를 꿰차며 배효성과 함께 나쁘지 않은 호흡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쿠아쿠 역시 마찬가지다. 안정적인 수비능력과 헤딩능력으로 발 밑의 공이든, 머리 위의 공이든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데 능하다. 또 전진 패스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빌드업 과정에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충주에 마우콘과 쿠아쿠가 있다면 강원에는 마테우스와 루이스가 있다. 마테우스는 23경기 5골로 맹활약하며 강원의 전방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마테우스는 박스 부근에서 상대 수비 세 명이 달려들어도 공을 뺏기지 않고 득점으로 성공시킬 만큼 힘과 스피드가 압도적이다. 루이스는 강원 이적 후에도 특유의 플레이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최선을 다해 강원의 승격을 돕겠다는 그는 이적 후 이랜드와의 경기에서 어깨 탈구에도 불구하고 환상적인 중거리 골을 터트린 바 있다. 강원과 충주, 창과 방패의 대결도 주목해 볼 만하다.

충주는 강원이라는 창을 막기 위해서는 위 외인들이 팀에 녹아 들어야 한다. 개개인 별로 각 포지션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고 있지만 팀 전체로 보면 고군분투 하는 것에 불과하다. 충주는 앞으로 하위권 탈출을 위해서는 이들이 좀 더 팀과 조화를 이뤄야 할 것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 후 그들이 짧은 기간 동안에 보여준 플레이에 기대감이 크다. 그 만큼 기존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강원을 상대하기 전 해결해야 할 중요한 숙제가 될 듯하다.

대전 시티즌 VS 안산 무궁화 프로축구단 [8월 28일 (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

대전은 홈에서 치른 9경기에서 7승 2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또한 최근 홈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확실히 홈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대전이 홈으로 불러들일 안산은 현재 리그 부동의 1위다. 안산은 신형민, 공민현, 김동섭을 중심으로 안정감 있는 경기력으로 독주체제를 이루고 있다.

대전은 이번 시즌 안산과 두 차례 승부에서 모두 패한 바 있다. 안산의 탄탄한 수비벽을 뚫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최근 대전의 화력이라면 다른 결과를 기대해 볼만 하다. 안산은 8월에 치른 경기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조금 흔들리는 중이다. 특히 지난 13일 부산과의 원정경기에서는 득점 없이 4골을 내주고 돌아왔다.

대전은 지난 22일 고양과의 원정경기에서 김동찬의 멀티 골에 힘입어 승점 3점을 챙겨오며 4위 대구와의 승점을 2점차로 좁혔다. 특히 이날 활약한 김동찬과 김선민의 움직임을 주목해 볼만 하다. 김동찬은 문전 앞에서 탁월한 침투와 침착한 슈팅으로 득점하며 승리를 주도했다. 김선민은 팀의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는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했고 매끄러운 경기 운영으로 승리에 일조했다.

안산은 이번 시즌 탄탄한 선수 구성과 경기력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리고 안산의 승리전술에는 신형민이 그 중심에 있다. 센터백임에도 불구하고 수비로도 활약하며 중원 장악 능력을 보여줬다. 신형민은 패싱능력과 경기 조율능력이 뛰어나 안산의 경기전략이 신형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월 3일 전역을 앞두고 있는 신형민이지만 제대하기 전까지는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히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 팀 승격에 일조하겠다는 마음가짐에는 변함이 없음을 보였다.

현재 K리그 챌린지 순위표는 중위권 승점 간격이 좁다. 즉 매 라운드 결과가 순위 변동에 큰 영향을 끼친다. 31R은 각 팀이 떠안은 꼭 해결해야만 하는 숙제를 확인하는 무대라고 본다. 더 높은 순위권으로 진입해 도약하려는 팀과 자신의 순위를 지키려는 팀, 지난 패배에 설욕하고자하는 팀 등 각자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며 투혼을 불태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라운드가 될 것이다.

[사진= 서정진, 이예찬, 마우콘, 쿠아쿠, 마테우스, 루이스, 김동찬, 신형민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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