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제는 단연 K리그 챌린지 수원FC의 K리그 클래식 승격일 것이다. 실업축구 수원시청으로 시작해 K리그 챌린지에 입성한 수원FC를 처음부터 눈 여겨 보는 이들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미칠 듯한 공격 축구로 K리그 챌린지를 접수하더니 부산아이파크까지 제압하고 마침내 K리그 클래식 승격의 영광을 얻었다. 비겨도 되는 경기에서도 수원FC 선수들은 죽어라 공격하며 진정한 축구의 묘미를 선사했고 이제 K리그 사상 최초로 더비를 성사시켰다. 발자취 하나 하나가 감동이었고 앞으로의 행보 하나 하나는 역사가 될 것이다. 오늘은 올 시즌 K리그를 들었다 놓은 수원FC의 수장 조덕제 감독을 직접 만나 솔직한 대화를 나눠봤다. 이 축구밖에 모르는 남자는 수원FC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도 직접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이승우와 장결희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기사 이미지

조덕제 감독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직접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반갑다. 요새 어떻게 지내나.

나도 반갑다. 시즌보다 지금이 더 바쁘다. 그 동안 이렇게 많은 인터뷰를 해본 적이 없는데 근래 들어 평생 했던 인터뷰보다 더 많은 인터뷰를 한 것 같다. 또한 선수들과 훈련하고 외국인 선수 영입 문제 때문에 영상도 계속 챙겨보고 있다. 돈이 한두 푼 들어가는 일도 아니고 큰 돈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면 올 시즌 함께 했던 외국인 선수 중에 누군가 팀을 떠난다는 말인가.

너무 질문이 훅 들어오는 거 아닌가. 그 이야기는 천천히 하도록 하자. 당신에게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상황을 말하려 하니 급하게 물어보지 말라.

알겠다. 솔직한 이야기 기다리고 있겠다. 일단 승격 소감부터 들어보자. 역사적인 승격을 축하한다.

고맙다. K리그에서 최초로 더비를 완성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 또한 내셔널리그에 속했던 팀으로 K리그 챌린지를 거쳐 K리그 클래식까지 오를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더욱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함께 해준 팬 여러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서울이랜드와의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지만 3-3 상황에서도 계속 공격을 했다. 이거 정말 제정신인가.

사실 가장 힘든 경기가 그 경기였다. 태연한 척 했지만 경기 전날부터 나도 긴장을 많이 했고 경기 당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이랜드와 경기를 해 1-5로 진 뒤 그 다음 경기에서도 0-2로 졌었다. 이후 원정에서 4-1로 이기고 안방에서도 또 다시 3-1로 이겼었다. 평균 네 골 이상이 나는 경기였는데 그날도 많은 골을 예상했다. 1-0으로 이기고 있을 때 더 공격적으로 한 이유는 상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끊어 놓고 싶어서였다. 축구에서 비겨도 되는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잘 알지 않는가. 그런데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더 공격을 하다가 결국 어이없게 두 골을 내주고 역전 당하고 말았다. 정말 힘든 경기였다. 그런데 이날 극적으로 3-3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다고 생각했다. 내셔널리그 출신으로서 여기까지 온 걸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다고 만족했다.

너무 겸손한 자세 아닌가. 당신이 이끄는 수원FC는 플레이오프에서도 K리그 챌린지 최강이라고 꼽히던 대구FC를 제압했다.

대구는 우리와 비교해서 선수단 연봉이나 운영비 모두 우위에 있다. 준비가 된 팀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서울이랜드전이 끝난 뒤 다음 날 오후에 회복훈련을 하고 선수들과 코치를 대구로 내려 보낸 뒤 나는 수원에 남아 있었다. 당연히 대구전에 대비해 감독인 내가 대구로 가는 게 맞는 상황이었는데 나도 내가 왜 그렇게 무모했는지 모르겠다. 당시에 경고누적으로 결장하게 돼 수원에 남은 시시를 비롯해 11명과 그렇게 수원에서 훈련을 했다. 한 편으로는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었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시시를 비롯해 대구전에 나서지 않는 선수들의 몸상태를 끌어 올려놓아야 부산전을 준비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그런 거 같다. 코치에게 “내가 남아서 애들 훈련시키고 내려 갈 테니 너는 먼저 대구에 가서 경기 준비하라”고 보내버렸다. 다음 날 따로 대구로 내려가 코치에게 선수들 컨디션을 물어보고 준비한 게 다다. 사실 대구는 에델과 이종성, 류재문 등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하게 됐는데 리그에서 자주 붙어봐서 나머지 멤버를 대충 예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대구를 잡은 뒤 당신이 부산전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사흘 뿐이었다. 평소에 부산에 대해 미리 파악해 놓았어야 분석이 가능한 촉박한 시간이었다.

대구를 이긴 뒤 처음으로 부산 경기 영상을 봤다. 그전까지는 부산 경기 영상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어차피 부산은 K리그 클래식 팀이었고 우리는 당장 K리그 챌린지에서 몇 위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부산 경기를 분석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대구를 꺾은 뒤 곧바로 수원으로 올라와 선수들은 선수들끼리 부산 경기를 분석했고 나는 코치들과 따로 모여 부산 경기를 지켜봤다. 아주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부산이 마지막 울산과의 대결에서 우리를 의식한 경기를 했다고 하더라. 원톱 자파와 좌우 측면의 임성택, 권용현을 의식해서 4-3-3 포메이션에 맞춰 울산과 경기를 치렀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경기를 유심히 살폈다.

그 정통한 소식통이 누군가. 말해주면 안 되나.

그건 안 된다. 제보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은가.

알겠다. 하지만 부산의 울산전 한 경기만 보고 상대를 모두 분석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 경기만 본 게 아니라 이전 몇 경기를 봤다. 우리를 대비한 울산전 포메이션을 그대로 들고 나오지 않을까봐 전남전, 인천전 등을 유심히 지켜봤다. 과거 부산은 롱킥에 의한 축구를 자주 구사했는데 많이 변했더라. 우리와 비슷하게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적으로 치고 올라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젊은 선수들이 생각보다 공을 여유 있게 차더라. 그런데 1984년생 최광희와 1988년생 이경렬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1990년대 출생자였다. 오히려 우리 선수들보다도 경험이 더 부족했다. 경기 초반만 잘 넘기면 우리가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을 가지고 하면 어려운 경기는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어느 순간 승격에 대한 확신이 들었나.

사실 승격을 놓고 싸우는 내내 반신반의했었는데 부산과의 홈 1차전에서 85분에 정민우가 딱 골을 넣었을 때부터는 어느 정도 승격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우리 사기가 더 올라가고 자신감도 더 생길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2차전 원정경기 역시 우리의 홈 경기 같았다. 시장님과 부시장님부터 시의원 분들까지 대거 경기장을 찾아주셨고 버스가 무려 22대가 떴다. 원정경기에서도 우리 홈 경기장 같은 기분을 느끼다보니 없던 힘까지도 나온 것 같다.

승격을 확정지은 곳이 바로 당신이 현역 생활을 대부분을 보낸 부산구덕운동장이었다.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구덕에서 열리는 부산과의 2차전을 앞두고 아침 일찍 구단 직원과 함께 경기장엘 갔었다. 부산에서 1년만 선수 생활을 한 것도 아니고 1987년 겨울에 부산에 가 1996년까지 그곳에 있었다. 9년 동안 있던 곳이라 나에게는 축구의 고향 같은 곳이다. 해운대에서 계속 살았었다. 2차전을 앞두고 경기장에 가니 만감이 교차했다. 현역 시절 이곳에서 뛰었던 기억과 지금 수원FC 감독으로서 부산을 제압하고 승격해야 하는 상황 등이 묘하게 오버랩됐다. 임성택의 첫 골 당시에는 너무 기뻐서 세리머니를 했지만 두 번째 자파의 골이 들어갔을 때는 벤치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기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나와 동갑내기인 상대팀 최영준 감독에게 미안했고 내가 9년간 뛴 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부산은 나에게 특별한 곳이다.

수원FC가 이렇게 상대적으로 더 전력이 좋은 팀들은 연이어 제압하고 기적적으로 승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라고 생각하나.

간절함 때문이다. 우리 팀에는 남들이 볼 때 좋은 대학을 나온 선수도 별로 없고 프로팀에서 방출된 선수도 많다. 황재훈은 진주고를 나온 뒤 충주험멜로 임대를 갔다올 정도로 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였고 이준호는 인천유나이티드에 2순위로 지명됐다가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방출된 선수였는데 우리 팀에서 경기에 많이 나섰다. 과거 황재훈을 지도했던 이흥실 감독이 황재훈이 경기에 나선다는 소식에 “정말이야?”라고 놀랄 정도였단다. 우리 팀은 이렇게 간절함으로 뭉친 선수 28명이 1년 내내 로테이션으로 돌아갔다. 어느 한 명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었다. 선발로 나가서 이겼어도 다음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도 있었다. 심지어 지난 10월 서울이랜드와의 경기에서는 경고누적으로 빠진 주전 선수들을 대신해 새롭게 들어간 선수들이 서울이랜드를 상대로 4-1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동기유발이 그만큼 중요하다. 선발 명단을 발표할 때마다 선수들 모두가 궁금해 할 정도로 우리는 선수 기용 폭이 넓었고 그만큼 간절한 선수들이 많았다.

정말 올 시즌 수원FC의 마지막 투혼은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팀이 승승장구하는데 당신은 옷 한 벌 살 여유도 없었나.

경남FC와의 K리그 챌린지 마지막 경기에서부터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때까지 입었던 그 점퍼 때문에 그러는 건가.

그렇다. 옷이 그렇게 없나. 어떻게 한 옷을 그렇게 오래 입을 수 있나.

무슨 소린가. 여기 뒤에를 보라. 나 옷 많다.

그런데도 유독 그 점퍼 한 벌만을 고집한 이유는 뭔가.

그 점퍼는 코치들이 나에게 선물로 사준 거다. 그런데 계속 입지 않아 미안해서 경남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때 입었다. 가을 날씨에 입기 딱 좋더라. 사실 우리가 경남과의 경기에서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가 많았다. 이겨도 1-0이나 2-1 정도였고 심지어 한 명이 퇴장당해 10명이 뛰던 경남한테 0-1로 진 적도 있다. 점유율은 8대2 정도였는데도 못 이기겠더라. 그런데 그날은 코치들이 사준 점퍼를 입고 경남을 3-1로 이겼다. 서울이랜드와 3,4위 경쟁을 하다가 그날 승리로 3위를 차지했고 기분이 너무 좋아서 서울이랜드와의 준플레이오프 때도 그 점퍼를 입었다. 그런데 그날 무지하게 추운 거다. 비도 오고 발도 시린데 구단 머플러 하나 걸치지 않고 버텼다. 왠지 머플러라도 하면 경남전 느낌이 나지 않을 것 같아서 티셔츠에 달랑 그 점퍼만 입고 벤치에 서 있었는데 그날도 우리가 3-3 무승부를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그때부터는 더 고민이 커지더라. 이 옷이 뭔가 행운을 가져다 주는 것 같아서 포기할 수가 없었다.

이런,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지는데 가을 점퍼라니. 안타깝다.

대구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짐을 싸는데 고민하다가 그 점퍼를 챙기고 다른 옷도 챙겼다. 그런데 막상 경기 당일이 되니 그 점퍼에 손이 가더라. 이거 입으면 추운 거 아는데 그래도 어쩔 수다 없었다.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는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에라 모르겠다 입자’하고 또 그 점퍼를 입고 경기에 임해 역시 승리를 거뒀다. 이후에 승강 플레이오프 1,2차전 때도 당연히 이 행운의 점퍼를 입어야 하지 않겠나. 당신 같으면 어쩔 건가.

나같으면 추우니까 안에 내복도 껴입고 겉에 그 점퍼를 입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러면 부정 탈까봐 항상 똑같은 차림을 했다. 부산과의 홈 1차전에서도 그 점퍼를 입고 2차전 원정경기 가서도 그 옷을 입고 결국에는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아는 형님이 그 옷이 복을 가져다 주는 옷이라고 달라고 하는데 줄 수가 없더라. 달라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선물로 받은 옷이고 나에게도 소중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냥 주기는 그렇고 경매에 올리고 싶다.

얼마면 되나. 왠지 그 옷을 입으면 잘 안 되던 소개팅도 잘 될 것만 같다.

농담이다. 경매는 무슨 경매인가. 내가 그냥 소중히 간직할 생각이다. 또한 경기가 열릴 때마다 내가 정말 추웠는지 많은 이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원래 추위를 잘 안 타는 편인데 정말 얼어 죽을 뻔했다.

기사 이미지

올 시즌 수원FC의 핵심 공격수 역할을 했던 자파는 이제 수원을 떠날 가능성이 무척이나 커졌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알겠다. 사실 궁금한 건 외국인 선수들의 거취 문제다. 이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달라. 자파와 시시, 블라단 중 누가 남고 누가 떠나나.

이 자리를 통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겠다. 자파는 사실상 팀을 떠나는 게 확정적이다. 본인 스스로 팀에 남고 싶어했지만 연봉 차이가 너무 크다. 우리가 주던 연봉의 2.5배를 제시했는데 한 중국 구단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연봉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자파도 내년에는 서른한 살인데 얼마나 선수 생활을 오래 하겠나. 일본 4부리그 선수를 데려와서 1년 6개월 만에 더 좋은 대우를 하는 팀으로 떠나보내니 아쉽기도 하지만 선수가 잘 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중국에서 이렇게 2년만 벌면 브라질에서 앞으로 평생 놀고 먹어도 된다고 하더라. 우리가 잡기에는 한계가 있어 어쩔 수 없이 자파를 보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는 자파가 K리그 클래식에서 뛰는 모습을 꼭 보고 싶었는데 너무나도 아쉽다. 시시는 어떤가. 계약 기간이 남지 않았나.

시시는 현재 팀에 남을지, 떠날지 여부가 반반이다. 시시의 결정에 따라 거취가 결정될 예정인데 아마도 일주일 안에 스페인 에이전트 쪽에서 답이 올 거다.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지만 사실 그가 팀을 떠나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조금은 더 커보여서 다른 외국인 선수들을 알아보고 있는 입장이다. 이 정도면 솔직한 답이 됐나.

그렇다. 워낙 민감한 이야기니 더는 묻지 않겠다. 블라단과는 계속 함께할 생각인가.

걔는 그냥 한국 선수다. 어제 자기 SNS에 올린 사진을 보니 수원FC 유니폼 모양의 케이크를 만들고 한글로 블라단이라는 이름까지 쓴 뒤 수원FC 엠블럼까지 달아놓고 파티를 하더라. 조국인 몬테네그로에서 부모님과 조카들과 함께 수원FC의 승격 파티를 할 정도다. 블라단은 현재 상황을 봤을 때는 남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도 그를 외국인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한국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케이크 속 수원 유니폼을 칼로 잘라버리겠다는 뜻은 아닐까.

무슨 소리 하는 건가. 며칠 전 국내 선수들이 구단 프런트에 건의를 했단다. 블라단이 계속 숙소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블라단이 숙소에 있으면 분위기가 다르다는 거다. 이 녀석이 이제는 완전히 한국 사람이 다 돼 숙소에서 지가 전화로 치킨 배달도 시킨다. “수원FC 축구단 숙소인데요. 통닭 두 마리 주시고 무 좀 많이 주세요”라고 할 정도다. 선수들도 블라단이 남길 원하고 숙소 생활을 계속 하길 원하는데 내가 봤을 때도 이 녀석은 앞으로도 계속 숙소에서 생활할 거다. 나가라고 해도 안 나간다. 미혼인데 지금 고국에서 부모는 물론 조카와 동생, 누가 등 가족들이 블라단 월급으로 다 생활하고 있다고 들었다. 자기가 번 월급을 모두 고국으로 보낼 만큼 효자다. 자기는 그냥 수당만으로만 산다. 성실하고 적응도 잘 마쳐서 팀에 보탬을 많이 주는 선수고 개인적으로도 너무 효자라 좋게 보고 있다.

참 멋진 선수다.

하지만 얼마 전에는 나에게 반말을 하더라. 승격을 확정지은 뒤 승격 축하 파티를 하는데 내가 처음으로 선수들에게 ‘쏘맥’도 말아줬다. 블라단이 나에게 오더니 ‘쏘맥’을 받아 마시면서 “정말 아버지 같은 분”이라면서 손을 꼭 잡고 고마움을 표시하더라. 그런데 시간이 조금 흐르니까 갑자기 블라단이 저쪽 먼 테이블에서 “덕제 이리와” 이러는 거다. 알고 봤더니 국내 선수들이 블라단한테 시킨 거다. 같이 가서 ‘쏘맥’ 한잔 더 하고 장난치며 이야기도 많이 나눴는데 나중에는 블라단이 구토를 심하게 하더라. 치킨 배달 주문은 배웠어도 아직 ‘쏘맥’은 제대로 배우지 못한 모양이다.

‘쏘맥’은 내가 가르칠 테니 걱정말라. 내년 시즌까지 블라단을 당신이 붙잡아 놓고 있으면 된다. 그런데 블라단이 K리그 클래식에서도 잘 통할지도 궁금하다.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블라단이 큰 키에 비해서 스피드가 떨어지는 편도 아니다. 또한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 빠르고 적응도 완벽히 마쳤기 때문에 K리그 클래식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성공했다. 부산이나 포항 같은 팀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족족 실패하는데 유독 당신의 팀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다 성공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자파와 시시, 블라단, 알렉스, 보그단 등등처럼 말이다.

냉정히 말해 보그단은 성공까진 아니지 않나.

보그단은 아내가 예쁘니 성공적이라고 치자.

그건 그렇다. 인정한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 줄줄이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을 좀 말해달라.

일단 덕을 많이 쌓으면 된다. 나는 외국인 선수 복이 있는 것 같다.

그런 거 말고 다른 팀 감독들도 참고할 수 있는 비결이 필요하다.

알겠다. 나는 우리 숙소 분위기와 생활 환경에서 정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외국인 선수들이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내가 선수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감독과 선수 사이의 대화가 아니라고 느낄 만큼 선수들도 나를 편하게 대한다. 이런 편안함 속에서 강압적이지 않은 예의가 나오다보니 외국인 선수들도 한 가족처럼 우리를 따른다. 국내 선수들이 나를 비롯한 코치들에게 인사하는 것과 자파와 시시, 블라단이 나에게 인사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 국내 선수들은 익숙한 행동이니 아침마다 나를 만나면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게 당연한 일일수도 있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아침마다 손을 모으고 90도로 인사하면서 “안녕하세요”라고 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다. 처음에 누군가 이렇게 인사하는 걸 보고 외국인 선수들도 그게 몸에 밴 거다. 훈련을 하다 잠깐 쉬는 시간이 되면 외국인 선수들이 먼저 뛰어가 물을 챙겨 국내 선수들에게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이런 외국인 선수의 체계가 생기니까 누군가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들어와도 이걸 배우는 거다. 솔직히 블라단과 더 오랜 함께 하고 싶은 것도 이 때문이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우리 팀에 오면 블라단을 통해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외국인 선수의 영입에 줄곧 성공하고 있으면서 또 특이하게 비디오 미팅을 안 한다고 들었다. 다른 팀에 가면 몇 시간씩 앉아 함께 상대팀 영상을 보고 분석하는 일이 잦은데 당신네 팀은 왜 이런 공부를 안 하나.

나도 선수 시절부터 비디오 미팅을 참 많이 했다. 한 번 미팅을 하면 지도자들이 세 시간 넘게 선수들의 좋지 않은 습관에 대해 지적하고 잔소리만 하게 돼 있다. 선수들이 짜증내는 게 당연하다. 또한 선수들도 리그를 쭉 치르다보면 상대팀에 누가 나오는지 특징이 무엇인지 정도는 다 안다. 그래서 우리는 자율적으로 비디오 분석을 하고 코치들은 분석한 걸 메모해 놓는 게 전부다. 만약 선수가 정말 고쳐야 할 문제가 있다면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눈다. 선수들이 다 모여 있는데 선수 한 명의 잘못을 지적하는 건 팀 전체 분위기를 흐릴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단체로 몇 시간씩 모여서 하는 비디오 미팅을 따로 하지는 않는다.

참 진보적인 발상이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가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새벽운동을 하는 건 또 아이러니하다. 프로팀에서 새벽 운동은 잘 안하지 않나.

선수들 스스로 운동하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그중 가장 돋보이는 선수가 한 명 있었다. 바로 황재훈이었다. 황재훈은 지난해 겨울부터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개인운동을 하더라. 내가 선수들이 있는 자리에서 “황재훈처럼 열심히 운동을 하면 경기에 내보내겠다”고 공언한 후에 실제로 황재훈을 경기에 출전시켰다. 그런데도 이 녀석들의 태도에 별로 변화가 없는 거다. 그때부터 아예 새벽 운동을 의무화했다. 대신 새벽에 일어나 산책을 하건 슈팅 훈련을 하건 훈련 내용은 자율에 맡겼고 코치들도 그냥 지켜보는 게 전부다. 자율적인 개인운동 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조치였는데 이후 정규리그에서 10승 5무 4패를 기록했으니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비디오 미팅은 하지 않고 새벽 운동은 하는 참 이상한 팀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당신 스스로 지도자로서 자부할 만한 건 어떤 게 있나.

나는 아침부터 잘 때까지 오로지 축구에만 시간을 할애한다. 이거 하나는 내가 자부할 수 있다. 꼭 우리 선수들 훈련이 아니더라도 나는 항상 운동장에 있다. 새벽 6시 반에 조기축구회에 나가 매일 공을 차고 오후 훈련이 끝나고 저녁 먹고 집에 갈 때까지도 축구 외에는 다른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승격을 확정짓고 난 날 선수들과 잔뜩 술을 마셨는데 그 다음날 새벽에도 나는 조기축구회에 나갔다. 갔더니 케이크도 준비하고 플래카드도 만들어서 승격 축하 파티를 해줬는데 만약에 술 마셨다고 안 나갔으면 그분들이 서운해서 어쩔 뻔했나. 이 조기축구회 뿐 아니라 평일에는 수원에서 40대부터 70대까지 통합된 조기축구팀에도 나간다. 이 팀도 아침 9시까지 공을 차는데 나도 거기에서 함께 하고 선수들이 훈련할 때면 또 여기에서 같이 훈련을 한다. 또한 오전에 이렇게 운동을 하면 낮잠을 자거나 쉬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감독실에서 경기 분석도 하다가 웨이트트레이닝장도 가보고 그런다. 가서 내 다리 운동도 하고 선수들이 운동하는 것도 보고 뭐 그렇게 산다. 또한 우리팀에는 스카우트가 없는데 틈 나는 대로 코치들을 데리고 대학 경기를 보러 강원도 태백이건 어디건 다 간다. 많이 움직이다보면 선수 정보를 직접 알 수 있고 결국 팀에 도움이 된다. 집에 가서 자는 5~6시간 빼놓고는 항상 축구와 함께 있다는 건 내가 자부하는 부분이다.

기사 이미지

조덕제 감독이 부산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상대선수들의 전력을 분석한 노트.

나는 이 나이에도 배가 나왔는데 당신은 그렇게 움직이니 그 나이에도 뱃살이 없는 게 당연한 것 같다. 그런데 수원FC는 화끈한 공격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도 지난 2013년 FA컵 8강에서는 전북에게 공격 축구로 대들다가 7골이나 허용했다. 이거 수모 아닌가.

수모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지난해에도 FA컵에서 부산에 패하기는 했지만 2-3으로 선전했고 올해에는 제주와 전남을 이겼다. 지난 2013년 FA컵 8강에서 전북을 만났는데 K리그에서 가장 강한 팀을 상대로 수비만 하다가 역습으로 이겨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 스타일대로 전북과 한 번 맞붙는 걸 택했다. 10골을 먹건 7골을 먹건 지는 건 똑같은 거 아닌가. 전북과의 경기에서 7골이나 허용했으니 전북 팬들은 골잔치에 얼마나 즐거웠겠나. 그런데 반대로 우리 팬들 또한 아직은 전북과의 전력 차이가 존재한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겨보겠다고 수비적으로 하다가 역습 한 번씩 하는 건 멀리까지 응원 온 우리 팬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지 않은가. 이왕 시원하게 부딪히는 거 내 스타일대로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수원FC도 공격 축구를 하지만 전북의 공격 축구를 경험하면서 한계를 느꼈을 것 같다.

당연하다. 선수들에게도 ‘너희 스스로 한 번 너희 위치를 느껴보라’는 메시지를 던진 거다. 전북 선수들은 때리면 골이었다. 레오나르도는 따라가기조차 버거웠고 이동국이 왜 이동국인가를 선수들 본인이 잘 느꼈을 것이다. 이런 자극을 통해 우리 선수들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당신도 한계를 느꼈나.

물론이다. 나 역시 한계를 느꼈다. 우리 전선수단 연봉 총합이 13억 원 정도인데 전북은 이동국 혼자 받는 연봉만 해도 11억 원이 넘는다. 이동국 한 명이면 우리 선수들 모두에게 연봉을 줄 수 있다. 베스트11 연봉이 아니라 전선수가 이동국 한 명의 몸값과 비슷하다는 거다. 그런데 이런 걸 가지고 투정만 부리는 게 아니라 이런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해 내기위해 고민하는 게 감독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올 시즌 전북을 1-0으로 이기고 있는데 이제 경기 종료까지 10분이 남았다. 잠그겠는가. 아니면 공격을 하겠는가. 솔직한 답변이 궁금하다. 나같으면 두말 할 것도 없이 수비만 한다.

솔직히 말하면 잠그려는 생각을 한 번은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수비적으로 하면 슈팅을 더 많이 허용한다. 오히려 공격적으로 전방에서부터 압박하는 게 위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상황이 어떤지에 따라 결정하겠다. 괜히 지금부터 공격 축구하겠다고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막 하고 싶지는 않다. 이래 보여도 나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다. 무조건 공격 앞으로만 외칠 수는 없는 거다.

알겠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깨지고 박살나도 상대에게 덤비는 모습이 너무나도 멋지다. 그런데 다음 시즌에는 수원FC가 승격하면서 역사적인 수원블루윙즈와의 더비 경기가 성사됐다. 임하는 각오도 남다를 것 같다.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다. 수원블루윙즈가 많은 지원을 받는 기업구단이긴 하지만 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세 번 붙으면 한 번은 이겨야 그래도 더비라는 소리를 듣지 않겠는가. 아마 우리 선수들이 수원블루윙즈를 상대하면 이기겠다는 의지로 덤빌 것이라고 믿는다. 수원블루윙즈는 좋은 선수들로 갖춰져 있고 전통과 역사를 가진 팀이지만 우리 선수들은 간절함과 더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그런 강팀을 이겨보고 싶은 욕심이 크기 때문에 정신적인 측면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우리가 부족해도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제 갓 승격에 성공한 팀이 전북과 수원블루윙즈 등과의 맞대결을 논하고 있느니 갓 전학 온 애가 “여기 짱 누구냐”고 큰소리 치는 것과 비슷하다.

맞는 표현인 거 같다. 당신 참 찰지게 비유 잘한다. 그런데 죽도록 맞더라도 한 번은 덤벼봐야 하지 않을까. 사실 내가 전북이나 수원블루윙즈에 도전하는 발언을 하면 “감히 명문팀에 건방지게 그런 말을 해?”라고 할 분들도 계시겠지만 시골에서 도시로 전학 간 촌놈이 짱 한 번 먹어보겠다고 호기롭게 달려든다고 생각하고 예쁘게 봐 줬으면 한다. 실업 무대에서 프로2부로, 프로2부에서 프로1부로 겁 없이 달려드는 녀석의 패기와 욕심이라고 너그럽게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기사 이미지

조덕제 감독의 거침없는 공격 축구는 내년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도 계속될 예정이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했던 두 팀의 운명이 엇갈렸다. 광주는 잔류에 성공했고 대전은 다시 K리그 챌린지로 내려갔다. 이 두 팀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다고 생각하나.

광주는 승격을 이룬 선수들이 대부분 팀에 남았고 대전은 더 좋게 발전해 보려고 변화를 많이 줬다. 딱 그 차이인 거 같다. 그런데 오히려 과도한 변화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 팀 선수들 중에는 군 문제와 임대 복귀, 이적 등으로 자파와 시시, 임성택, 김종우, 김재웅, 김창훈 등이 빠질 예정이다. 부산과의 경기에 나선 선수 중 6명이 나가는 거다. 더 좋은 선수가 영입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팀 특유의 패싱과 전방 프레싱을 다시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사실 나도 이 부분이 가장 큰 걱정이긴 하다. 우리가 원해서 변화를 주는 게 아니라 주변 환경과 상황이 어쩔 수 없어 변화를 줘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지난 시즌 광주보다는 대전의 모습에 더 가까워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우리를 상대할 K리그 클래식 나머지 11개 팀은 우리를 어떤 입장으로 바라볼까. 수원FC한테는 승점 3점을 따야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마도 우리한테 지는 팀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를 상대하는 이들은 확실한 승리를 위해 전력을 다할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전북과의 경기는 포기해도 우리한테는 베스트 멤버를 동원하지 않을까. 우리로서는 다음 시즌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에 기대를 걸어야 할 것 같다.

지금 여기저기에서 외국인 선수 활약 영상이 무척이나 많이 들어오고 있다. 여기 외국인 선수 프로필 서류도 엄청 많다. 이걸 다 확인하는 것도 일이다.

어, 이 서류를 보니 이 친구는 벨기에 선수인가.

그만 봐라. 어디 가서 우리가 어떤 선수 명단을 가지고 있는지 소문내지 말라. 오늘도 오후에 훈련이 끝나면 세 시간 정도 외국인 선수 선발을 위해 영상을 보고 프로필도 검토하면서 고르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국내 선수들 명단도 쭉 받아서 검토 중이다. 이거 시즌이 끝나니 더 바빠졌다. 승격하니 더더욱 그렇다.

힘내라. 꼭 성적이 아니더라도 당신의 화끈하고 감동적인 축구가 계속 이어진다면 수원FC는 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든 K리그 클래식에서 살아남길 바란다.

사실 우리는 지금껏 유례없는 팀이었다. 내셔널리그에서 뛰다가 프로팀이 됐고 이제 1부리그에서 뛸 예정이다. 최초의 K리그 더비를 만들기도 했다. 주목받지 못하다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감독 생활을 하면서 최근 들어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부산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부산 원정 경기에서 우리를 응원하기 위해 대구에서 오신 분도 있고 울산에서 오신 분들도 있었다. 우리 경기 중계를 통해 보고 매료됐다는 거다. 또한 한 부산의 젊은 팬은 경기가 끝난 뒤 부산의 강등이 확정된 뒤에 나를 찾아와서 부산 머플러를 펴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부산아이파크 골수팬인데 앞으로는 감독님의 팬이 되겠습니다. 사인 좀 부탁합니다.” 이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비록 내가 이끄는 팀 때문에 강등됐지만 그래도 내가 하는 축구를 좋아해 팬이 되겠다는 말은 그 어떤 칭찬보다도 나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 나에게 지금 이 순간 순간이 너무나도 행복하고 중요하다.

당신의 다가올 시즌도 응원하겠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다가올 시즌에 대한 각오를 부탁한다.

이미 만들어진 팀에 좋은 선수를 추가하는 게 아니라 주축 선수들이 나간 자리를 새로운 선수들로 메우고 도전해야 하는 입장이라 시간도 부족하고 불리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올 겨울 동안 많은 선수들이 팀을 빠져 나가겠지만 또 다시 수원FC 색깔을 제대로 입혀 K리그 클래식에서 좋은 팀들과 멋진 경기를 펼치고 싶다. “그러면 그렇지. 너희들이 K리그 챌린지에서 왔는데 그 정도 수준밖에 안 되지. 더 되겠어?” 이런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하고 싶다. K리그 클래식에서 승점 자판기가 되고 싶지는 않다. 내년에도 수원FC를 주목해 달라.